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P2E(Play to Earn) 게임’일 것이다. 돈 쓰는 게임에서 돈 버는 게임으로 게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게임 산업은 게임 유저가 강한 캐릭터를 보유 및 유지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 아이템 구입하는 ‘P2W(Pay to Win)’ 구조였다면, 최근 업계에서는 블록체인과 게임을 접목하여 돈 쓰는 게임과는 반대인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은 ① 아이템을 획득(채굴)하여 암호화폐로 교환하거나 ②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NFT화해 거래할 수 있다.

 

① 한국 게임 개발사에서 출시한 ‘미르4’를 예로 들면, 아이템 장비를 제작하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는 흑철이라는 재화가 필요하다. 흑철은 게임에서 채광이라는 작업을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이 흑철을 ‘드레이코’라는 토큰으로 전환한 후 가상자산인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하여 현금화 할 수 있다. 

  · 코인: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메인넷)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소유한 것(예, 비트코인, 이더리움, 퀀텀, 스팀 등)

  · 토큰: 메인넷을 소유하지 않은 경우로 쉽게 위 코인의 기술력을 빌려 만든 코인임. 코인이든 토큰이든 상장만 되면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

 

②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위의 예처럼 흑철 10만 개당 드레이코 1개로 대체가 불가능한, 고유성과 희소성을 가진 디지털 소유권이다. ‘미르4’에서는 캐릭터 레벨이 일정 이상 도달하면 캐릭터를 NFT화시켜 거래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캐릭터 거래 시 본인 계정까지 넘겨줘야 했지만 이제는 캐릭터만 판매가 가능하다. 이로써 유저들은 공들여 키운 게임 캐릭터의 소유권을 인정받고 고유한 자산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인 P2E게임

 

글로벌 디앱(DApp) 정보 제공 서비스 플랫폼 댑레이더(Dapp Radar)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사용되는 전체 지갑 수를 의미하는 순활동지갑수(UAW, Unique Active Wallet)는 2021년 270만 개 이상으로 전년대비 592% 증가했다. 이 중 140만 개 이상의 UAW가 블록체인 게임에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블록체인과 상호작용하는 지갑을 보유한 이용자들의 절반 이상이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된 게임을 즐긴다는 것이다.

 

2021년 7월까지는 디파이(DeFi)*에 의한 UAW가 많았으나 8월부터 P2E게임에 의한 UAW가 디파이를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P2E게임의 성장에는 베트남 스타트업 게임사 스카이마비스가 제작한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인 '엑시인피니티(Axie Infinity)'의 큰 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디파이: 탈 중앙화(Decentralize)와 금융(Finance)의 합성어로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금융서비스

 

<2021년 순활동지갑수>

(단위: 백만 개)

[자료: 댑레이더]

P2E게임은 특히 필리핀이나 베네수엘라와 같은 신흥 경제국에서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P2E게임에 대한 열풍은 블록체인 게임 및 인프라의 투자로도 이어졌다. 2021년 벤처투자사에서는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8,000만 달러보다 약 5,000% 증가한 수준이다.

 

<2021년 블록체인 게임 투자금액>

(단위: 백만 달러)

기업명	투자금액
Forte	930
Sorare	783
Dapper Labs	607
Animoca Brands	221
Sky Mavis	161
OpenSea	123
Mythical Games	120
The Sandbox	93
Immutable	77
IMVU/Together Lab	35
Enjin	23
Yield Guild Gaming	22

[자료: Blockchain gamers biz, 댑레이더]

 

데이터조사 전문업체 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가 많았던 P2E게임은 아래와 같다.

<인기 P2E 게임>

[자료: Statista, 각 사 홈페이지]

 

현재 글로벌하게 가장 인기있는 게임이라고 하면 베트남의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가 손꼽힌다. 포켓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게임은 엑시라는 애완동물로 전투를 하거나 교배를 통해 새로운 엑시를 만들 수 있다. 엑시마다 능력치, 희귀도가 다 다르고 캐릭터 자체가 NFT이기 때문에 캐릭터 거래가 가능하며, 전투를 통해 토큰을 확보할 수도 있다. 2021년 3월 엑시인피니티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약 2만 명이었으나 12월에는 250만 명을 돌파해 9개월간 14,400%가 증가했다. NFT 거래량 역시 3분기에는 106억 달러의 거래량을 보여 동 분기 전체 NFT 거래량의 19.5%를 차지하기도 했다.

