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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기고] 미국 취업,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박형돈
  • 2017-10-23
  • 출처 : KOTRA

박형돈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해외취업, 너무 두려워할 것도, 지나친 기대를 할 것도 없다.


현장에서 담당자로서 우리 청년들을 만나보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취업을 고려할 때 자신의 ‘외국어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한다. 학생 입장으로 보면, 대학교 4학년 이제 졸업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실현 가능성, 비용 그리고 실패한 경우 다른 진로를 선택할 때의 기회비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반면에 해외취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하는 이들도 있다. 외국어 능력도 키워볼 기회가 된다는 생각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 일선 담당자로서는 두 경우 모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해외취업의 현실은 위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


해외 일자리에 대한 시각에 왜곡이 생긴 이유는 의외로 해외취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서 온다. 이는 2014년에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조사한 설문 결과에서도 확인이 되는데, 청년들의 73.4%가 해외 일자리에 관심이 있고, 정부에게 원하는 정책이 해외취업 정보제공(27%), 상담센터 운영(21%) 등으로 정보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최근의 유사 설문조사도 크게 다른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이런 대답 비율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설문조사 구조의 한계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취업에 관한 설문조사임을 밝히고, 설문에 응하기 때문에 해외취업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설문에 응할 가능성이 낮고, 희망하는 정책대안에 있어서도 정부의 재정지원을 제외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학생들을 만나는 현장에서는 해외취업 상담에 응하는 학생들도 많지 않고, 학생들이 정부에 기대하는 것도 비자 신청비용, 항공권, 현지 체류 예산 등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즉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해외취업을 고려하는 학생이 현실에서는 많지 않다.


미국 취업은 대다수 구직자들이 희망한다.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등 국내 취업 여건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7%에 달하는 상황은 청년이 해외 취업을 고려하게 만든다. 여러 지역 중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근무 경험 갖기를 희망하는 대학생이 다수다. 그리고 같은 선진국 안에서도 영어권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이 대다수이다. 이는 해외취업을 ‘능력 개발’의 기회로 보기 때문으로, 나중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번듯한 기업에서 일하려는 생각일 것으로 본다. 게다가 영어가 그나마 가장 익숙한 외국어이기 때문에 추가 투입비용도 낮다고 볼 테고, 그런 점에서 미국에 있는 한인기업에 대한 취업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일종의 징검다리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취업시장의 스펙 쌓기와 비슷한 일이 해외취업에서도 벌어지는 셈이다.


미국에서 일하려고 할 때 가장 큰 난관은 ‘비자’이다.


자신의 외국어 능력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기 때문에 구직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비자’이다. 막연히 해외취업을 생각해볼 때는 나가고자 하는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모르는 것이 큰 문제인데, 어떻게 해든 나가보겠다고 마음의 결심을 내렸을 때는 그 국가에서 외국인으로서 체류할 수 있는 비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비자코드에 대해서도 익숙해질 때면 신청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준비할 서류도 많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불법 체류자’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다는 것을 상대국 비자 발급기관에 증명해야 하는 처지임을 알게 된다. 이 단계까지 오는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이들이 많더라도 실제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구직자가 적은 이유다.


청년들이 해외취업 공적기관보다 사설 알선업체를 찾게 되는 이유는 바로 ‘비자’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받을 곳이기 때문이다. 공적기관은 비자에 대한 일반정보는 줄 수 있어도, 개개 청년들의 비자신청에는 관여하지 않는 편이다. 근본적 이유는 ‘비자’라는 것이 그 상대국가의 고유한 권한이라서 양국 정부 간에 특별히 협정을 맺고 있지 않다면, 공적으로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인데, 결국 어느 정도 정보를 확보한 이후에는 사설 알선업체를 통해 비자 문제와 취업처를 알아보게 되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구직자 청년의 입장에서는 비용이 적잖은 선택이다.


그러면 어떻게 시작하면 됩니까?


해외취업의 필승전략은 바로 '지피지기'부터 시작하는 것에 있다. 우선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해야한다. 냉정한 평가가 자칫 비관론으로 흐를 수 있는데, 자기 상황에 대한 '메타 데이터'를 정리해야 한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정보가 있는데, 이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분류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 메타 데이터이다. 이런 데이터가 준비된 상태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비관론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외로 미국 취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블로그나 SNS형태로 많이 제공되고 있다. 너무 많아서 올바른 정보를 구분해내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이니 다양한 의견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누군가에게 가서 상담을 받더라도 쉽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의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때 해외에서 일을 해본 사람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이 좋은데, 이미 인턴으로 미국을 다녀와본 친구들은 물론이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K-Move 멘토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해당 국가에서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실제와 다른 사실을 흥미롭게만 전달할 뿐, 자신의 해외취업 결정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취업을 왜 하려는 것인지 다시 한번 자문하라


우선 현재 미국에서 일손이 부족해 외국에서 인재를 데려오는 분야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분야이고, 그중에서도 숫자로만 보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주류를 차지한다. 아울러 데이터 분석가, 컴퓨터 아키텍쳐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높다. 반면 경제학이나 경영학 분야를 포함한 일반 인문계는 미국 시민들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분야로, 외국인에게 그 자리를 열어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때 회계학 분야에서 외국인 일자리가 많았으나 점차 그 수요가 채워지고 있어 취업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다.)


