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알제리식 민주주의
  • 경제·무역
  • 알제리
  • 알제무역관 오현탁
  • 2013-07-21
  • 출처 : KOTRA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알제리식 민주주의

- 3개월간의 대통령 부재에도 심각한 국정 공백 없어 -

-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변화된 리더십을 바라는 알제리 젊은이들 -

 

 

 

□ 대통령의 오랜 공백에도 고요한 알제리

 

 ○ ‘시스템’으로 불리는 기능이 완전한 체제(이하 ‘시스템’과 동의어)

  -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2013년 4월 27일부터 7월 16일까지 의료출장으로 알제리를 비운 긴 공백 동안 어떻게 알제리가 큰 문제 없이 운영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됨.

  - 2013년 4월 27일 치료를 받으러 파리로 건너가 한동안 Invalides(앵발리드; 육군병원)에서 요양한 알제리 대통령은 국정을 떠난 지 한 달 반여 만인 6월 12일 무음 방송으로 모습을 잠시 드러냄.

  - 방송에 비친 그의 모습은 그의 열망과는 다르게 4선은 커녕 임기를 제대로 마치는 것조차 역부족으로 비쳤으며, 이로써 2014년 열리는 대선은 미궁 속으로 빠짐.

  - 하지만 국가 최고 결정권자들은 의외로 태평한 모습을 보임. ‘대통령의 공백이 장기화됐음에도 어떻게 알제리는 큰 문제 없이 운영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 알제리의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워싱턴과 파리에서는 차기 대통령 문제를 놓고 태평한 모습을 보임.

  - 6월 17일 미국 외교부 차관 웬디 셔먼은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알제리 정부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고, 5월 31일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는 “알제리 기관들의 결속력을 믿는다”고 말하며 반세기 동안 알제를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지배한 ‘매우 자치적인 시스템’에 대해 언급함.

  - 알제리인들이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이와 같은 국가 운영체계는 대통령의 부재에도 흔들림 없이 국가의 모든 기구에 영향력을 행사함.

 

부테플리카 대통령

자료원: http://www.reuters.com

 

  시스템의 전략

  - 복잡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시스템은 개인의 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중요성을 가진 상호의존적인 기관의 총체임.

  - 우아리 부메디엔 알제리 제2대 대통령(1965~1978)은 “상·하부 조직은 영속되지만,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알제리 독립 전부터 이 시스템을 고안함. 그는 1954년 알제리민족해방전선(FLN)에 참가, 1960년 알제리민족해방군(ALN)의 참모장이 돼 실권을 장악해 1962년 독립 직후 국방장관 겸 참모총장에 취임했고, 1965년 쿠테타를 일으켜 벤 벨라 초대 대통령을 축출하고 두 번째 대통령이 됨.

  - 이 시스템의 최상부에는 대통령 기관이 있는데, 대통령궁은 정권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두 조직인 알제리군(ANP:L’Armee nationale populaire)과 정보부(DRS:Departement du Renseignement et de la Securite, 과거의 Securite militaire)를 통솔함. 시스템의 하부에는 행정조직, 법원, 정당, 시민사회가 국가 전체에 뿌리를 내림.

  - 또한, 알제리 중앙은행(Banque d’Algerie)과 아프리카 최대 국영 석유회사(Sonatrach)는 상·하부 기관에 자금을 공급함.

 

□ 비 온 뒤 땅 굳은 체제

 

  ‘피해망상’과 ‘우여곡절’이 만들어낸 ‘견고함’

  - 앞서 설명한 모든 기관이 한 국가를 형성하면서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이 시스템이 독립적인 결정권과 최고 통치권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임.

  - 그러므로 이와 같은 중앙집권체제 속 알제리 정권의 민족주의적인 이데올로기와 태도는 제국주의 시대의 서구 열강에 반감을, 외국인들에게는 의심하거나 피해망상을 갖게 함.

  - 모든 결정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합의제에 의해 이루어짐. 하지만 전 알제리은행 총재(Abderrahmane Hadj Nacer)은 “유기적으로 연관된 시스템의 불투명성은 시스템을 떠난 사람들과 심지어 그 시스템에 속해 있는 이들에게도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을 도출하게 한다”고 말하며, 의사결정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함.

