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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브라질에는 중산층이 없다?
  • 외부전문가 기고
  • 브라질
  • 상파울루무역관 최선욱
  • 2014-09-26
  • 출처 : KOTRA

 

[외부기고] 브라질에는 중산층이 없다?

 

작성자: 이석재 재외동포신문 브라질 리포터

 

 

 

어느 나라든지 인구 계층을 소득수준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눈다. 그런데 브라질에는 중산층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브라질 인구를 ‘최상층’, ‘상층’, 그리고 ‘하층’ 이렇게 세 개 그룹으로 나누고 싶다. ‘최상층’은 말 그대로 헬기 타고 출퇴근하고 일년에 반 이상을 마이애미에서 지내고 전 세계 휴양지마다 별장을 가지고 있는 최고 재벌을 의미한다. ‘상층’은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즉 변호사, 판사, 의사 등이다. 그 외는 모두 '하층'에 속하는 사람으로 상류층을 꿈꾸고 상류층을 따라 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브라질에 진출하려는 업체분을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 있다. “당신이 타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떤 계층의 사람이냐”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들의 타깃은 중산층이라고 대답한다. 그건 어떻게 보면 제일 만만한 상대가 중산층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귀사의 제품이 최고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중산층을 겨냥하지 마시고 아예 최하층을 타깃으로 잡으시고 사업을 시작하십시오.” 그럼 대부분 사람들은 기분 나빠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상품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한다. 브리핑을 듣고 난 후 이렇게 말해 드린다. “귀사의 제품에 최고 자신이 있으시다면 상파울루 최고 상류층만 갈수 있는 그 쇼핑센터에 입점하시고 홍보비로 매월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하세요.”라고. 그럼 대부분 대답을 못 하신다.

 

브라질에서 돈에 대한 개념 없이 물 쓰듯 쓰는 사람들은 두 부류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이 벌어서 본인조차 본인이 얼마를 버는지 모르는 사람들과 거의 버는 것이 없어 '이 따위 돈 그냥 쓰고 보자'는 층,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부자들은 워낙 돈이 많으니까 제품을 하나 사더라도 그냥 자기 마음에 들면 가격 생각 없이 구매한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중산층들은 어느 정도 배운 사람들이고 노후대책과 자녀교육 등을 신경쓰기에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한번 생각해보고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들의 수입과 지출을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저소득층 사람들은 '무조건 쓰고 보자'이다. 정말 못사는 사람들은 저축이고 노후대책 그런 것 상관 안하고 사고 싶은 것 있으면 할부로 산다. 그래서 브라질 업체들은 월급을 줄 때 두 번에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 월급을 한 번에 모두 주면 다 싸버리고 한 달간 돈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매달 20일과 5일에 월급을 나눠서 지급한다. 심지어는 일주일에 한번씩 나눠주는 업체들도 있다.

 

얼마 전 내가 프로즌 요구르트 사업을 할 때이다. 물론 중산층이 타깃이었다. 매장도 중산층 수준에 맞추었고 마케팅도 중산층을 겨냥했었다. 하지만 1년을 겨우 버티고 사업을 접었다. 아이스크림 한 컵에 10헤알 수준으로 판매했는데 그 정도 가격이면 중산층들은 충분히 사먹겠다는 마음이었었다.(참고로 10헤알이면 동네 음식점에서 한 끼 식사는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이스크림 한 컵에 10헤알을 쉽게 투자하지 않고 아주 가끔 한번씩 와서 사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중산층 소비자들이 우리 가게 옆 1헤알짜리 싸구려 소프트아이스크림은 거의 매일 사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출과 지출을 비교 해보니 그쪽이 훨씬 짭짤해 보였다.

 

내가 프로즌 요구르트 가게를 시작했던 비슷한 시기에 브라질인이 물에다 요구르트 가루 조금 섞은 한국의 ‘쭈쭈바’ 수준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다. 그것도 가게에서 파는 것도 아니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길거리에서 팔거나 손수레에 담아 끌고 다니면서 파는 불량식품 수준이었다. 판매 가격은 놀랍게도 프로즌 요구르트의 1/20인 50센타보였다. 처음에는 요구르트 같지도 않는 불량 식품 수준의 제품이 나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유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 좋다. 그러니 사람들은 내 아이스크림을 살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나의 오산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길거리에서 ICEGURT 유니폼을 입고 파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나는 '도대체 이게 뭔데?'하는 궁금증이 생겨 사먹어 봤다. 그런데, 더운 날 먹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이 시원하고 나름 요구르트 맛도 느껴지는 등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현재 브라질에서 값비싼 프로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사업을 하던 사람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쇼핑센터에 가면 드물게 볼 수 있지만 쇼핑센터에 입정한 프로즌 요구르트 사업자들도 장사가 형편없다고 울상을 짓기가 일쑤다. 그런데 길거리 불량식품이었던 그 제품은 TV광고까지 거창하게 하면서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중산층을 겨냥했던 사업가는 망했고 저소득층을 겨냥했던 싸구려 불량식품 업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이야기이다. 현대는 제네시스나 그랜저같이 우수한 성능과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를 많이 만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브라질 시장에서 많이 팔린 현대 자동차 중 하나가 바로 HB20라는 소형차라는 사실이다, HB20는 브라질에만 있는 저가용 승용차로 비록 차는 저가이지만 에어컨, 파워핸들 등 내부 장치와 기술은 최첨단이다. 게다가 5년이라는 장기 무상보증기간을 자랑하는 HB20은 이제 현대자동차 브라질의 효자 상품이 돼버렸다.

 

또 다른 경우는 삼성휴대폰이다. 개인적으로 삼성 제품은 '정말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갤럭시 S5나 갤럭시 기어는 정말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가격이 너무나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중산층 사람들이 사기에도 부담이 되는 가격이고 저소득층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내는 가격이다. 그런데 그렇게 잘 만든 휴대폰 보다, 그 핸드폰 가격의 1/5이면 살 수 있고 칩(Chip)이 두 개나 들어가는 모델이 훨씬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얼핏 보면 갤럭시 S5로 착각할 정도로 외관은 잘 만들어져 있는 휴대폰 모델이다. 이같이 저가 휴대폰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아이폰 5S나 갤럭시 5S를 들고 있는 사람은 안 보여도 싸구려 삼성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내 나름대로의 결론이니 그냥 참고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 본다.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려는 제품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비싼 TV 광고 비용을 부담할 수 있고 지젤번천 같은 세계적인 톱스타를 자사 모델로 쓸 정도의 자본력이 없다면, 자사 제품에 대한 자존심을 조금 내려놓고 아예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을 해보면 어떨까? 상위 1%도 안 되는 최고소득층에게 팔 건지 아니면 99%에 속하는 나머지 소비자층을 상대할 건지에 대해 먼저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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