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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갈등과 경제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미국 비료산업
  • 트렌드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 2022-10-17
  • 출처 : KOTRA

비료 가격 폭등, 식량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미국은 비료 자급화 노력 강화

비료산업 중요도 갈수록 높아져…비료 기업들도 혁신 추구

비료는 상당수가 특정 지역과 기업들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국제 거래 규모가 매우 큰 상품이다. 미국은 2020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로 비료를 수출하는 수출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양의 비료를 수입하는 수입국이기도 하다. 미국 농무부(USDA)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천연가스 및 암모니아 등 관련 에너지와 광물의 공급 제한과 높은 비용, 글로벌 수요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의 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이 맞물리고 있어 미국에서 비료 가격은 2021년 이후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료 산업은 자국 내 식량 생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 농무부는 2022년 3월 11일 미국 내 비료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이후에 비료 가격이 폭등하자 9월 27일 향후 5년간 미국 비료회사에 최대 1억 달러씩 총 5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비료 생산 확장 프로그램(Fertilizer Production Expansion Program)'을 추가로 발표했다. 2022년에만 벌써 두 차례의 비료 생산 지원에 나선 것이다. 지정학적 갈등과 경제 위기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비료 산업의 최근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내에서 급등하는 비료 가격과 식량 생산 비용

 

블룸버그의 분석 기관인 그린 마켓(Green Markets)에 의하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해 일부 공장이 생산을 폐쇄하거나 축소하면서 지난 9월 초 북미의 주간 비료 가격 지수는 11% 이상 상승하며 3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 비료는 중간체인 암모니아를 통해 제조되는데, 암모니아 제조에 필요한 수소 공급원으로 천연가스가 사용돼 천연가스 가격과 공급이 비료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비료 수입 의존도가 높기에 미국 내 비료 가격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으며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

 

<미국 질소 비료 가격 추이>

(단위: US$/톤)

[자료: Green Markets, Bloomberg]

 

미국의 식량 생산 비용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식량 생산 비용은 사상 최대인 18%까지 치솟아 662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가장 큰 원인은 비료 가격 상승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상품시장을 흔들고 있고 세계의 곡창지대 중 하나인 흑해로부터 중요 곡물 선적에서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위해 점점 더 미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미국산 식량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경제 전반에 파급되고 기아 수준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식품 가격은 최근 몇 달 동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상승하는 미국의 식량 생산 비용과 원인>

(단위: 십억 달러)

[자료: USDA]


비료 자급화 노력 강화하는 미국


국가의 식량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 비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수요가 폭등하자 미국 농무부는 2022년 3월 11일 미국 내 비료 생산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농민들이 시장에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미국산 비료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의하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시장 지배적인 비료 공급업체와 독립적일 것, ▲해외 공급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제조할 것, ▲비료 생산 방법을 개선해 혁신적일 것,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등 온실가스 영향을 줄이고 비료 사용의 정확성을 높여 지속 가능할 것, ▲미국 농업 상품 생산자에게 지원과 기회를 제공해 농부 중심적일 것, 이상의 조건을 갖춘 비료 생산만을 지원한다. 이후에도 미국 농무부는 비료 가격이 폭등하자 9월에 추가적으로 향후 5년간 미국 비료회사에 최대 1억 달러씩 총 5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비료 생산 확장 프로그램(Fertilizer Production Expansion Program)'을 발표하며 비료 자급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톰 빌삭(Tom Vilsack) 미국 농무부 장관은 해당 프로그램의 취지에 관해 “최근 글로벌 팬데믹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중단은 미국 내 농업 공급망에서 이 중요한 연결고리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우리는 회복력, 보안 및 지속가능성을 위해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비료 보조금 프로그램은 그 노력의 일부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비료 연구소(The Fertilizer Institute)도 해당 프로그램이 내무부의 주요 광물 목록에 인산염과 칼륨을 추가하는 중요한 비료 사례를 주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전 세계 비료의 90%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사용되며 이는 글로벌 수요 및 공급 역학이 비료 가격과 가용성에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미국 비료 연구소는 혁신적인 비료의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농무부의 비료 보조금 프로그램을 포함해 국내 비료 생산을 강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며 적극 지지했다.

