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 사장, 전격 교체

- 10여 년간 석유산업을 지휘해온 Ramirez 장관, 외교장관으로 옮겨 –

- 경제개혁정책에 대한 정권내 반대파 득세로 분석, 개혁 지연 우려 커져 -

□ 경제분야 관련 장관 대폭 교체

 ○ 경제부총리, 1년새 세 번째 교체

  - 지난 10년간 국영 석유공사(PDVSA) 사장이었던 Rafael Ramirez는 석유광업부 장관에 이어 2013년 10월 경제부총리까지 겸임하며, 베네수엘라 경제정책을 총괄해왔음.

  - 9월 2일 마두로 대통령이 밝힌 개각조치를 통해 Ramirez는 이전에 맡았던 자리를 모두 내놓고 정치적으로 더 중요한 외교부 장관 및 정치주권부총리(신설)에 임명됐음.

  - 경제부총리는 현 경제재정부 Rodolfo Marco Torres 장관(베네수엘라 중앙은행장 겸임)이 겸직하게 됐으며, PDVSA 사장은 PDVSA의 원유생산 부사장인 Eulogio Del Pino가, 석유광업부 장관은 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촌이자 PDVSA 판매구매부사장인 Asdrubal Chavez가 임명됐음.

□ Ramirez 경제부총리의 교체에 대한 대내외 시각

 ○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개혁조치 도입 연기를 의미

  - Ramirez는 경제부총리로서 국내외에서 정부 경제정책 개혁방향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 7월 마두로 대통령은 Rafael Ramirez에 대한 신임의사를 밝힌 바 있음.

  - 현재 베네수엘라의 경제현안으로는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가속화, 생필품 부족, 민간 분야 수입에 대한 정부의 부채상환 지연, 외환시장의 수급불균형 등이 있음.

  - 이에 대해 Ramirez는 세법 개혁을 위한 재정혁명을 도입하고, 암시장의 환율급등을 막기 위해 SICAD 2(자유외환거래시장)을 시행했으며, 외환시스템의 컨트롤타워로 Cencoex (국립대외무역센터)를 설립(경제재정부총리에 부속됐으나, 8월말부터 부통령이 직접 관리)했음.

  - 또한 최근에는 세 개로 운영되는 외환시장의 통합, 민간생산 장려를 위한 가격통제 유연화, 외채 재조정 및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 인상 등의 개선방안을 제안해 왔음.

  - 이에 따라, 이번 개각조치는 Ramirez의 경제개혁방안에 대한 마두로 대통령의 사실상의 불신임이라고 볼 수 있음.

 ○ 정부는 개혁보다는 내부 단속에 더 치중

  - 휘발유 값 인상 방안에 대해서 마두로 대통령은 “국내 석유제품 가격체계에 대해서는 인간주의적, 사회주의적 관점과 경제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지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고 밝힘.

  - 생필품 부족사태와 관련해서는 환율정책 개혁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보다는 식품의 적절한 분배를 위한 식량카드와 지문인식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 추진 중으로, 내부적인 질서 유지에 방점이 찍혀있음.

 ○ EIU 분석보고서

  - EIU의 9.5일자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개각조치로 경제개혁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가 연말까지 경제개혁을 시도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2015년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선거정국이 시작되면서 개혁이 크게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음.

  - Ramirez의 개혁방안이 좌절된 것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대한 이념적 저항, (휘발유 가격 인상에 따라 발생할) 민중불안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현재 벌어지는 가격과 외환통제의 미로에서 파생된 차익(arbitrage) 기회 제거에 대한 저항 등 세 가지 장애물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음.

 ○ 해외시장의 반응

  - 로이터 통신은 베네수엘라 내각교체에 대해서, 해외시장에서는 이를 경제개혁정책의 도입 지연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각교체 발표가 난 다음날인 9.3일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2027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이 13.29%에서 12.30%로 하락)과 PDVSA 회사채 가격(2022년 만기 회사채 가격3.4% 하락)이 떨어졌다고 밝힘.

