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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을 준비하는 브라질 농업: 비료 공급망 안정화 대책과 비전
  • 트렌드
  • 브라질
  • 상파울루무역관 신재훈
  • 2026-06-01
  • 출처 : KOTRA

글로벌 농업 강국 브라질, 비료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

NPK 자립화 전쟁… 브라질 정부·기업의 대규모 투자 확대

특수비료·그린수소가 여는 브라질 농업의 미래

브라질 산업 개요


Embrapa(브라질 농업연구 )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 4위의 곡물 생산국이자 세계 2위의 곡물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농업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생산성은 토양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영양소 공급과 직결되며, 이에 따라 브라질은 전 세계 비료 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세계 4위의 비료 소비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라질 비료 확산협회(ANDA)에 따르면 2025년 브라질의 비료 소비량은 총 4912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농업 대국이지만, 역설적으로 농업의 핵심 생산재인 비료 분야에서는 심각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비료는 복합비료의 핵심인 NPK(질소·인산·칼륨)이다. NPK 비료는 식물의 단백질을 형성해 생장 초기를 돕는 질소(N), 세포 분열과 뿌리 발달을 촉진하는 인산(P), 그리고 면역력을 높여 알을 굵게 만드는 칼륨(K)이 결합된 형태다. 성분별 소비 비중은 칼륨이 약 38%로 가장 높고 인산(33%)과 질소(29%)가 그 뒤를 잇는다. 현재 브라질 시장에는 총 14종의 비료가 허용되며 주로 분말, 입자, 굵은 알갱이, 액상 등 4가지 제형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비료의 밸류체인은 광업, 화학, 에너지, 석유 및 가스 산업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천연 유기물과 광물 자원을 기반으로 암모니아, 인산 농축액, 유황 등의 기초 원료를 가공하고 질산, 인산, 황산 등의 중간 단계를 거쳐 질산암모늄, 요소, MAP, DAP, TSP, SSP, 염화칼륨 등의 기초 비료가 만들어진다. 농가들은 이 원료들에 붕소, 염소, 구리 등 미량 요소를 추가한 다양한 NPK 복합비료를 최종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브라질 비료 수입량 및 비중>

[자료: ANDA]


문제는 이러한 거대 산업 생태계의 해외 의존도가 85~9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특히 핵심 공급국인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2025년 브라질 전체 비료 수입량의 25.9%를 러시아가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공급망 안정을 위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행정부 시절인 2022년 3월, 2050년까지 비료 수입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 비료 계획(PNF)'을 공식 발표했다. 정권이 바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행정부 역시 농업 경쟁력 수호를 위해 이 계획을 승계 및 고도화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비료석유화학위원회(Confert)를 통해 국내 생산 플랜트 재가동 투자를 유도하며 2030년까지 약 250억 헤알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는 한편, 수입 비료에 주세(ICMS)를 부과하여 자국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회복시키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자립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지표는 여전히 냉랭하. 비료 수입 비중은 2022년 계획 발표 이후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브라질 농업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와 물류비, 산업 전반의 비용이 동반 상승했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비료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과 인도 등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인산염 등의 수출 중단 신호를 보내면서 글로벌 수급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 등 세계적 병목 구간에 물류를 크게 의존하는 브라질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러한 공급망 위기는 농가의 생산비 부담으로 직결된다. 마투그로수 농업경제연구소(Imea)에 따르면, 2026/27 시즌 대두 총 생산비 중 무려 46.7%가 비료 비용으로 지출될 것으로 추정되는 농가의 부담이 크.


글로벌 비료 기업 모자이크(Mosaic) 사가 매월 발표하는 '비료 구매력 지수(IPCF)' 역시 브라질 농가의 교역 조건이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주요 농산물 가격과 비료 가격 간의 상호 관계를 나타내는 이 지수(2017년 기준점 1.0)는 최근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치솟았다. 특히 2026년 4월 IPCF는 1.56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대두, 옥수수, 면화 등 주요 작물의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필수 원료인 유황의 국제적 공급 부족과 중동 분쟁 여파로 요소, 단일과석괴(SSP), 인산일암모늄(MAP) 등 비료 가격은 평균 10% 가까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2026년 IPCF 지수 동향>

[자료: https://mosaicco.com.br/Article/%C3%8Dndice-de-Poder-de-Compra-de-Fertilizantes-(IPCF)]


