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는 강도는 높지만 무게는 가벼워 주로 항공·자동차 등 제조 분야와 자전거·낚싯대 등 스포츠용품 분야에 주로 활용된다. 최근 들어 탄소섬유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풍력 발전, 수소 산업과 같은 친환경 산업에도 탄소섬유가 이용되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기업이 생산한 탄소섬유는 해외 브랜드보다 경도, 내구성 등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 기업들의 수입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입 탄소섬유의 판매량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탄소섬유산업 시장현황

탄소섬유는 탄소 함량이 90% 이상인 고분자 섬유를 다발 형식으로 만든 재료다.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나 경도는 강철의 최대 10배에 이른다.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은 특징 이외에도 열과 부식에 강한 특성 때문에 항공기, 자동차, 풍력발전기 등의 원료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의 활용>

[자료: 신차이랴오다오두(新材料导读)]

최근 탄소섬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탄소섬유가 사용되는 산업 분야가 증가하고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이전에는 탄소섬유가 주로 비행기, 자동차, 고가 스포츠용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위주로 활용됐다. 2012년 이후부터 탄소섬유의 가격이 매년 10%씩 하락하면서 풍력발전기, 수소저장 용기, 건축 자재 등 활용되는 산업 분야가 확대됐다. 중국의 탄소섬유 소비량은 2015년 1만6800톤에서 2021년 6만2400톤까지 증가했으며 전 세계 탄소섬유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최대 탄소섬유 소비국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에 따르면, 2020년부터는 풍력발전기와 수소저장용기 분야에서 탄소섬유 수요가 특히 많이 증가했으며 해당 분야에서 탄소섬유 수요량이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중국 탄소섬유 소비량 추이>

(단위: 만 톤)

[자료: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

중국 탄소섬유 시장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2021년 중국의 탄소섬유 소비량이 6만 톤을 초과했으나 중국 기업들의 탄소섬유 생산량은 3만 톤 미만으로 수입 수요가 높다. 일본 도레이(Toray), 미국 헥셀(Hexcel), 독일 SGL 등 수입 브랜드가 중국 탄소섬유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에 따르면 수입 브랜드의 탄소섬유는 중국산 탄소섬유보다 무게는 가볍지만 경도와 내열성은 우수하다. 특히 생산 원가가 일반 탄소섬유의 절반 이하이며 신에너지 산업을 비롯해 응용 가능한 산업 분야가 많은 고밀도 48K 라지토우(LARGE TOW) 탄소섬유 제품은 90% 이상을 수입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최초의 48K 라지토우 탄소섬유 양산 업체인 상하이석유화공(上海石化)은 2024년에야 본격적으로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중국산 탄소섬유가 단기간 내 중국 시장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첫째, 고품질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보유한 기업이 적다. 중국산 제품이 중국 탄소섬유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광웨이푸차이(光威复材)를 비롯한 소수의 중국 기업들만이 T300 수준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둘째, 저가 제품군에서도 수입 브랜드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수입 브랜드들도 스몰토우(SMALL TOW)·저경도 탄소섬유 제품을 저가로 중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제품들과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탄소섬유의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 연구업체 사이아우(赛奥)는 탄소섬유의 생산 공정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관련 산업 분야에서의 탄소섬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항공기, 풍력발전기, 수소용기 등에 활용되는 탄소섬유의 시장규모는 매년 20% 이상 성장해 소비량이 2021년 6만 톤에서 2025년에는 16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풍력발전기에 활용되는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는 2025년 93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탄소섬유 시장에서 40%가량을 차지한다.

<2025년 중국 탄소섬유 시장구조 전망>

(단위: 억 위안)

[자료: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

항공산업의 탄소섬유 활용 현황 및 전망

탄소섬유의 원가 절감 덕분에 항공기 부품 중 탄소섬유가 활용되는 분야가 증가하고 있다. 경도가 높지만 무게는 가벼운 탄소섬유의 특성 덕분에 비행기 부품에 탄소섬유를 사용하게 되면 동체의 무게를 줄이고 연비는 20% 이상 높일 수 있다. 2000년 이전부터 항공기 제조업체에서 탄소섬유를 엔진과 도어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나 전체 항공기 부품 중 탄소섬유가 사용되는 비중은 5~6%에 그쳤다. 2005년부터 자동화 공정으로 생산되는 탄소섬유가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생산 원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항공기 제조업체의 원가부담이 적어지면서 비행기 날개, 기체 등 대형 부품에도 탄소섬유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탄소섬유는 보잉 787, 에어버스 350 등 주요 항공기 기종에서 50% 이상 사용되고 있으며 최초의 중국산 항공기인 C919에도 탄소섬유가 12%가량 사용되고 있다.

