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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치매 문제에 디지털 혁신으로 대응
- 경제·무역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4-06-26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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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일본인의 30%가 치매 또는 위험군
치매 산업, 2050년까지 2000억 엔 규모로 확대 전망
첨단기술 기반으로 치매 환자 위한 기기 개발 필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수의 증가와 돌봄 비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에 따르면, 현재 매 3초마다 한 명이 치매에 걸리고 있으며, 2030년에는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7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전 세계 경제 손실은 약 2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천 명당 치매 환자 수는 OECD 평균이 14.7명이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이 수치가 23.3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으며, 2037년에는 38.4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 2017년에 9.6명으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2037년에는 23.8명으로 급증하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치매 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한국에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후생노동성이 2024년 5월 발표한 장래추계에 따르면, 2050년 일본의 치매 환자 수는 58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또한 인지 기능 저하를 겪는 '경도인지 장애(MCI·Mild Cognitive Impairment)' 인구는 63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 환자와 MCI 인구를 합친 수는 총 1217만 명으로,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며, 일본 인구의 약 30%가 이 증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 의식의 향상 등으로 인해 지난 발표 추정치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치매는 이제 일본의 국민병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이를 국회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치매 환자가 존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생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는 최초의 치매 관련 기본법인 '치매기본법'이 시행됐다. 일본 정부는 가을까지 치매 대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치매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간병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보고에 따르면, 2025년에는 필요한 개호 인력이 243만 명에 이르지만 약 32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에는 이 부족 수치가 69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인력 부족은 '비즈니스 간병인'이라 불리는 직장인의 재택 간병, 18세 미만 자녀의 간병 참여, 자녀 양육과 부모 간병을 동시에 해야하는 '더블 케어'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낳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가 2030년에 연간 9조 엔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간병인의 처우 개선과 외국인 인력 수용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부족한 인력을 충분히 보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인구 1000명당 치매 환자 수(전 연령)>
※막대그래프는 2017년 실적, ▲표시는 2037년 예측치.' OECD35'는 OECD 회원국(통계조사 당시 35개국)의 평균치.
[출처 : OECD]
<치매 및 MCI(경도인지 장애)환자 수의 미래 인구 추계>
[출처 : 내각관방 치매 대책 추진 관계자 회의]
이러한 상황에서 치매 환자와 간병 인력 부족 문제에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기노유키 노부유키 리서치 컨설팅 부문장은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50년에는 일상생활에서 치매에 대응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종합연구소는 2025년 치매 환자의 생활 지원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778억 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시장은 2050년까지 2000억 엔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치매 관련 비즈니스의 시장 규모>
[출처 : 니혼게이자이신문 전자판]
치매 관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가스온수기 업체 린나이는 고령자와 치매 환자를 고려해 사용이 간편한 가스레인지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버너 주변을 검은색으로 통일하고, 좌우 쿡탑과 조작부에 같은 색을 사용해 불이 켜진 쿡탑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외에 여러 기업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공간 인지 능력 저하를 겪는 이들을 위해 음성 안내를 제공하는 거리 걷기 앱을 개발한 루빅(LOOVIC), 개발한 과소비를 방지하는 쇼핑 구조를 개발한 카에루(KAERU),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소리로 TV 소리를 변환하는 스피커를 개발한 시오노기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율을 기록하며, 사회 전체가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인간의 쇠퇴를 수용하고 주변의 부담을 경감시킬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더욱 요구된다.
<치매 관련 일본 기업 비즈니스 사례>
린나이가 개발한 시니어 세대를 위한 가스레인지 'SAFULL+' (가격: 23만1000엔)
https://rinnai.jp/products/kitchen/gas_conro/gc_safullplus/safullplus_point
실수 방지를 위한 컬러링 기법은 시인성을 높이는 한편, 노화에 따른 색각 변화에도 대응한다. 대형 냄비 받침대는 냄비를 안정적으로 올려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느린 속도와 구어체 표현을 사용한 음성 안내는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가스불 조리 시 조작 실수나 불 끄기를 잊어버리는 문제를 해소한다.
루빅(LOOVIC)이 개발한 핸즈프리 음성 내비게이션 앱
음성 길 안내 앱이 길을 잃기 쉬운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이 앱은 공간 인지 능력이나 지도 이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고도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앱의 지도상에 자신의 목소리나 다른 음성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해당 위치에 도달하면 등록된 음성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이어폰을 통한 음성 안내는 물론, 목걸이형 전용 기기를 통한 진동 촉각 안내도 가능해 사용자가 보다 직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기술은 2023년 세계 최대 테크박람회 CES에서 ShowStoppers Omdia mobility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VUI:Voice User Interface
카에루(KAERU)가 개발한 쇼핑 도우미 앱
https://kaeru-inc.co.jp/services
인지 기능 저하로 금전 관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AgeTech/FinTech 서비스가 개발됐다. 이 서비스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쇼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계된 스마트폰 앱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사용자는 결제용 선불카드를 앱에 연동시키고, 일일 쇼핑 한도액 설정, 이용 시 즉시 알림 및 메모-리마인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결제용 카드는 본인이 소지하며, 가족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쇼핑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쇼핑에 대한 안심감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삶의 질 유지에 기여한다.시오노기헬스케어가 개발한 감마파 사운드 스피커 '키키파(kikippa)' (가격: 9만9000엔)
https://www.shop.shionogi-hc.co.jp/lp/kikippa01/product.html
외장형 스피커가 TV 등의 음성을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해 40Hz로 변조한 '감마파 사운드'로 출력한다. 이 제품은 '소리 자극을 통한 뇌 활성화와 인지 기능 개선'이라는 목표로 개발됐다. 40Hz 변조된 소리 자극은 쥐의 뇌에서 감마파를 유발하며, 이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의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기술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출처 : 각사 홈페이지]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 수의 증가와 돌봄 비용의 상승,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치매 환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으며, 국가 전체가 치매와 공생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반면, 젊은 간병 인력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로 인한 불균형은 심각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도입도 언어적 장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책으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가 이러한 기기를 이용할 경우 사용법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어, 의식하지 않고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료: 일본경제신문, OECD, 후생노동성, 내각관방, 린나이, LOOVIC, KAERU, 시오노기헬스케어 등의 자료 및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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