 

위기를 기회로, 변화하는 미국의 비료 기업들

 

이처럼 비료 산업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비료 생산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큰 수익을 내며 기후 위기와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비료 산업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첫 3개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수익(약 1억5100만 달러) 규모의 6배에 해당하는 8억8300만 달러(약 1조1700억 원)의 수익을 거둔 미국의 CF 인더스트리는 암모니아 기반의 질소 비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비료 생산기업 중 하나다. CF 인더스트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비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장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F 인더스트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질소 비료를 생산할 때 암모니아가 필수적으로 이용되는데,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로서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의 수송이나 저장을 용이하게 만드는 에너지 캐리어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이러한 이유로 CF 인더스트리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청정 에너지 및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서의 암모니아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CF 인더스트리는 2021년 4분기부터 Donaldsonville Complex에 최첨단 전기분해 시스템을 설치해 탄소 배출 없이 연간 약 2만 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기존 공정에 의해 생산되지만 탄소 포집/격리(CCS) 및 기타 인증된 탄소저감방식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CF 인더스트리의 암모니아 생산 공장>

[자료: CF Industry]

 

뉴트리엔도 친환경 비료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뉴트리엔은 지속가능성의 목표 하에서 토양 건강, 탄소 격리, 비료 사용 효율 증진을 위해 전반적인 농경 솔루션을 제공한다. 해당 솔루션에는 개별 농지의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비료 사용을 추천하는 컨설팅 서비스도 포함된다. 뉴트리엔은 미국과 캐나다 전역 약 22만5000에이커 시범부지에서 탄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자사의 지속가능한 농경 관행을 채택하는 농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권을 창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뉴트리엔은 질소 생산시설에 아산화질소 저감 공정을 채택할 뿐 아니라 CF 인더스트리와 마찬가지로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시스템을 구현해 탄소 배출 집약도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뉴트리엔의 탄소 프로그램 운영 상황 및 파트너>

[자료: Nutrien]

 

한편, 화학비료 가격이 치솟고 수급이 어려워지자 가축 분뇨를 가공해서 만드는 유기질 비료도 재조명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개월간 상업용 화학 비료 비용이 올라가자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일리노이와 같은 주요 농업주에서 유기질 비료에 대한 수요가 2배 가까이 폭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학비료에서 유기질 비료로 전환하면 온실 가스와 유독성 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수십 년간 화학물질로 포화된 토양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후 위기 이슈 속에서 유기질 비료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가축 분뇨를 수집, 처리 및 재가공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거나 고형의 가축 폐기물을 보다 정확하게 분배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Bazooka Farmstar와 Puck Custom Enterprises는 액체 분뇨 처리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Jamesway와 Houle은 들판에 고형 동물 폐기물을 더 정확하게 분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위 ‘Honey Wagon’을 만들고 있으며, 오하이오에 기반을 둔 EcoChar는 분뇨를 태워 건조된 형태의 비료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신생 기업인 Phinite는 현재 미네소타와 일리노이와 같이 멀리 떨어진 농가에게 필요한 분뇨 건조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Puck Custom Enterprise의 분뇨 펌프장치>

[자료: Puck Custom Enterprise]

 

시사점

 

시장조사전문기관 IBIS World에 의하면 미국의 비료 제조산업은 2027년까지 향후 5년 동안 농업 부문과 유통업체의 비료 수요 증가로 인해 활성화돼 점점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공급망 위기로 인해 식량 확보가 자국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임을 경험한 미국 정부는 앞으로 비료 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비료 제조 강국이기도 하지만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기도 하므로 수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는 비료 수요가 높은 지금이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현지 바이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장 수요가 높은 질소 기반 비료의 경우, 천연 가스의 풍부한 공급 덕분에 해외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으므로 유기질 비료와 같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비료산업분야 기업들은 기술과 자본 확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할 수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비료 시장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부나 민간기업이 발표하는 보조금 프로그램이나 기타 프로젝트들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필요도 있겠다.



자료: USDA, Washington Post, Green Markets, Bloomberg, The Fertilizer Institute, CF Industry, Nutrien, Puck Custom Enterprise, IBIS World,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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