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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트디부아르 도로 프로젝트 대금수수 경험공유
  • 외부전문가 기고
  • 코트디부아르
  • 아비장무역관 정현철
  • 2021-09-06
  • 출처 : KOTRA

[기고] 코트디부아르 도로 프로젝트 대금수수 경험공유

 

김병수 AfDB 자문관(한국도로공사 코트디부아르 지사장 겸직)

 

기고배경

 

한국도로공사(Korea Expressway Corporation, 이후 KEC)와 아프리카 개발은행(Africa development Bank, 이후 AfDB)KEC에서 인프라 자문관을 파견하기로 한 MOA2017년에 처음으로 맺은 후, 필자가 2번째 파견자로 코트디아부르에 있는 AfDB에 계약기간 2년의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다. 파견자 선정 과정에서 프랑스어 사용이 필수적이지 않았기에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와 에세이 제출로 평가 받은 후, 자문관으로 선정되어, AfDB가 위치한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AfDB 파견 근무 중 본연의 업무와는 별도로, 코트디부아르 해외지사장 업무도 겸직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2017년도에 완료한 코트디부아르 코로고~니엘레 구간 (110km, 왕복 2차선) 도로 타당성조사 및 코트디부아르 도로청 직원 역량강화(초청연수 및 세미나) 용역건의 기성금 및 준공금이, 필자가 파견당시인 20202월까지 미지급된 상태이었기에, 코트디부아르의 경제수도인 아비장에 해외지사를 유지하면서, 미지급금을 받기 위함이었다.

 

4년간을 미지급된 상태로 있었던 기성금 5억원 가량을 20213월에 받게 되었는데, 추후 서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게 될 한국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 별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일도 아니어서 글쓰기를 고사했지만, 프랑스어권 문화를 처음 접하는 나와 같은 초보자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어 경험담을 남겨놓기로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어찌보면 국가를 상대로 한 계약 건에 대해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받는게 무슨 성공사례가 될 수 있는지 의아하기도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시행된 프로젝트 한국 계약업체들이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들이 발생하는 현실에서, 그나마 성공적으로 미지급금을 받아내고, 현지통장으로 들어온 금액을 한국으로 무사히 송금하였으며, 관련 세무처리와 지사 폐쇄까지 했던 일련의 이야기들이 추후 이곳에서 사업을 하게 될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KORHOGO - M'BENGUÉ - NIELLÉ 도로 타당성조사 파일러트 프로젝트 개요

사각형입니다.

 

프로젝트 대금수수과정

 

동 프로젝트 준공 후 201710월에 기성금 지급을 요청하였으나, 발주처는 여러가지 사유를 들어 기성금 지급을 미루었고, 전임자는 기성금 지급 담당부처인 Ageroute(코트디부아르 도로관리청) Ministere des infrastructures economiques(도로예산 담당 정부 부처) 담당 공무원들의 연락처와 현지에서 믿을 만한 통역사 및 회계사를 인계해 주었다. KEC 코트디부아르 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기성신청 서류의 소소한 오기나, 첨부서류 미비를 들어 반려된 기성신청 서류를 보강하여 다시 도로청에 접수시키는 일이었다. 프랑스어로 적은 반려 사유들을 보고 대금수수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AfDB에서만 근무한다면, 영어 사용만으로 문제가 없었으나, 밀린 돈을 받고 송금하기 위해서는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서 협의를 해야했기에 프랑스어 통역이 필요했다. 프랑스어 통역은 초기에는 전임자가 알려준 현지 한인에게 관계부처 방문시에 동행을 부탁했으나, 그 분의 주 생업이 있기에 필요한 날에 바로바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나중에는 현지인 영불통역을 함께 고용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계약 경험이 있다고 하는 여러 사업가들과 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했는데, 이곳에서 프로젝트 완료 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고위급 인사와의 인맥 없이는 미지급 기성금 및 준공금을 받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정공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통역사와 무작정 도로청을 방문하여 대금을 수수하러 왔다며, 담당 공무원을 만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전임자가 담당 공무원과 친분관계를 잘 구축해 놓아서, 그 공무원을 통해 예산을 담당하는 경제인프라부 담당 직원을 만날 수 있었고,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도로청 입구에는 방문하는 고객을 안내하는 데스크가 있는데, 그 여직원들에게도 초콜렛 등을 선물로 자주 주었다. 사전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약속을 정하지만 이메일을 보내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데스크 직원들로부터 사무실 출근 여부를 확인한 후, 연락을 해주도록 부탁하여 만나는 경우도 많았다. 도로청 안은 협소하여 정문 앞 도로변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이곳에서 주차 안내를 해주고 미팅 시간 동안 차를 지켜 봐주는 주차관리인에게 100CFA(한화 200) 정도의 돈을 주었다. 참고로 여기서는 잔돈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도 슈퍼마켓이 잔돈을 구비해 놓지 않는 경우가 많아, 500 CFA 단위로 구입금액을 맞추기 위해 자그마한 가격의 물건들을 강제로 사야 되는 경우도 많다.