결국 미국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한 결정으로 미국 취업을 준비한다면, 미국 내 일자리 시장에서 환영받는 분야의 인재가 돼야 한다. IT산업의 프로그래머나 바이오산업의 엔지니어는 앞으로도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인재 영입이 꾸준히 이뤄질 분야이다. 반면에 미국에서 잠시 살기 위한 것이라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취업에 도움이 되는 산업에서 인턴 경험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은 여전히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낮으므로, 의료, 법률, 회계 분야에서 미국인턴 경험을 한 점은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일자리를 구할 때 좋은 경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대학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지원과 합격이 쉽지 않더라도 미국 대기업 인턴을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 유학은 미국 취업에 유리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 만난 대다수 기취업자들의 공통점은 미국 유학생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런 결과를 보면 유학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제도적으로만 보아도, 미국의 대학에 재학 중에 여름방학 등을 이용한 인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졸업 이후에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제도를 통해 1년 정도 미국기업에서 일을 해볼 수 있다. 게다가 STEM 분야 전공일 경우 2년이 추가돼서 3년간 미국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유학생이 졸업하자마자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우선 학비 부담 외에도 미국에서 사는 비용 자체가 크므로 현지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경우 아예 한국에 빨리 돌아가서 대기업 공개채용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국 대학으로 한국의 기업이나 기관들이 인재채용을 위해 캠퍼스 리쿠르팅을 자주 오고 있어, 유학생 입장에서는 미국 취업이 안된다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옵션에 부담감을 덜가지게 된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의 속사정에는 다른 측면도 있다. 바로 미국 유학의 전공이 STEM분야가 아닌 인문계가 많다는 점이다. 미국의 유학생 통계 자료를 보면 인도인 유학생은 8:2의 비율로 STEM분야 전공자가 많은데 비해 한국 유학생은 2:8 정도로 비STEM 전공자가 많다. 즉 유학생이라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한국인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는 미국 유학 경험이 없는 경우도 있다. 숫자가 적다고 해서 운이 좋은 경우라고 보면 안 된다. 그 분들과 인터뷰를 해본 결과, 자신의 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미 세상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어떤 인재가 코딩이나 디자인 등에서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었다면, 미국 기업들은 그 인재를 찾아간다. 실제로 아이콘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탔던 디자인 전공 학생이 얘기해준 말이 처음에 보이스 피싱으로 의심을 한 전화들을 여러 차례 받았고, 나중에 그 전화들이 미국의 유명한 기업들이 자신을 스카우팅 하려는 시도였음을 알았다고 했다. (한 마디 덧붙이면, 그 학생은 한국의 유명한 대기업에서 인턴을 하다가 최종 선발되지 못하여 순간 갈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때라 그 전화들을 쉽게 믿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취업은 시작이다. 자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살아남는다.


한국과 미국의 취업문화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의 “공채”는 구직자의 잠재역량을 파악하고 우수한 사람부터 순서를 매겨 합격을 통보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매년 일정한 수의 구직자를 채용하고, 부서별로 배치하는 일이 반복된다. 평가, 훈련, 승진 등이 기수 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얼핏 보면 공정해 보일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은 현장 중심 채용문화로, 구직자의 잠재역량이 아니라 이미 드러난 기존 경험을 중요시하고, 일선 부서가 주도하여 후보자 선별과 면접이 이뤄지기 때문에 빈자리가 있어도 적정한 후보자가 없는 경우 뽑지 않고 공석으로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의지를 표출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는 이곳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방식이 된다. 오로지 이력서 한 장 안에, 기업에서 뽑으려고 하는 해당 직무의 경험이 많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유학생들 중에서 재학기간 중에 인턴 경험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OPT 기간을 쓰지 못하고 귀국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취업한 한인분들도 이력을 보면, 이직을 한 경우가 꽤 많은 이유는 미국의 취업문화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 직장에서 오래 남아 있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업무역량을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옮기고, 한 직장안에 있더라도 포지션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즉, 한국에서 하듯이 한 직장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는 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말하는 구직자로 보일 뿐이다.


당장 해볼 일 : 자신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하라


미국 일자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력서’가 처음이다. 아마도 십중팔구는 한국어 이력서를 영어로 작문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도 시도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본인이 작성해본 이력서와 Google 등에서 검색되는 이력서를 비교해보면, 차이점을 금새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이 좋아하는  이력서는 학력이 먼저 나오지 않는다. 지원하고자 하는 일자리에서 요구한 역량과 관련된 직무를 해본 경험을 간략히 적는 것이다. 나머지 사항들은 최대한 종이 지면을 아끼기 위해서 축약한다. 설령 그 내용이 자신에게는 의미가 있더라도 그렇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학생들은 자기소개서로 커버레터를 이해하여 이에 집착하고, 이력서는 쓸 내용이 부족하여 형식적으로 적는 경우가 많다. 미국 기업은 반대로 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 기업들은 채용 공고를 연중 상시적으로 올린다. 연습 삼아 지원서를 보내보는 시도는 나쁘지 않다. 방법도 대부분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되는 것이므로, 우편비용 조차 들지 않는다. 생각보다 미국취업의 길은 열려있다. 혹시라도 면접의 기회가 생기면, 그때부터 나머지 사항을 준비해도 늦지 않는다. 그만큼 이력서 준비와 통과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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