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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머리 아홉 개 달린 중국 후베이 사람들과 비즈니스하기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우한무역관
  • 2014-06-24
  • 출처 : KOTRA

 

머리 아홉 개 달린 중국 후베이(湖北) 사람들과 비즈니스하기

 

Dewell & Partners 법무법인 한승훈 고문

 

 

 

후베이성(湖北省)은 장강(6300㎞) 주변을 통치한 춘추전국시대 강국이었던 초(楚)나라의 근거지였으며, 우리에게 삼국시대로 잘 알려진 후한(後漢) 말기에는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이 조조를 상대로 화전(火戰)으로 승리를 거둔 적벽대전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20세기 초인 청나라 말기에는 교육, 법률, 도시건설, 산업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武漢)이 전성기를 맞았으며, 이 시기에 우한대학교의 전신인 자강학당이 설립됐고 현재 고속철도 노선의 기반인 베이징(北京)-우한 철도가 건설됐다. 또한 약 20개의 외국총영사관 및 외자은행이 설립되는 등 외국과의 교류 및 무역이 매우 활발하여 ‘大상하이, 大우한’이라고 불리며 당시 중국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했던 상하이(上海)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이후 심천(深), 상하이 등 연해지방이 집중적으로 발전하면서 내륙에 위치한 우한은 개혁개방 소외지역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정부의 중부개발을 위한 중부굴기(中部崛起) 정책의 중심지역으로 발전하면서 자동차 등 외국 기업의 투자진출이 확대되고 도시화, 고도성장에 따른 시장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13년 후베이성의 GDP가 2조4000억 위안(390조 2만5000억 원)을 돌파하고 전년 대비 10.1% 성장을 하면서 중국 균형발전의 견인차 및 중부 내륙의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러한 후베이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일본과 미국 그리고 프랑스 등은 1990년대부터 일찍이 진출하여 기반을 조성해 왔다. 일본의 진출기업은 닛산과 혼다를 포함한 250여 개, 미국은 IBM과 GM을 비롯한 200여 개, 프랑스는 시트로앵과 까르푸 등을 포함한 100여 개에 달하며 홍콩, 대만, 싱가포르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40개 정도의 기업이 진출하여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후베이성에 진출한 기업의 담당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후베이성의 비즈니스가 결코 만만치 않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렇다면 후베이성 상인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후베이성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첫째, 후베이 사람들은 영리하다.

중국 속담에 "하늘에 머리 아홉 개 있는 새, 땅위에는 후베이 사람"(天上九頭鳥, 地上湖北人)라는 말이 있다. 고대국가들은 곡창지대였던 후베이성을 쟁취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면서 침략과 약탈을 일삼았으며, 일반 백성들은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속에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늘 생각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인들은 후베이 사람들을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기민하고 총명하다는 의미로 "머리 아홉 개 달린 새"라고 비유한다.

 

하지만 후베이 상인들은 영리함이 지나쳐 간혹 교활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오죽하면 우한에 깃을 친 외지 상인들은 "이곳에서 장사하려면 속지 않는 법보다 속고 나서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속고 나서도 할 말 없게 만드는 자들이 후베이 장사치들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후베이 사람들과 거래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서로가 합의한 내용은 반드시 기록하여 메일과 팩스로 전달하여 근거를 남겨두어야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후베이 사람들은 체면에 죽고 산다.

후베이 사람은 "죽을 때도 연지찍고 분을 다 발라야 관속에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후베이 상인은 체면을 목숨만큼 중요시한다는 뜻이다. 후베이 상인들은 자신의 사업이 손해를 볼지언정 자신의 체면을 무너뜨리는 사람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다. 후베이 상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가격과 거래 조건보다도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앞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후베이 상인과 거래 시 후베이성의 경제 사정이나 특정제품을 다른 지역의 것과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후베이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유산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체면을 세워준다면 사업이나 거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상담 시 면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를 너무 과신하면 안 된다. 본인과 상대방의 체면을 생각해서 듣기 좋은 얘기를 해놓고 나중에 연락을 안 하거나 면담 시 와는 다른 소리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셋째, 후베이 사람은 좀처럼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후베이에는 "죽여서는 안 될 돼지를 죽인다(殺不死的猪)"라는 말이 있다. 이는 "하늘 아래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승패에 관해 자존심이 매우 강해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후베이 상인들의 모습을 묘사하는 말이다. 후베이 사람들은 앞장서서 총대를 매려하지 않는데, 이는 위험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그들의 특성이다. 또한 후베이 사람은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거나 거짓말이 들통 났을 때 좀처럼 그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후베이 상인들과 동업이나 합작을 할 때는 만일 발생할 수 있는 법적분쟁을 대비해 꼼꼼하게 계약서 등의 근거를 남겨 상대방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후베이성 같이 국제 비즈니스 경험이 부족하고 급속도로 성장하여 환경이 급변하는 지역의 경우 비즈니스 파트너를 1대1로 접촉하기보다는 경제부처 공무원 또는 그 지방의 유지들을 통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이 사업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후베이성에서 비즈니스를 하게 될 경우 대기업들은 현지 마케팅 파워가 있어서 소위 말하는 정부 "꽌시(關系:관계)" 구축이 용이한 반면, 중소기업들은 현지 정부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은 편이다. 중소기업 같이 현지정부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을 경우에는 중국 전역에 포진하고 있는 무역관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은 그 큰 땅 덩어리만큼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특성을 가진 상인들이 존재하며 그 다양성과 차이를 인식해야 중국 비즈니스에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사업은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다. 진출하려는 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는 물론 사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후베이성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우리기업들이 ‘영리하고 체면을 중시하며 지는 것을 싫어하는’ 후베이 사람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순조롭게 비즈니스를 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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