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이스라엘의 방위산업

 ○ 한국에서 근무한 뒤 올해 귀국한 이스라엘 외교부의 한 직원은 한국에 있을 때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이스라엘 군사작전과 방위산업에 대한 각종 질문에 답하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언론에 이스라엘식 응징, 이스라엘산 무기도입 등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호전적인 상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단호함과 강력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군사작전은 잘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보복 공격뿐만 아니라 선제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1월 이란의 테헤란에서 이란의 핵개발 책임자가 자동차 폭발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란 정부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이스라엘이 배후라고 공개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군사작전은 막강한 방위산업 때문에 가능하다. 이스라엘에서 방위산업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은 1973년 욤키프루 전쟁 이후부터이다. 욤키푸르는 속죄일로써 모든 이스라엘 국민이 일하지 않고 그동안 지은 죄를 온종일 하나님께 기도하며 용서를 구하는 날인데, 이날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쟁 끝에 겨우 승전했으나 적의 기습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일깨워 주었다. 이스라엘의 방위산업은 이때부터 적의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는 항공정찰, 레이더, 미사일, 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육성, 발전하기 시작했다.

 ○ 이스라엘의 핵심 방산업체는 8개 사이다. 이스라엘 최대 방산회사는 세계 30대 방산업체인 IAI (Israel Aerospace Industries)이다. 전투기, 헬리콥터, 무인정찰기, 교란장비, Arrow 등 각종 미사일 등을 제작하는 종합 방산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도로 이스라엘은 최초 인공위성 발사를 한번에 성공했다. 그다음으로 공격 및 방어용 미사일을 생산하는 Rafael 사, 육·해·공에서 쓰이는 폭탄과 미사일 엔진을 생산하는 IMI 사, 파일롯트 헬멧과 정보시스템의 Elbit 사, 항공기 방어·컨트롤 및 레이더 시스템의 Elisra 사, 전투현장에서 필요한 정보통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ECI Telecom 사, 무선 암호체계의 Motorola Israel 사, 통신시스템의 Tadiran 사 등이 있다.

 ○ 이들 기업의 생산품목은 크게 항공우주 관련 무기와 정보통신으로 구분된다. 정부가 고객인 방위산업의 특성상 3대 방산회사인 IAI, Rafael, IMI은 정부기관의 연구개발 또는 사업부서의 형태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된다. 현재에도 이들 3대 회사의 주주는 이스라엘 정부인데 더 강력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이들 기업을 통합하는 방안도 업계에서 제안되고 있다. 모든 방산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을 병행하며,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급뿐만 아니라 수출까지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 직접적인 공격용 무기뿐만 아니라 군사작전에서 필수적인 정보통신기술도 이스라엘은 매우 우수하다. 한 예로 이스라엘은 2009년 가자를 공습하기 전에 가자지역 민간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차적으로 주민의 피신을 요구하는 전단을 항공기로 살포한 후 폭격 대상지역의 가정에 직접 25만 통의 전화를 걸어서 피신할 것을 경고했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가자지역의 모든 정보를 갖고 있었다.

 ○ 군사분야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에는 이스라엘 특유의 엘리트 부대가 결정적으로 기여함. 이스라엘 고교졸업생 중 상위 2%의 인재 중에서 선발해 구성된 엘리트 부대가 군의 작전 수행 시에 필요한 장비와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임. 이들은 제대 후 이스라엘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이끌었고, 이제는 이렇게 발달한 정보통신이 이스라엘 군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문가들도 엘리트 부대가 없었으면 현재와 같은 이스라엘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 그러나 무엇보다도 강력한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바탕에는 나라를 지키려는 유대인의 절박함 때문에 가능했다. 유대인은 팔레스타인 땅을 떠난 지 2000년 만에 돌아와 다시 나라를 세웠는데 또 빼앗기면 기약 없이 떠돌며 전 세계에서 핍박받는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것이다.

자료원 : 2011.1.17. 헤럴드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