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020년 7월에 각의 결정된 '성장 전략 후속 조치'중 '결제 인프라의 재검토 및 캐시리스(비현금결제) 환경 정비'에서 '2025년까지 금융 분야의 국내총생산(GDP) 25조 엔 달성', '2025년 6월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율 40% 실현'을 목표로 하는 두 가지 핵심 성과지표(KPI)를 제시했다. 캐시리스화를 포함한 결제 인프라의 고도화가 일본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비접촉 소비가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도 캐시리스(비현금 결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일반사단법인 캐시리스추진협의회가 발표한 ‘캐시리스 로드맵 2021'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 내 전체 결제수단 중 비현금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의 캐시리스 비율은 2018년 기준 94.7%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중국도 77.3%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과 중국 이외의 나라의 캐시리스 비율도 대략 40~60% 정도에 이른다. 

<세계 주요국의 캐시리스(비현금 결제) 도입률(2018년 기준)>

주: 세계은행「Household final consumption expenditure(2018 년(2021/2/17 판))」,

BIS「Redbook」의 비현금 수단에 의한 연간지불금액에서 산출. 중국의 경우 Euromonitor International 자료 참조

[자료: 일반사단법인 캐시리스추진협의회 ‘캐시리스 로드맵 2021’ ]

일본 정부의 캐시리스 추진 현황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 엑스포 개최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중을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목표치 40%로 설정한 이유는 캐시리스 정책 추진을 결정한 시점의 주요국의 캐시리스 결제 비율 평균치가 약 40%였기 때문이다. 닛세이 기초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비중은 약 30%로 추정된다. 일본은 전체 캐시리스 결제 수단 중 신용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며, 신용카드 결제를 중심으로 캐시리스화가 진전돼 왔다.  

<2008년~2020년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비중 추이>

[자료: 닛세이 기초 연구소]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종류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비율의 세부 내역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캐시리스 결제 수단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4.0%로 가장 크며 전자화폐(1.9%), 직불카드(0.56%), QR코드 결제(0.31%)가 뒤를 잇는다. 

<2018년과 2019년 일본의 현금결제 비율 비교>

(단위: %)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코로나19를 계기로 QR코드 결제가 급속도로 보급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 이후 일본 내에서도 비접촉 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QR코드 결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반사단법인 캐시리스추진협의회의 QR코드 결제 이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일본 내 QR코드 송금 건수는 44,329건으로 불과 2년 전인 2018년(2,573건) 대비 무려 17배나 증가했다. 일본의 핀테크·결제 전문기업 GMO Financial Gate에 따르면, 일본 내 QR코드 결제 서비스가 급속도로 보급된 요인 중 하나로 소프트뱅크그룹, NTT도코모, 라쿠텐그룹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 통신사 및 인터넷 기업이 포인트 환원 등 공격적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2018~2020년 일본 내 QR코드 연간 송금 금액 및 송금 건수 추이>

[자료: 일반사단법인 캐시리스추진협의회 ‘QR코드 결제 이용 동향 조사’]

비접촉 결제 도입 확대 

일본에서 QR코드 결제를 중심으로 비접촉식 결제 방식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기존의 신용카드 회사도 비접촉 간편 결제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신용카드사 Visa는 2020년 신용카드의 비접촉 터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20년 3월 기준 Visa의 터치 결제 대응 카드의 발행이 2,390만 매를 넘어섰으며 카드 이용 가능 점포도 음식점, 약국, 서점, 백화점, 상업 시설 등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Visa 터치 결제 TV 광고 캡처 화면>

[자료: Visa]

소매 유통 대기업은 코드 결제를 마케팅에 활용

일본의 소매 유통 대기업 이온(AEON)은 2021년 9월 코드 결제 ‘AEON Pay(이온 페이)’에 대응하는 이온 독자 앱 ‘iAEON(아이이온)’을 론칭했다. 자사 앱에 독자적인 결제 수단를 포함시킴으로써 고객의 구매 이력을 파악하고 개인 맞춤형 마케팅의 전개하려는 목적이다. 이온은 ‘iAEON(아이이온)’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은 고객에게 상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고객의 재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각종 할인 쿠폰 및 이벤트 정보 등 다양한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한다.  

<이온의 앱 iAEON(아이이온). 왼쪽은 홈 화면, 오른쪽은 AEON Pay(이온 페이)의 화면>

[자료: 이온(AEON)]

시사점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비접촉 소비가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도 캐시리스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캐시리스 시장은 대기업 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으로, 신규 플레이어의 시장 진입에는 많은 제한이 따른다. 현재 일본 내 QR코드 결제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PayPay(페이페이)가 2022년 4월 LINE Pay(라인페이)와 경영 통합을 마무리하면 업계 1위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일본의 캐시리스 시장에서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는 포인트 카드와의 일체화다. 상품을 구입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포인트 카드와 결제용 QR코드 서비스가 일체화되면 결제 프로세스가 한층 더 편리하고 신속해져 고객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일본 1위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은 이미 PayPay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 앱에서 PayPay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캐시리스 결제 서비스 제공 기업이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2020년 일본의 대기업 통신사 NTT도코모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자금이 부정하게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향후 캐시리스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고객의 편의성 확보와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고객 데이터의 철저한 보호 및 관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 닛케이신문, 일반사단법인 캐시리스추진협의회, 일본 경제산업성, GMO Financial Gate, 닛세이 기초연구소, 각 사 홈페이지 및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