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수급 악화에 따른 수입제한 조치 시행

이집트 정부는 만성적인 무역적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외화 수급이 어려워지자 각종 수입규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월 14일에는 5000달러 이상의 수입거래의 대금결제를 신용장(L/C) 방식으로만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으며(링크), 3월 24일에는 주요 수입품 12개 대상으로 신용장 개설전 중앙은행(ECB)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일련의 수입제한 조치 이후 신용장 개설 지연, 거부 사례가 증가하며 기업의 수출 애로사항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신용장 개설 전 중앙은행 사전승인 필요 12개 품목 리스트>

[자료: 은행권 자료 종합]

지난 4월 14일 이집트 중앙은행(ECB)은 순외환보유고가 22개월만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3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3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대비 39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중앙은행은 현재의 외환보유고는 약 5개월간 상품 수입이 가능한 정도라고 언급했으나 지난 3월 말 사우디로부터 50억 달러의 금융 지원을 받는 등 외환 시장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집트 중앙은행(ECB)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정한 대외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p 인상하는 등 외화 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빅스텝(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0.5%p 이상 인상), 러-우 사태 장기화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의 글로벌 이슈로 인해 이집트 외환 수급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수출입관리청(GOEIC), 해외 공장 등록증 효력중단 및 취소 기업 수입 중단 발표

지난 3월 31일 이집트 수출입관리청(GOEIC)은 법령 195조-2022 발표를 통해 공장 정보 등록*에 필요한 인증 갱신 기한을 고시했으며, 원활한 인증 갱신 절차를 위해 고충처리위원회(Grievance Committee)를 신설했다. 약 2주 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장 정보 등록증 갱신 대상 기업 리스트 또한 발표한 바 있다. (링크 warned companies 확인) 이에 따라 공장 정보 등록증 갱신 기한이 도래한 기업은 만료일 기준 30일 이내에 갱신을 완료해야 한다. 갱신을 하지 못한 기업에는 최대 1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다만 기업별로 유예기간이 상이해 정확한 유예기간은 수출입관리청(GOEIC)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이후 4월 17일에 수출입관리청(GOEIC)은 해외 공장 정보 등록증 효력중단(약 800개) 및 취소기업(약 170개)을 발표했으며, 한국 기업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등록증 효력중단 및 취소기업의 이집트 수출은 향후 1년 동안 중단된다. 효력이 중단된 기업은 30일 내에 등록증을 갱신해야 이집트 재수출이 가능하다. 등록증이 취소된 기업은 해외 공장 정보 등록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공장 정보 등록증 효력중단 및 취소 기업의 리스트는 수출입관리청(GOEIC)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링크 수입중단 업체 리스트, 공장등록 취소 업체 리스트)

공장 정보 등록제도는 이집트 수출입관리청(GOEIC)이 2016년 3월 도입한 제도이다 주요 수입품 30개의 수입관리를 위해 도입했으며, 30개 제품을 이집트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입관리청(GOEIC)에 해외 제조공장 정보를 등록해야만 한다. (링크 공장 등록제 해외시장뉴스 게시글)

<공장정보 등록 필요 제품 리스트>

[자료: 이집트 수출입관리청(GOEIC)]

이집트 정부, ‘특정 국가 겨냥한 제재 아니다’ 주장 vs EU의 공장등록제 WTO 제소

이번 조치의 핵심에 있는 ‘공장 등록제’는 2016년 3월부터 시행되어온 조치로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 가능한 소비재의 해외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비관세 장벽으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 정부는 해당 조치를 통해 해외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점점 강화해나가고 있다. 2016년 당시 25개로 지정됐던 공장등록 필요 품목이 30개까지 늘어났으며, 지난 2021년 6월에는 공장등록이 필요한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업계의 강한 반발에 따라 실제 시행되지는 않았다.

수출입관리청(GOEIC)은 공장 등록제를 비롯해 최근 도입한 수입중단 조치도 특정 국가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업계의 반발은 점점 심해지고있다. 우선 공장등록에만 최소 3개월 이상, 일반적으로 약 1년이 소요된다. 등록에 필요한 서류 또한 품질보증서, 트레이드마크, 산업송장 등으로 준비가 까다롭다. 수입중단 조치 또한 업체별로 개별 통보 없이 웹사이트에 공지만 하여 수출업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소통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이러한 이집트 정부의 수입규제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EU에서는 자국 기업의 수출을 의도적으로 억제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집트의 공장 등록제도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에 정식 회부했다. EU는 이집트의 공장등록제도가 WTO 규정에 위배되는 조치이며, 2016년 이 제도 시행 이래 지금까지 EU의 대이집트 수출이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발리스 돔브로스키스(Valdis Dombroskis)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집트 정부기관들이 유럽 기업들의 공장등록 신청을 제때 처리하지 않으며 수입을 제한하고 있고 이는 WTO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994년)과 농업 및 수입허가절차에 관한 협정에도 위배된다”고 언급했다.

추가 수입규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최근 이집트 정부의 수입규제 조치는 이집트 경제위기와 맞물려 있다. 2016년 IMF 구제금융 이후 자국산업 육성과 외환보유고 증가를 위해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더불어 보조금을 삭감하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는 등 세제 개편을 통해 자국 경제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으며, 이러한 정책들은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이후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산업 활동과 소비가 위축되며 경제가 다시 침체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요인으로 2022년 3월 외화 유출이 급증하며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됐다. 이집트 정부가 외화 유출 방지를 위해 수입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우리기업은 추가 수입규제 도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현지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자료: 이집트 수출입관리청(GOEIC), 이집트 중앙은행 및 민간은행 발표 자료, KOTRA 카이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