<중국산 C919 비행기의 탄소섬유 적용>

[자료: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

중국의 항공기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부터 중국산 비행기인 C919가 양산되고 2026년부터 C929가 양산되기 시작하면서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는 탄소섬유 수요량이 2022년부터 2029년까지 매년 2000톤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최근 중국 국제항공을 비롯한 중국 4대 항공사에서 에어버스로부터 총 292대의 항공기를 구매했다. Avic(中国航空工业集团)을 비롯한 중국의 항공 부품 제조업체가 에어버스, 보잉에 탄소섬유를 소재로 제조한 날개, 기체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웨이라이쯔쿠(未来智库)에 따르면, 항공기 발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항공부품 제조업계의 기체, 날개 등 부품의 발주량도 증가하며 탄소섬유의 수요도 매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풍력발전산업의 탄소섬유 수요 확대

탄소섬유의 원가부담이 낮아지고 중국 정부의 저탄소 정책으로 인해 탄소섬유가 풍력발전기에 활용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탄소섬유는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활용되던 소재인 유리섬유에 비해 20~30%가량 가벼우면서도 경도와 내구성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탄소섬유는 유리섬유에 비해 가격이 20~30배가량 높아 풍력발전기의 부품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2016년 들어 고밀도 라지토우 탄소섬유의 생산 원가가 톤당 2만 달러에서 톤당 1만4000달러로 하락하면서 풍력발전기 날개에 탄소섬유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2016년 중국 국무원은 2020년까지 풍력발전기를 총 210GW 설치하는 목표를 발표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풍력발전기 설치 용량은 181GW 증가한 328.5GW에 달하며 기존에 설정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풍력발전기의 설치 확대에 따라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풍력발전기 날개용 탄소섬유의 판매량은 4만 톤에 달했다. 라지토우 탄소섬유가 풍력발전기에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라지토우 탄소섬유의 수입제품 비중은 85%에 이른다.

<탄소섬유 소재 풍력발전기 날개>

[자료: 신차이랴오다오두(新材料导读)]

풍력발전기의 발전 용량이 늘어나면서 탄소섬유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들어 중국이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평균 발전 용량은 전년대비 8.7% 증가한 2,600㎾이며 3.0㎿ 이상의 고용량 설비의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했다. 풍력발전기의 발전 용량이 3㎿를 초과하거나 날개 길이가 40m를 넘으면 기존의 유리섬유 소재는 내구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탄소섬유를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 2020년 중국에서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총 발전 용량은 71GW이며 탄소섬유가 활용된 규모는 2만 톤에 달한다. 웨이라이쯔쿠는 중국에서 풍력발전기에 활용되는 탄소섬유의 수요량이 2022년에는 2만2500톤, 2026년에는 12만69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소 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한 탄소섬유

수소 저장 용기용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수소저장용기는 주로 철강과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해 제작되는데 용기 외부는 특히 철의 비율을 높여 용기의 안정성을 높였다. 2012년 이후 탄소섬유 가격이 매년 10%씩 하락하면서 용기 외부를 철강이 아닌 탄소섬유 소재를 활용해 강화하기 시작했다. 탄소섬유는 강도와 내부식성이 철보다 높지만 무게는 더 가볍기 때문에 가격 하락에 따라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났다. 2016년 말부터 중국 정부의 <13·5 전략적 신흥산업 발전 계획> 등 수소에너지 산업 관련 정책들이 공표되면서 수소 저장 용기와 관련된 탄소섬유 수요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20%씩 증가했다.

수소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소차 전지용 탄소섬유 소재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탄소섬유를 활용하면 전지 중량을 50~70%가량 줄이고 저장 압력은 15Mpa에서 35MPa까지 높일 수 있다. 2020년 중국 국무원은 <연료전지자동차 시범 응용>, <신에너지자동차 산업발전계획> 등을 발표하며 수소차의 생산 목표를 수립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수소차는 총 3만3000대, 수소충전소는 총 300개 증가했다. 특히 2022년 1분기의 수소차 판매량은 이미 2021년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최근 생산되는 수소차에는 1대당 2~3개의 수소전지가 탑재되며 화물차에는 최대 200ℓ 용량의 수소전지 10개 사용된다. 선완홍웬(申万宏源)증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신규 수소차는 2022년에 1만 대, 2025년에 6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수소차의 판매량 증가에 따라 수소전지용 탄소섬유 소재 수요는 2025년에는 1만6000톤, 2030년에는 9만4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연료전지 및 저장용기>

[자료: 압력용기산업망(压力容器产业网)]

시사점

올해 3월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2025년까지 수소연료차를 최소 5만 대 이상 보급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베이징, 허베이, 산둥 등 9개 성 및 도시에서는 올해 초 2022~ 2025년 풍력발전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4년 동안 풍력발전기를 총 312GW 규모로 설치하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풍력 에너지 관련 탄소섬유 시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 규모가 계속 성장하고 신제품 수요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는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가 2025년 12억 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수소 연료 산업 관계자는 "탄소섬유 산업은 주로 원가와 기술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중국 기업은 생산능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생산설비는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중국 내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탄소섬유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만큼 높은 품질의 제품을 중국 시장에서 판매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 웨이라이즈쿠(未来智库), 안신(安信)증권사, 선완훙웬(申万宏源)증권연구소,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KOTRA 톈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