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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21세기 최우선 과제' : 극동, 북극지역의 발전 전망
- 경제·무역
- 러시아연방
- 블라디보스톡무역관
- 2024-10-07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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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부, 주택융자 2% 상품 제공 등 자국민 극동 유치를 위한 노력 지속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9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극동지역과 북극지역의 개발은 21세기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라 밝히며,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극동과 북극지역은 경제/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한데, 그 이유는 이 지역이 ①중국 등 아시아태평양의 거대 경제권과 연결되는 길목에 위치하며, ②서방이 세계 곳곳에 설치해 놓은 장애물들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우 사태로 인해 유럽과의 교역이 줄어들고, 러시아 서쪽 국경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장비 배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실상 그 어떤 장애물이 없는' 극동과 북극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극동지역
극동(Far East)지역이란, 통상적으로 바이칼호를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 자치공화국과 주들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는 자연적 경계선이 '우랄 산맥'이라면, 극동과 시베리아를 나누는 것은 '바이칼호'인 셈이다. 극동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연결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산업 및 인프라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극동 지역에는 총 29개의 항구가 있으며, 시베리아 횡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분기선 개념인 바이칼-아무르 철도가 지나간다. 또한, 넓은 영역에 걸쳐 다이아몬드, 석유, 가스, 금, 석탄, 폴리메탈 등이 매장되어 있는 천연자원의 보고다. 반면, 넓은 영토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8백만 명(전체의 5.56%)으로 유럽대륙의 러시아와 비교했을때는 작은 수준이다. 극동지역에 포함되는 주와 공화국은 다음과 같다.
<극동지역의 면적과 인구>
연번
지역명
면적(km²)
인구(2024년 기준, 명)
1
아무르 주
361,908
750,083
2
부랴트 공화국
351,334
971,922
3
유대인 자치구
36,271
141,802
4
자바이칼 주
431,892
984,395
5
캄차카 주
464,275
288,947
6
마가단 주
462,464
133,387
7
연해주
164,673
1,806,393
8
사하 공화국(야쿠티야)
3,083,523
1,001,664
9
사할린 주
87,101
457,590
10
하바롭스크 주
787,663
1,278,132
11
추코트카 자치구
721,481
48,029
자료: 러시아 통계청
<극동지역 지도>
자료: Roscosmos(러시아 연방 우주공사)
<바이칼-아무르 철도 노선>
자료: dzen.ru북극지역
러시아의 북극지역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발전 잠재력이 높은 땅이다. 최근 북극항로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의 17%가 북극지역에서 생산되며, 가스 생산량은 무려 8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다이아몬드, 금, 석탄, 니켈, 구리, 코발트 등의 자원도 풍부하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20년, '북극개발 및 국가안보 전략 2035'를 발표하고 ▲사회발전, ▲경제발전, ▲인프라개발, ▲환경보호, ▲국제협력, ▲군사안보 과제를 수립하여 이행할 만큼 북극지역에도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러시아 헌법 혹은 행정법에서 북극지역을 따로 정의한 것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아래의 지역이 북극지역에 해당된다.
<북극지역의 면적과 인구>
연번
지역명
면적(km²)
인구(2024년 기준, 명)
1
무르만스크주
144,902
656,438
2
카렐리아 공화국
180,520
523,856
3
아르한겔스크주
589,913
998,072
4
코미공화국
416,774
720,610
5
네네츠자치구
176,810
42,224
6
야말로-네네츠자치주
769,250
515,960
7
크라스노야르스크주
2,366,797
2,846,120
8
사하 공화국(야쿠티야)
3,083,523
1,001,664
9
추코트카 자치주
21,481
48,029
자료: 러시아 통계청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극동지역의 GRP(지역내 총생산)는 모스크바와 그 중심도시로 이뤄진 '중앙연방지구'의 GRP의 1/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최근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극동과 북극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교역을 활성화(특히 에너지 수출)하여 자국경제의 유럽 의존도를 줄이고, 다극화 세계질서를 세우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서부로의 인구 유출 문제, 러-우 사태로 인한 외국인 투자 부진 등 현실적 어려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극동지역과 중앙연방지구(모스크바 포함)의 GRP 차이>
지역명
2020년
2021년
2022년
중앙연방관구
3482억 3473만 달러
(32조1678억 루블)
4503억 269만 달러
(41조5923억 루블)
5128억 2818만 달러
(47조 3675억 루블)
극동지역
653억 7547만 달러
(6조 0375억 루블)
833억 954만 달러
(7조 6937억 루블)
958억 8998만 달러
(8조 8555억 루블)
자료: 러시아 통계청
러 정부의 고민 : 어떻게 극동과 북극지역을 '살고 싶은 땅'으로 만들 것인가?
여러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극동 및 북극지역은 지속적인 인구 이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인 모스크바와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으로 국가의 경제, 정치, 문화가 집중되면서, 일명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상당한 극동의 청년들이 서부 러시아로 떠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자 러시아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극동지역 융자 프로그램'이다.
1) 내 집 마련의 꿈을 시행할 수 있는 극동지역
러시아 정부는 '극동 융자 프로그램'에 따라, 극동지역에 신축 주택을 구매하거나, 개인주택을 건설하고자 하는 러시아인에게 2%의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2024년 9월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 금리가 19%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총 3,500억 루블(37억 9083만 달러) 규모의 대출이 시행됐으며,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연해주(대출 건수 2만건 이상, 대출액 990억 루블(10억 7214억 달러)) 이상이었다. 그 뒤로는 사하공화국(대출 건수 1만 7천건, 대출액 800억 루블(8억 6603억 달러)), 하바롭스크주(대출 건수 1만 1천건, 대출액 470억 루블(7억 6241억 달러)) 순이었다.