  - IHS사는 고객들에게 “Ramirez 장관의 교체는 경제개혁의 측면에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며, 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냄.

  - Fitch사 역시 수요일, “정치권의 경제정책 수정조치 지연은 대외경제의 붕괴와 재정 및 거시경제의 불안정을 가져와 정치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음.

 ○ 현지 언론의 반응

  - 현지 일간지 El Universal지는 “대통령의 내각교체안 발표로 경제회생안에 대한 정책변경이 일차로 마무리됐으나, 경제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새로 인선된 내각에서 다뤄지게 돼 당분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함.

 ○ 민간 반정부세력의 반응

  - “연대를 위한 시민” 단체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개각조치가 물가상승과 물자부족에 대한 즉각적인 경제개혁 요구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개각조치는 “85% 이상이 돌려쓰기 또는 유임에 불과”하고, “차베스주의 내의 여러 분파들간의 권력 재분배일 뿐이며, Ramirez로부터 PDVSA를 우아하게 떼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음.

  - 또, "마두로 대통령의 조치는 경제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고, 이는 쿠바 Fidel Castro의 충고에 따라 모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어 정부에 복종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음.

□ 경영진 교체에 따른 PDVSA의 향후 전망

 ○ 경제분야와 달리 PDVSA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

  - 지질학 엔지니어이자 석유산업 전문가인 Del Pino를 PDVSA의 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석유산업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옴.

  - 스탠포드대학 석사인 Del Pino는 원유생산량이 정체를 보이는 시기에 PDVSA 개혁에 필요한 경험과 기술적 지식을 충분히 갖춘 관리자로 인정받음.(JP모건 측 평가)

  - 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촌인 Asdrubal Chavez의 석유부 장관으로의 임명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이전 라미레스가 겸임했던 석유부장관과 PDVSA 사장자리를 나눔으로써 국영기업의 규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

  - Del Pino 사장은 사장 임명과 동시에 원유생산량 확대 및 PDVSA의 재정개선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음.

 ○ 고 차베스 대통령 일가의 경제권력 강화

  - IHS의 전문가들은 Ramirez 대신 Arreaza(부통령. 차베스 대통령의 사위)와 Asdrubal(석유광업부 장관. 차베스 대통령의 사촌)이 경제권력을 차지함으로써 차베스의 가족과 마두로 간에 새로운 권력의 균형을 이루게 됐다고 보고 있음.

  - 특히 Arreaza 부통령은 8월 말부터 Cencoex(국립대외무역센터)의 관할권을 가져옴으로써 환율통제와 공공수입을 관리하는 경제권력의 핵심을 차지하게 됐음.

□ 그 외 개각조치의 주요 내용

 ○ 경제부처 외에는 논란이 돼온 부처 장관이 일부 교체됨

  - 전 외교부 장관 Elias Jaua는 공동체(Comun)부(신설) 장관으로 임명함. 이에 대해서는 야당 지도자인 현 Miranda주 지사 Henrique Capriles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됨.

  - 해상항공운송부 장관은 Luis Graterol 대신 Giuseppe Yoffreda가 장관으로 임명됨. 지난 몇 달 동안 외국계 항공사들과 항공권 판매 정상화를 위한 부채지급협상을 담당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됨.

  - 산업부 장관은 Jose Davic Cabello가 유임됐으나 상업부 장관은 최근 생필품 부족사태와 관련해 Dante Rivas가 물러나고, Isabel Delgado가 임명됐음.

  - 신설된 농식품안전주권 부총리에는 전 농림국토부 장관 Yvan Gil이 임명됐고, 음식료품의 국영 수입과 시장공급을 관장하는 식품부장관에는 Yvan Jose Bello가 임명됨.

  - 기획부 장관 Ricardo Menendez, 주택부장관 Ricardo Molina, 전력부 장관 Jesse Chacon, 노동부 장관 Jesus Martinez는 모두 유임됐음.

자료원: EIU, Reuter통신, 현지 일간지 El Universal, 기타 언론 및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