 

기성 신청 서류를 보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이미 다 한국에서 칼라로 제본을 해서 제출한 40여권의 성과품 책자들 각 페이지 상단마다 삽입되어 있는 용역명이 잘못되었다고 하여 그것을 수정하는 일이었다. 한국에 요청해서 다시 제본을 하고 가지고 오면, 또 다른 이유를 들어 수정을 시키고 반려시킬 것이 분명하였다. 그래서 흑백으로 이곳에서 편집해서 제출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고 제본을 해서 다시 제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서류 작성에 대해 아예 책임지고 끝까지 처리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본인이 직접 할 수는 없고 기성금 청구 프로세스를 대리해 줄 수 있는 용역사를 소개시켜 준다고 하여,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성금 청구서류를 발주처 기준에 맞추어 부임 후 한 달 만인 20203월말에 접수 시킬 수 있었다.

 

2019년도에 에티오피아에서 World Bank 프로젝트 일환으로 그 곳 공무원들 역량강화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교육이 끝난 후 참가한 공무원들에게 교육 참가 경비를 현금으로 한사람 한사람 나누어 주는 걸 흥미롭게 본 적이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참석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이나 회의 시 참가경비를 현금으로 나눠 주는 게 일반적인 관례라는 것이다. 이 때의 경험이 생각나서, 현지 공무원이 필자를 만나는 시간을 내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만남의 동기를 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공기업 파견자로서 불법적인 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만날 때마다 교통경비 정도의 돈을 내 주머니에서 주었고, 아이들을 위해 쿠키셋트나 초콜렛 등을 선물로 가져갔다.

 

그래서인지 내가 전화를 해서 미팅을 하자고 하면 약속을 정하고 만나주었다. 공무원 월급이 평균 25만 세파(한화 50만원) 정도인데, 아비장 외곽 지대 주택 한달 임대료가 보통 8~10세파이고, 교통비로 3만세파 정도 지출되며, 이를 제외하면 높은 전기세와 아이들 교육비, 식비 등을 감안하면, 공무원들의 이러한 사정이 이해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결혼식을 3번 하는데, 마을에서 전통으로 치르는 혼례와 종교적인 혼례, 그리고 시청에서 부부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결혼식이 있다. 나는 무슬림이었던 담당공무원의 결혼식에 2번 초대 받아 성의를 표시했다.

 

필자가 고용한 현지인 통역사는 UN에서 7년간 통역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현지인이었는데, 담당 공무원에게 허심탄회하게 필자 편에 서서 우리 회사 시스템을 잘 설명해 주었으며,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담당 공무원을 잘 설득해 주었다. 20203월 보완된 기성서류를 공식적으로 접수 후, 5월까지 담당공무원의 사소한 실수로 5번의 수정을 거쳐야 했는데, 수정 시 마다 갑작스런 호출로 경제인프라부를 방문하여 기성신청 서류 갑지 16부에 파란 볼펜으로 기성신청 내용을 수기로 작성하고, 회사 직인명이 들어간 도장으로 서명을 해야 했다.

 

이 후 3달 후인 8월이면 지급될 거라는 미지급금이, 관할 매니저가 갑자기 바뀌어 최종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당 공무원은 필자에게 전임 매니저에게 어느 정도 인사를 해서 새로 부임한 매니저와 만남을 주선하도록 하겠다고 하여 대사관을 통해 관할 부처 장관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 또한 그 시기가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국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라 돈을 받기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필자는 일단 프로젝트 감독기관인 AGEROUTE 감독관에게 예산담당부처인 경제인프라부의 새로 온 매니저가 기성금 지급을 지연하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고, 도로청에서 경제인프라부에 KEC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으니, 기성금과 준공금을 지급하라는 공문을 20208월에 다시 보내주었다. 이 공문을 접수 받은 경제인프라부의 새로 부임한 매니저는 최종 지급 승인을 결국 해주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금지금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시 한 달 뒤인 9월에 담당자로부터, 이번에는 회계시스템 오류로 지급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106일에 회계시스템 에러가 수정되어 시스템이 재개되었다며, 담당자가 나에게 축하한다고 메일을 보내왔다. 이 후로도 경제인프라에서 정식으로 재무부(Trésorerie)에 최종 지급 요청 공문이 접수된 날이 114일이었으며, 수 많은 확인과 독촉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공무원들 일처리가 정말 느리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이제는 재무부 담당 공무원을 목표로 하여, 지급 절차를 확인하고, 언제 쯤 지급될 것인지를 계속 방문 확인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전화를 잘 받지 않고, 메일을 보내도 답신이 없기에 직접 방문하여 찾아가서 확인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다. 첫 번째 방문 시 재무부에서는 내부 규정 90일을 들어 최종 지급이 내년 24일 경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지급기일이 지나서도 지급이 되지 않자 재무부를 방문하여 이유를 물었으나, 명확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으며, 곧 지급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이후 매주 지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재무부를 재차 방문했으며, 결국 3월말에 현지계좌와 한국 본사 계좌에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지급금은 현지화 60%와 유로화 40%로 받도록 되어 있는데, 한국으로 직접 들어와야 하는 대금은 일주일 정도 더 시간이 걸렸다. 이 후에는 부가세(18%)와 세금 결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현지 한인분들의 도움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

 

나오며

 

수 많은 정보와 누구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생소한 프랑스어권 문화에서 성공적으로 장기 미수금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 주요 이유를 몇가지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첫째,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해외지사의 미지급금 수금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고, 둘째, 담당 공무원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 형성, 셋째, 성실한 통역사의 역할, 마지막으로 현지 대사관, 한인회 및 한인교회 관계자분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 등 인적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금액과 관계없이 당연히 받아야 할 대가를 잘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주신 관련자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질의를 해주시면, 아는 한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리겠음을 약속드리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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