극동 융자 프로그램은 연 2%의 저리로 최대 20년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최대 대출 가능금액은 6백만 루블(6만 4840달러)이다.
<러시아 총리 주재로 개최된 극동 융자프로그램 회의(2020년)>
자료원: 러시아 정부
주: '내 소유의 땅에서 일하고 살자'라는 홍보문구가 쓰여 있다
2) 본인 소유의 땅을 가질 수 있는 극동/북극지역
또, 러시아 정부는 '헥타르 프로그램' 정책에 따라, 극동지역 이주를 희망하는 자국민에게 5년 간 일정 규모의 토지를 무상 제공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극동 및 북극지역에서 최대 1헥타르의 토지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개인은 토지를 비즈니스 혹은 임대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제공받은 토지에 '극동 융자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새로운 집을 지을 수도 있다. 통계예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약 12만 명의 러시아인이 헥타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12만 명 중, 40% 이상은 '주택 건설' 용도로 토지로 활용했고, 약 35%는 농업의 용도로, 18%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활용했다.
최근 러-우 사태로 인해 VISA, MASTER 결제가 막히고 국외 비행편이 줄어들자,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러시아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인에게도 생소한 극동과 북극지역은 나름의 인기있는 관광 명소다. 이러한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듯, '헥타르 프로그램'으로 토지를 무상임차 받고 여행자를 위한 숙소 등을 건설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러시아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3) 일자리가 탄탄한 극동/북극지역
러시아 청년들도 한국 청년과 마찬가지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이주하는 경향이 높다. 러시아 정부도 이를 인식하듯,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을 극동에 유치하고자 노력 중이다. 전통적으로 발전한 광산, 석유 산업 외에도 물류인프라 산업, 서비스 산업, 관광 산업 등에 집중적인 투자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9차 동방경제포럼'에서 프로젝트 성과를 언급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들이 창출되고 있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존재하는 모스크바와 지방 간의 임금격차는 러시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2024.5-6월 러시아 지역별 평균임금>
지역명
2024년 5월
2024년 6월
러시아 전체
86,384 루블(935 달러)
89,145 루블(965 달러)
1위 중앙연방관구(모스크바 포함)
105,131 루블(1138 달러)
110,067 루블(1192 달러)
2위 극동연방관구
101,646 루블(1101 달러)
100,810 루블(1091 달러)
3위 북서연방관구(상트페테르부르크 포함)
95,912 루블(1006 달러)
96,761 루블(1048 달러)
4위 우랄연방관구
95,218 루블(1031 달러)
93,959 루블(1017 달러)
5위 시베리아연방관구
77,383 루블(838 달러)
80,024 루블(866 달러)
6위 프리볼스키연방관구
65,449 루블(709 달러)
67,234 루블(728 달러)
7위 남연방관구
62,247 루블(674 달러)
64,939 루블(703 달러)
8위 북캅카스연방관구
50,412 루블(546 달러)
53,617 루블(581 달러)
자료: 러시아 통계청
극동/북극지역의 인프라 개선 사업
지난 8월, 러시아 부총리이자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인 유리 트루트녜프가 주최한 '극동지역의 사회경제발전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해당 회의에서는 극동지역의 인프라 개선, 보조금 지급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 되었다. 극동지역 개발에 필요한 2025년 보조금 예산이 283억 루블(3억 570만 달러)로 책정됐고, 새로운 과제가 선정되었다. 러시아 총리는 회의를 통해 극동지역에 창조산업센터를 구축하고, 현대적인 교육기관을 극동지역에 설립해야한다고 밝혔다.
하바롭스크주의 경우, '하바롭스크 광역도시화 장기계획'에 들어가는 아무르 강 조경 개선을 위해 자전거 및 보행자도로가 강변에 설치되고, 전망대, 원형극장, 지상주차장, 강변도로 등이 새로 건설될 예정이다. 강변도로는 하바롭스크에서 새로 건설 중인 '극동예술 박물관'과 신규 주거지역인 '고로드스카야 가반'을 연결하게 된다.
연해주의 경우, 블라디보스톡 루스키섬에 '혁신과학기술센터'를 설립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혁신과학기술센터는 극동지역의 생물학, 생명공학, 해양공학, 정보기술 개발을 위한 과학교육단지로 사용될 것이며, 총 4개의 단지가 들어선다.
<하바롭스크 강변에 들어서는 신규 주거지역 '고로드스카야 가반' 조감도>
자료원: 하바롭스크시 SNS(VK.com)
전망 및 시사점
극동과 북극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이를 인식하듯, 각종 혜택과 정책을 내세우며 극동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서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인프라시설, 청년층의 이탈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한,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극동지역 개발에 치중된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북극지역에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에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극동, 북극지역 개발은 21세기 러시아의 최우선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러시아는 극동과 북극지역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경제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극동지역의 개발 파트너로서 아시아 국가들(한국, 중국, 일본)을 우선 순위로 고려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최근 러-우 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에게도 극동진출은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많은 이점이 있으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해당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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