  - 알제리 시스템은 엘리트 군국주의자들에 의해 구성된 것이 아닌, 계속해서 커지는 사회기반(헌법기관, 군인, 석유 덕분에 갑작스럽게 신분상승을 한 상당수의 인물)을 토대로 하나의 완전한 기계와도 같은 시스템에 의해 유지됨.

  - 이러한 알제리 시스템은 민주적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중요한 원천이 됨.

  - 역사적으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사건들(1967년 알제리 군부가 부메디엔 정권의 전복을 시도한 사건, 1991년 12월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보부조차 예상하지 못한 이슬람 세력의 대대적인 승리, 체제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FLN(국민해방전선)의 결정과 상관없이 군부가 ‘*선거 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음.

   * 선거 쿠데타: 1989년 결성한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인 이슬람 구국전선(FIS)은 도시빈민과 청년층의 지지로 1990년 지방선거에서 55%의 지지율로 집권 FLN을 압도하고, '91.12 총선 1차 선거에서도 80% 이상의 지지율로 압승함. FIS의 총선 2차 선거 또한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자 네자르 장군(Khaled Nezzar) 주도 군부 쿠데타로 샤들리(Chadli Bendjedid) 대통령이 축출되고 부디아프(Mohamed Boudiaf)가 집권함.

  - 이러한 우여곡절과 *벤제디드 샤들리(Chadli Bendjedid)에 의한 몇 번의 개혁을 통해 단련된 체제는 더욱 견고해짐.

   * 벤제디드 샤들리: 1965년 부메디엔과 함께 쿠데타에 참가해 벤벨라 정권을 전복시킨 인물. 1978년 국방장관이 된 후, 1978년 대통령 부메디엔이 죽자 1979년 2월 유일한 정당인 FLN 의장으로서 단일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돼 1992년 군부의 압력으로 사임할 때까지 알제리를 통치함.

  - 앞서 프랑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이 견고함이 알제리 체제가 1962년부터 오늘까지 유지될 수 있는 주요 비결

  - 또한, 과거에 시스템이 흔들릴 때 알제리를 혼란에서 구해 낸 이가 바로 현 대통령인 부테플리카임. 예를 들어 1979년 정보국이 부테플리카가 부메디엔의 후계자가 되지 못하게 군을 압박했음에도 부테플리카가 1999년 새 대통령이 됐을 때 정보국이 그의 즉위를 극진하게 대접하는 등 시스템에 속한 기관들이 대통령 즉위 전후의 부테플리카와의 관계를 급격히 전환함. 이처럼 표리부동한 '시스템 속 기관'의 태도에도 부테플리카는 복수를 위한 칼을 빼 들기보다는 포용함으로써 권력을 장악함과 동시에 흔들리는 시스템을 재차 바로 잡음.

 

 ○ 승승장구

  - 부테플리카는 그의 두 번의 임기 동안(1999~2009) 국가 경제를 위해 150억 유로의 예산 투입, 생활수준의 향상, 정치권의 단합으로 인한 이슬람 세력과의 전쟁 종식, 국가의 발전과 더욱 강대해진 체제 등을 이뤄냄.

  - 당시 자행되는 약식 처형, 인권침해 그리고 시민 살육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비난하는 등 그의 카리스마와 외교술로 국제사회가 알제리 정부에 가지던 부정적 인식을 돌려세우는 데 성공함.

  - 이러한 그의 혁혁한 공으로 말미암아 부테플리카는 2005년 출혈성 궤양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에도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2009년 대선에 출마해 3선에 성공함.

  - 그는 세 번째 연임의 성공을 통해 시스템의 조화를 이루는 범위 안에서 권력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으면서 체제를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함.

 

 ○ 굶주린 권력자들

  - 현 대통령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최고기관들은 대통령 없이도 큰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함.

  - 하지만 유례없는 상황을 겪는 알제리 시스템은 병상에 있는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두 인물 무함마드 루가드(Mohamed Rougad ;대통령의 개인비서)와 사이드 부테플리카 (Said Bouteflica; 대통령의 동생이자 특별고문)의 개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봄.

