미국은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원자력 생산국으로, 2019년 기준으로 미국 내 총 전력 생산량의 약 19%에 해당하는 8430억㎾h를 생산했다. 미국은 민간 부문이 원자력 부문에 많이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연방 정부 역시 안전 및 환경 규제, R&D 자금 지원, 국가 에너지 목표 설정을 통해 미국의 원자력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연방 국가인 미국에서는 주와 연방 모두 원자력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긴 하나, 원자력 기술개발, 규제, 진흥과 관련해서는 연방 정부가 역사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주도해왔고 현재도 주된 역할을 하고있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

[자료: World Nuclear Association]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현황>

주: 현재 해체 중인 원자로는 표시하지 않음

[자료: World Nuclear Association]

미국의 원자력안정법제는 연방의회의 제정법과 연방규제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의 규칙으로 구성된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자력 안전규제에 관한 구체적인 규칙을 제정하고 있어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고자 하는 자와 라이선스를 받은 자는 모두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운영을 허가하고 규제하는 원자력규제위원회

(원자력 관련 주요 연방 조직) 

미국의 원자력 안전 행정을 위한 주요 연방조직으로는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에너지부(DOE), 환경보호청(EPA) 등이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후술하겠지만, 먼저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운영을 허가하고 규제하는 책임이 있다. 에너지부는 에너지 정책에 관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청(National Nuclear Security Administration)을 설치해 원자력과 관련한 국방 계획, 핵시설 관리 등 안전보장 업무를 담당한다. 환경보호청은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환경기준의 설정을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주요 역할) 

미국에서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려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운영 및 민간의 핵물질 이용에 관한 허가와 규제 업무를 수행한다. 아래 그림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제 절차를 한 눈에 보여주는데,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 라이선스 신청자와 라이선스를 받은 자를 위한 규제 및 지침 개발, 2) 핵물질 사용, 핵시설 운영 또는 핵시설 해체를 위한 라이선스 또는 인증, 3) 라이선스를 받은 운영자 및 시설이 안전 요건을 만족하는지 전반적인 감독, 4) 라이선스를 받은 시설 또는 라이선스 활동과 관련된 운영 경험을 평가, 5) 연구를 수행하고, 기관의 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하며, 규제 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독립적인 의견 획득을 수행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제 절차>

[자료: NRC]

원자력 발전소 라이선스 절차의 종류

(원자력 발전소 라이선스 절차의 종류) 

원자력 발전소 라이선스 제도는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핵심 규제 수단이다. 과거에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1) 건설 라이선스와 2) 운영 라이선스를 개별적으로 각각 차례를 거쳐 2단계 절차(10 CFR Part 50: Two-Step Licensing Process)로 받아야 했다. 이 제도는 아직 유효하나, 건설 지연 및 비용 증가, 각종 절차상의 비효율성의 문제가 제기되어 2007년부터는 해당 문제를 개선한 신규의 추가 라이선스 절차(10 CFR Part 52: Additional Licensing Process)가 함께 운용되고 있다.

(신규 추가 라이선스 절차) 

신규 추가 라이선스 절차에는 통합 라이선스(Combined License) 절차, 조기 부지 허가(Early Site Permit) 절차, 표준 설계 인증(Standard Design Certification) 절차가 포함된다.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통합 라이선스 신청을 하면서 참조로 조기 부지 허가 또는 표준 설계 인증을 포함하거나, 둘 다 동시에 포함하거나, 둘 다 포함하지 않고 신청할 수도 있다. 다만, 통합 라이선스 신청 시 조기 부지 허가 및/또는 표준 설계 인증을 참조하지 않을 경우 신청자는 통합 라이선스 신청서에 동등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조기 부지 허가와 표준 설계 인증을 사전에 승인받고 통합 라이선스를 신청하게 되면 조기에 절차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원자로 설계의 표준화를 장려할 수 있어서 허가심사 시간과 원전 건설기간을 단축하고 건설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 권장된다.

<통합 라이선스 신청, 조기 부지 허가 및 표준 설계 인증 간 관계와 절차>

[자료: NRC]

신규의 추가 라이선스 절차의 구체적 내용

1) 조기 부지 허가(ESP: Early Site Permission)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조기 부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조기 부지 허가 신청서에는 ▲ 부지의 경계, ▲ 지진, 기상, 수문 및 지질학적 데이터를 포함한 부지의 특성, ▲ 부지 인근 산업, 군사 또는 교통 시설 및 경로의 위치 및 설명, ▲ 부지 인근 지역의 현재 및 예상 인구, ▲ 제안된 부지에 대해 명백히 우수한 대안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체 부지 평가, ▲ 부지에 건설될 각 발전소의 위치, ▲ 발전소의 수, 유형, 전력 수준, 또는 부지에 대해 계획된 발전소 범위, ▲ 예상되는 최대 방사선 및 열 배출 정보, ▲ 사용 예정인 냉각 시스템 유형, ▲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가정할 때 방사선량 영향, ▲ 비상사태 대처 계획에 관련된 정보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신청된 부지에 대해 현장 안전문제, 환경 보호 문제 및 비상사태 대처 계획 등을 참고해 건설 라이선스 또는 통합 라이선스 신청과 관계 없이 원자력 시설에 대한 하나 이상의 부지를 허가할 수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발급한 조기 부지 허가서는 통합 라이선스 신청 시 참고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조기 부지 허가 결정서가 발행되면 발행일로부터 10~20년 동안 유효하며, 추가로 10~20년의 기간에 대해 갱신이 가능하다.

