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아랍문화가 집결한 중동경제의 관문, 산업전시장 요르단

김상홍 IRIS ACADEMY/MICEBUSAN 요르단 대표

1. 아랍의 관문 요르단

요르단은 혈통적으로는 이슬람 종교의 창시자 모하메드의 직계손이자 사우디에서 온 하쉬마이트 왕가의 압달라2세 국왕이 정권을 잡고 있다. 또한 지정학적으로는 북쪽 시리아, 북동쪽 이라크, 동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서쪽으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접경하고 있고 남쪽은 홍해와 이집트 사나이반도를 끼고 있는 아카바 만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수세기 동안 많은 물자가 아카바 만에서 통관돼 주변국가에 공급되는 중요한 중개국가이다. 그래서 2003년 이후 요르단을 통해 이라크에 수출된 한국 중고차량이 하루 수천 대에 달했다.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의 물자가 요르단을 통해 주변 나라에 공급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 초부터 아르메니아, 팔레스타인, 이라크, 시리아 난민의 유입과 외국투자로 요르단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중동국가로는 유일하게 종교적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시장경제와 서양문화에 대한 개방정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건조하고 비교적 시원한 날씨 그리고 구약성서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오래된 유적으로 인해 여러 국적의 노동자, 관광객, 휴양객, 유학생 등 다양한 인종, 국적, 문화가 어우러져 있어 중동의 산업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요르단은 한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여러 기업이 전자, 휴대폰, 차동차, 건설,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 사업관계를 넘어서 친구관계를 맺어라

중동 아랍민족은 본질적으로 유목민족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많이 도시화됐고 상업과 농업이 경제의 주를 이루고 있지만 지금도 국가나 정부보다는 자신의 부족사회 그리고 전통이 우선이기에 혈통과 친인척 관계가 우선이 된다. 이는 가장 먼저 상대방이 그의 편인지 경쟁상대의 편인지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아랍인에게는 의사 결정권자가 중요하고 그와 친구가 되는 것은 사업에 있어서 중요하다. 중동에서는 “될 일도 안되고 안될 일도 된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 준비된 것 같아도 관계가 돼 있지 않으면 일이 안되거나 오래 걸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준비가 안되고 진행이 늦었다 하더라도 중요한 누군가를 안다면 예상보다 일이 빨리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들이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소개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두고 신뢰의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녀가 되기도 하고 부인이 되기도 하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택시 운전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요르단은 월급이 적기에 많은 이가 2중 직업으로 택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인택시기사는 언제든지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업이어서 집안 대소사를 위해 장남이나 집안에서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의 가족 경조사에 꼭 참여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가족소개를 받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가족의 신뢰를 얻게 될 때 사업이 순조롭게 되기도 한다.

3. 그들의 마음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그들의 언어로 다가가라

어느 나라든 문화는 존재하고 그 문화가 형성될 때까지 수많은 상황과 이유의 역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특히 아랍인은 그들의 문화에 대한 자존감이 아주 높다. 그렇기에 이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들이 표현하는 언어를 이해해 구사하는 것과 종교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 이들이 믿는 선지자, 알라, 종교행위에 대해 비하하는 말은 절대 금해야 한다. 이슬람은 종교를 넘어 문화이고 이들의 정체성이다. 따라서 이들의 친구가 되려면 전반적인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이들이 말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해 나간다면 쉽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앗 살람 알레이쿰”– 안녕하세요, “아흘란 와 사흘란”-환영합니다, “푸르사 사이데”-만나서 반갑습니다, “알 함두릴라”- 알라(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인샤알라”-하나님의 뜻이라면, “빌 이슴일라 라흐만 라힘” –자비의 하나님 이름으로, “슈크란”-감사합니다. 등 간단한 표현을 바이어와의 대화 중 사용한다면 더 빨리 친구가 되기도 한다.

4. 회의에 나오는 이가 사장이 아니라 실세는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다.

요르단 사람은 자신이 직접적인 사업에 관여하는 것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문제나 갈등이 생겨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될 때 자신이 상대방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래준비나 계약 체결 시 종종 자녀나 친인척 또는 친구, 변호사 등 중개자를 보낸다. 언제든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회의 시 참여한 사람을 사장이나 실질적인 결정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보통 이들은 계약성사를 통해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처음 미팅 시 실무적인 질문이나 상대방이 정말 사업내용에 대해 파악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보통 이들은 회의 시에 계약이 거의 확정된 것처럼 과장해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말에 바로 넘어가서는 안된다. 긴 시간과 여유를 두고 실무적인 것을 많은 조건과 질문을 통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상품의 경우 이들은 한번 팔고 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대금을 분할로 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대화로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기위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계약 시에 다른 조건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약속을 바꾸기도 한다. 따라서 문서 또는 대화를 녹취하는 것도 좋다. 특히 사업이 성취되기 위해 바이어가 실제 일 처리를 천천히 할 경우나 담당 정부 부서에서 늦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에 관공서가 개입되는 사업은 더 긴 여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5. 역사와 종교, 문화에 자존감이 높은 아랍인을 위한 시장을 공략하라

아랍인은 오래 전부터 주변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외모와 치장 그리고 일의 가치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다. 의사, 변호사 등 성공하고 존경받는 직업이 결정돼 있다. 또한 남을 위해 하는 노동 서비스는 아이, 가정부 등의 사람이 하는 것으로 여긴다. 긴 역사를 통해 아랍에는 이들의 집안을 관리하는 종(노예)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그 개념은 가정부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스리랑카,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지의 사람이 한다. 또한 청소부나 농사, 건축 등의 막노동은 거의 이집트 노동자가 한다. 몇 년 전부터 까르푸가 생기면서 계산대에 고객이 구입한 모든 물건을 봉투에 넣어주는 직업이 생겼다. 현재 까르푸는 요르단에서 가장 큰 매장 중에 하나로 성장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힘든 일을 대신해주는 사람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프터서비스 산업이 많이 발전하지 않아 어디든 좋은 시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으면 사람이 몰린다. 왜냐하면 많은 매장이 물건은 팔지만 이후의 서비스에는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과 외국의 몇몇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했다.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아랍인의 자존감을 더 높여 주었기 때문이다.

중동 아랍문화에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충성은 정말 강하다. 단지 바이어적 관계를 넘어서 친구 또는 가족의 관계까지 갈 수 있는 노력을 통해 이들의 마음을 얻고 나아갈 때 원래 계획했던 사업성과보다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숙지하고 마라톤을 한다는 마음으로 이들을 대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중동에서의 사업을 구상하는 분에게 부족한 조언을 남긴다.

2014년 12월 멀고도 가까운 요르단 암만 김상홍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