  - 2010년 정보부에 의해 이루어진 조사는 대통령의 측근이 일련의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남.

  - 이에 굶주린 권력자들과 공생관계에 있는 알제리 언론은 계속해서 부패스캔들을 터트림. 당시 언론의 표적이 된 인물은 샤키브 켈릴(Chakib Kheli ;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어릴 적 친구로 1999에서 2010년까지 에너지 광물부 장관을 지낸 인물)

  -  ‘아랍의 봄’과 주변국의 정세불안이 알제리 시스템의 영속성을 위협할 때, 2012년 5월 8일 “우리 세대의 시대는 끝났다”고 Setif에서 부테플리카가 한 말은 사회불만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함.

  - 4번째 임기를 열망하지 않고 권력을 넘기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몇 달이 지난 후 정치권에서 그의 재임을 바라는 움직임을 낳기도 했지만, 대통령의 측근에 대한 언론의 공격이 점점 강해짐.

  - 특히,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을 보호하고 FLN을 뒤흔든 권력 계승 문제에 끼어든 대통령의 동생 사이드 부테플리카에 대한 언론의 공격이 심화됨.

  - 급기야 최근인 2013년 4월 27일 알제리 프랑스어 일간지 Le Quotidien d’Oran은 ‘사이드 부테플리카의 파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으며, 이 기사는 사실무근으로 확인됐지만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킴.

  - 이로부터 몇 시간 후 갑작스럽게 쓰러진 현 대통령은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응급치료를 받으러 파리로 떠남.

 

□ 알제리의 미래

 

 ○ 새로운 치료가 필요한 시점

  - 성미가 급한 알제리인들의 요구사항과 불안정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예로부터 지금까지 잘 적응했던 알제리 시스템

  - 끊임없이 진통을 겪은 알제리 시스템의 임시방편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임. 알제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개편이 필요함.

  - 2000년대와 같이 치안확보를 통한 평화정착, 부채 탕감, 주택건설, 사회기반시설 확립 그리고 보조금 지원 등의 조치가 아닌 독립 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 앞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프로젝트와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의 제안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 급선무임.

  - 알제리의 진정한 시험대는 내년 열리는 대통령 선거가 될 것이며, 시스템이 영속되기를 원한다면 변화는 필수불가결할 것으로 보여짐.

 

  변화만이 살 길

  - 석 달에 가까운 대통령의 공백 동안 국정은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함. 그러나 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양질의 요구사항과 대통령 건강상태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증가함.

  - 알제리의 체제는 계속 영속하기 위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것으로 예상함.

  - 알제리는 엄청난 가스 및 석유 등의 천연자원과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영토, 그리고 38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자랑함. 이처럼 모두가 인정하는 북아프리카의 잠재적 리더인 알제리를 지배하는 현 대통령은 그의 전권을 누군가에게 물려주기 싫은 내색을 보임.

  - 알제리는 불분명한 산업, 시대에 뒤 떨어진 은행시스템, 비효율적인 행정시스템, 비합리적인 사기업, 갈 길을 잃은 청년, 세대·지역·성별 간의 단절이 만연한 사회로 평가됨.

  - 알제리의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층은 더욱 강대해지고 있어, 몇 년 안에 알제리 사회가 가진 문제들이 해결되리라고 기대하기에는 그 길이 멀고도 험함.

  - 알제리가 가진 다양한 잠재력(엄청난 에너지 자원, 인력, 관광, 어업, 상업 그리고 알제리 역사에서 일어난 수많은 시련)은 오늘의 알제리를 만들었으나, 알제리가 가진 잠재력에 걸맞는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선 이러한 요소들의 활발한 개발이 필요함.

  - 오랫동안 알제리 젊은이들은 변화, 세계로의 개방, 정신적 혁명 등을 갈구하고 있음.

  - 기득권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행하는 부당한 방식은 청년들의 바람과 전반적인 사회 흐름(‘아랍의 봄’ 이후 동요하는 북 아프리카 지역)을 비춰보았을 때 더는 쉽게 용인되지 않을 것임.

 

 

자료원: 2013년 6월 23~29일 Jeune Afrique, KOTRA 알제 무역관 자체자료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알제리식 민주주의)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