 

<엑시인피니티의 NFT 거래량>

[자료: 댑레이더]

 

인도네시아에서도 확산 중인 P2E게임

 

구글 트렌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인도네시아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이슈인 P2E게임에 대한 관심이 2021년 하반기 들어 급상승했다. ‘NFT Game’이라는 키워드는 작년 12월 검색 빈도가 가장 높은 키워드였다.

 

<구글 트렌드(키워드: NFT Game)>

주: Y축은 특정 지역과 기간을 기준으로 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 대비 검색 관심도를 나타낸 것으로 검색빈도가 가장 높은 검색어가 100임.

(검색 조건: 국가-인도네시아, 기간: 2020.12.1.~2021.12.31.)

[자료: 구글트렌드]

 

인도네시아 인터넷 뉴스 Filemagz 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인기있는 NFT 게임은 아래와 같다.

 

<인도네시아 내 인기 P2E 게임>

[자료: filemagz.com, 각 사 홈페이지]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 역시 P2E게임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게임 패러다임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Oragonbsc에서 개발한 게임 OragonX는 전투게임으로 일본, 베트남,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게임 투자 개발에 참여했다. 이 게임의 출시를 시작으로 현지 게임 개발사에서 다양한 P2E게임을 개발 및 출시하여 글로벌 유저들을 모으고 있다.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 제작 P2E 게임>

[자료: hybrid.co.id, 각 사 홈페이지]

 

인터뷰

게임 'Soulcops'을 개발한 Soulcops Inc의 마케팅 책임자인 Novrizal Partam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내 P2E게임 현황 및 전망에 대해 확인했다.

Q1) 게임 Soulcops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Soulcops는 경찰 활동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정의를 위해 반군과 싸우는 스토리로 2020년도에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로 기존 계획에서 게임을 통한 NFT시장 진출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데모버전으로 ‘22년 3월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Q2) P2E게임 시장으로 진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2)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NFT를 활용한 P2E게임으로 제작하는게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게임 산업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전망하는데 P2E게임은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인도네시아 게임 유저들을 유치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개발한 P2E게임이 많이 없다 보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3) 인도네시아 내 P2E게임 시장은 분위기가 어떤가요. A3) 인도네시아 게임 시장 규모는 매우 크지만 P2E 게임의 경우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동남아 중에서도 특히 필리핀이 이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많은 젊은 인구와 돈을 벌 수 있다는 요소 때문에 P2E 게임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Q4) 유저들이 Soulcops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나요. A4) Soulcops 역시 다른 P2E 게임과 구조는 비슷합니다. 유저들은 전투에서 승리할 때마다 BADGE라는 코인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BAGDE 자체로 암호화폐의 가치가 있으며, 해당 코인을 통해 NFT아이템 구매도 가능합니다.

Q5) P2E게임 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A5) 돈을 쓰던 게임에서 돈을 버는 게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P2E게임의 인기는 올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새로운 것이 다소 늦게 도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P2E게임은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빠른 시간 내 진입하여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미를 위한 게임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게임으로 변모된다면 게임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게임보다 더 오락적인 요소들이 많이 추가되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사점

 

Global Web Index에 따르면 약 86%의 인터넷 사용자가 게임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의 패러다임 변화는 미래 게임 산업의 주류가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블록체인 플랫폼 ‘어댑터’의 운영사인 시니스트가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P2E NFT 낚시게임 개발을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낚시게임 ‘피싱훅’의 6000만 명의 동남아시아 유저 중 인도네시아 유저는 4500만 명으로  P2E NFT 낚시게임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 역시 글로벌 게임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P2E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P2E게임 산업의 성장이 전망된다.

 

 

자료: 댑레이터, filemagz.com, hybrid.co.id, CoinMarketCap, tripleA, Pratama, GWI, KOTRA 자카르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