한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현재까지 발행한 조기 부지 허가증과 검토 중인 조기 부지 허가 신청서에 대한 정보를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해당 웹페이지와 링크를 참고하면 조기 부지 허가를 받은 자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발행한 조기 부지 허가증 및 검토 중인 신청서>

정보 공개 웹페이지 https://www.nrc.gov/reactors/new-reactors/esp.html

[자료: NRC]

2) 표준설계 인증(DC: Design Certification)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설계가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규정하는 방사선 안전, 환경 및 보안 기준에 부합하는 것임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표준 설계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표준 설계 인증 신청에는 ▲표준 설계에 대한 정보, ▲제안된 테스트, ▲검사 분석 및 ▲승인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설계 인증 신청서가 접수되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칙 제정 프로세스를 통해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해당 과정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직원은 특정 부지와는 무관하게 설계와 관련된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일반 공중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설계 인증과 관련된 공개 회의 및 규칙 제정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표준 설계 인증의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15년이지만, 추가로 10~15년의 기간에 대해 갱신할 수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조기 부지 허가와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발행한 설계 인증과 검토 중인 설계 인증 신청서에 대한 정보를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해당 웹페이지와 링크를 참고하면 표준 설계 인증을 받은 자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발행한 표준 설계 인증 및 검토 중인 신청서>

정보 공개 웹페이지 https://www.nrc.gov/reactors/new-reactors/design-cert.html

[자료: NRC]

세계원자력협회에 의하면 Westinghouse Electric Company의 AP1000은 3세대 이상 원자로에 대해 최초로 설계 인증을 받은 사례로, 앞서 인증된 AP600의 스케일업 버전이다. AP1000은 모듈식 설계로 건설 시간을 36개월로 단축했고, 4기는 중국에서 가동 중이며 2기는 미국에서 건설 중이다. 한편 GE-Hitachi Nuclear Energy 는 ABWR에서 진화해 수동 안전 기능을 갖춘 ESBWR(Economic Simplified BWR)에 대해 2014년 9월 설계 인증을 받았고, 한국형 APR-1400 원자로는 2019년 5월에 설계 인증을 받았다.

3) 통합 라이선스(COL: Combined License)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원자력 발전소가 공중의 건강과 안전, 공동의 방위와 안보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건설되어 운영될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제출하면서 통합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 때 통합 라이선스 신청자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조기 부지 허가와 표준 설계 인증을 참고할 수 있다. 통합 라이선스 신청에는 ▲발전소가 설계를 준수해 건설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시험분석합격기준(ITAAC), ▲신청자의 자격, ▲설계 안전성, ▲운영 프로그램, ▲현장 안전 및 건설 검증,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비상사태 대비 계획 및 ▲환경보고서 등이 포함돼야 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통합 라이선스 신청서가 접수되면 안전성 심사와 환경 영향 평가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의무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며 라이선스 발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해당 라이선스 소지자에게 확립된 법률 및 규정에 따라 특정 부지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 및 (특정 조건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통합 라이선스는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라이선스 허용 기준이 충족된다고 결정한 날로부터 40년동안 유효하며, 추가로 20년의 기간에 대해 갱신할 수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현재까지 접수된 통합 라이선스 신청서에 대한 정보를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해당 웹페이지와 링크를 참고하면 통합 라이선스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통합 라이선스 신청서>

정보공개 웹페이지: https://www.nrc.gov/reactors/new-reactors/col.html

[자료: NRC]

라이선스 신청 방법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마련하는 전자 제출 시스템을 사용해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전자 제출 시스템은 먼저 원자력규제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rc.gov/)에 들어가 페이지 맨 아래쪽까지 스크롤하면 왼쪽에서 세번째 칼럼인 ‘Popular Documents’의 네번째 순서에 ‘전자 제출 신청(Electronic Submittals Application)’를 클릭해서 접속한다.

<원자력규제위원회 전자 제출 시스템 접속방법>

[자료: NRC]

전자 제출 시스템에 접속하면 아래 그림과 같은 화면이 뜬다. 오른쪽 ‘Important Announcement’의 네번째 ‘전자식 일반 기초 시험 등록 및 운영 라이선스 신청서 제출(Electronic Generic Fundamentals Examination Registration and Operator Licensing Application Submission)’을 클릭하면 안내책자를 열람할 수 있다. 해당 안내책자는 전자 제출 시스템을 이용해 인허가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이 상세히 나와있어 유용하다. 안내책자를 바로 열람하려면 이 주소(https://www.nrc.gov/reactors/operator-licensing/eie-user-guide.pdf)를 바로 클릭해도 되고, pdf 파일로 다운받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해당 페이지에 나온 ‘시작하기(Getting Started)’를 클릭해 디지털 인증서를 발급받고 안내책자에 나온대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원자력규제위원회 전자 제출 시스템 접속화면>

[자료: NRC]

시사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후 문제와 맞물려 글로벌 에너지 산업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경제성이 높은 원자력 에너지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친원전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와 선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79년 펜실베니아 주 Three Mile Island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했기 때문에 원전 시장 복귀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은 우수한 원전 건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일례로 최근인 2022년 5월에 세계 원자력사업분야의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Westinghouse Electric Company는 국내 기업과 대형 원전인 글로벌 AP1000원자력발전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원자력 발전소는 방사능 원소의 핵분열 시 발생되는 열을 에너지원으로 하기 때문에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하고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미국은 원자력규제위원회를 통해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운영 및 민간의 핵물질 이용에 관해 허가 및 규제를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전의 안전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만큼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바,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 인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공개하는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World Nuclear Organization, NRC, Nuclear Newswire,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