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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이전가격(transfer pricing)과 세금 바꿔치기(inversion)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시카고무역관 이지연
  • 2017-11-22
  • 출처 : KOTRA




박형춘(Sean Park) 회계법인 PNJK 공동대표 회계사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에 들어와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로 구체화된 경제원리입니다. 미국 기업의 다국적화와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자본이 있는 사람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하게 되는 사회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증가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그 수익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못합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납부 현황을 보면 이런 현상들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미국의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IT 기업으로 구글(Google)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 세율을 합산하면 미국 기업의 실 세율은 약 40%입니다. 하지만 Google의 실 세율은 터무니 없이 낮은 12%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Google이 세금을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방법은 'Dutch Sandwich' 혹은 'Double Irish'라는 불리는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테크닉을 통해서 입니다.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영국 영토 버뮤다에서 기업 세율이 0%인 것을 다음과 같이 이용해 절세합니다. Google은 아일랜드의 자회사를 통해 버뮤다에 또 하나의 자회사를 세운 다음 미국 본사가 소유하고 있는 무형자산(특허권, trademark ) 모두를 버뮤다 자회사에 판매합니다. 미국 본사는 무형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버뮤다 자회사에 무형자산 사용료인 로열티를 매년 지급합니다. 로열티를 지급하고 나면 미국 본사의 순이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버뮤다 자회사의 이익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버뮤다의 세율은 0%이므로 버뮤다 자회사의 이익은 세금 한 푼 납부하지 않고 고스란히 Google의 버뮤다 은행에 남게 됩니다. 반면, 미국 본사는 수익이 줄어들어 납부할 세금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즉, 지사 간의 거래인 로열티 지급을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의 소득을 버뮤다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세율이 높은 미국에서 버뮤다로 소득을 이전함으로써 매년 천문학적인 세금을 절세하게 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2014년에는 시카고의 대표적인 기업인 월그린(Walgreen Co.)도 본사를 세율이 낮은 스위스로 옮기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미국에 남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Walgreen의 매출 대부분이 Medicare Medicaid를 통해 발생합니다. 즉,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존재하는 회사가 세금을 줄이겠다고 본사를 해외로 옮긴다고 하니 여론은 당연히 악화됐고, Walgreen은 할 수 없이 본사 이전 계획을 취소한 것입니다.


그에 반해, 같은 해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Burger King)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캐나다에 본사를 둔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중 하나인 Tim Hortons와 합병을 했습니다. 합병을 통해서 세율이 낮은 캐나다로 본사를 이전해 높은 미국 세율을 합법적으로 피하려 한 전략이었습니다. 세율이 낮은 해외의 기업과 합병 등을 통해 본사를 이전하는 것을 Inversion(국적 변경을 통한 세금 바꿔치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Inversion을 통해서 미국의 여러 제약회사와 정유회사들이 세율이 낮은 유럽에 본사를 옮겨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할 세금을 합법적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가 세금으로 납부돼 정부의 복지정책을 통해 국민에게 재분배돼야 하지만, 신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지나친 친기업정책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고 있습니다.


최근 10여 년 사이 미국 앨라배마 및 미시간주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회계감사를 위해 방문하다 보면, 공장에서 힘들게 땀 흘려 고생하지만 제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수익률이 매우 낮아 고민하는 많은 업체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40%에 육박하는 세금을 미국 연방정부 및 주정부에 납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미국에 진출하면서 현지 투자와 설비를 위해 빌려온 대출 이자금을 지불하고 나면 현금흐름이 나빠져 추가 대출을 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업체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매년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면서도 Dutch Sandwich, Double Irish, Inversion과 같은 이전가격 테크닉을 이용해 납부해야 할 세금을 회피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을 보면서 신자유의주의 경제원리의 어두운 단편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Google과 같은 미국의 다국적 IT 회사들이 눈부신 성공을 함으로써 미국 경제의 든든한 기반이 돼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화돼 가는 미국 사회와 혼돈의 세계경제를 보면서 시장주의든 반시장주의든 극단의 경제 논리가 낳은 부작용을 목격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중용의 도에 따라서 적정한 Hybrid의 경제논리와 정책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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