이처럼 질소, 인산, 칼륨 비료는 성분마다 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구조적 요인이 다르므로 향후 거시 경제 및 지정학적 이슈와 연계한 세부 분석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브라질 정계도 보다 즉각적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26년 5월 6일, 브라질 하원은 비료 자급률 제고를 골자로 한 '국가 핵심 및 전략 광물 정책'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인산염, 칼륨, 질소 비료를 생산·가공하는 기업에 사회기여세(CSLL)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부 회사채(Debêntures incentivadas) 접근 권한과 신용 지원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 기업은 국산 재화 및 서비스의 최소 비율을 사용하고 생산량 일부를 내수 시장에 의무 공급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NPK비료 밸류체인


비료의 주요 원료는 크게 질소, 인산, 칼륨으로 나뉜다. 먼저 질소 비료는 정제공장의 부생가스나 천연가스 등을 활용해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이를 바탕으로 요소, 질산암모늄, 인산암모늄 등을 제조한다. 


반면 인산과 칼륨 비료는 광석 채굴이 필수적인 광업의 영역이다. 채취한 광석은 복잡한 화학 공정과 정제 과정을 거쳐 염화칼륨, 인산이암모늄(DAP), 인산일암모늄(MAP), 단과인산(SSP) 등으로 가공된다. 최종적으로 공장에서는 이 성분들을 혼합하여 복합 비료인 NPK를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화학 반응에 필수적인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또한 매우 중요하다. 황산은 인광석을 녹여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화학적 가공 형태에서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인광석에 황산을 반응시켜 인산을 추출하고, 이 인산은 다시 MAP나 DAP 등 고농도 비료의 모체가 된다. 질소 비료인 황산암모늄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암모니아를 황산과 반응시켜 만들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브라질의 비료 산업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최종 제품인 요소나 질산암모늄의 생산량에만 주목해서는 되며, 그 근간이 되는 천연가스 공급망과 인산 및 칼륨 광산의 개발이 얼마나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리 자국 내 광물 매장량이 풍부하더라도, 원료 단계에서 가격 경쟁력이나 공정 효율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체 비료 산업의 자생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비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NPK 비료 밸류체인>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64b868b5.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17pixel, 세로 649pixel

[자료: 브라질 광물협회(IBRAM) 자료 번역]


(질소 비료 / 수입 의존도: 약 95%)


브라질 농업 생태계에서 질소는 식물의 단백질 합성과 세포 성장을 촉진해 전반적인 생산성을 결정짓는 필수 영양소다. 대두의 경우 공생 미생물을 통한 생물학적 질소 고정(FBN) 의존도가 높지만, 옥수수·사탕수수·면화·커피 등 브라질 농업을 지탱하는 다른 핵심 대형 작물들은 화학 질소 비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질소 공급원의 중추인 요소는 높은 질소 함량과 저렴한 배합 비용, 뛰어난 물리적 혼합성 덕분에 브라질 NPK 복합비료 제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옥수수나 사탕수수처럼 질소 요구량이 높은 작물에는 고질소 배합 비료가, 대두에는 초기 생육용 소량 배합 비료가 주로 투입된다. 최근 기후 특성을 고려해 휘산 손실이 적은 질산암모늄 수요가 점차  있으나, 시장의 주류는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요소 기반 비료다.


그러나 브라질의 질소 비료 자급률은 2000년 40% 전후에서 2020년 5% 수준으로 급락하며 수입 의존형 구조로 급격히 전환됐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공급망의 취약성이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핵심인 요소 비료는 나이지리아·러시아·오만·카타르·알제리에 의존하고 있으며, 황산암모늄은 중국, 질산암모늄은 러시아에 대한 수입 비중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이 공급처들이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심에 있는 러시아(러-우 전쟁 장기화)나 중동(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든 치명적인 공급망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취약성은 브라질 특유의 고비용 생산 구조에서 비롯되었다. 질소비료 제조 원가의 70~80%는 천연가스가 차지하는데, 미국이나 중동의 비료 공장들이 저렴한 셰일가스나 유전 수반가스를 피드스탁(Feedstock)으로 사용하는 반면, 브라질은 심해유전(Pre-salt) 가스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국내 유통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브라질 농민들은 고가인 요소를 대신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물량이 풍부한 황산암모늄으로 대체하는 방향을 택해 왔으며, 여기에 러시아의 질산암모늄 수출 중단까지 겹치면서 현장의 비료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브라질 정부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를 필두로 '국가 비료 계획(PNF)'을 강력히 추진하며 질소 비료 자립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질소비료는 천연가스 공급과 연계된 대규모 플랜트 건설 및 보수가 필수적이기에 사업은 주로 페트로브라스 중심으로 전개된다.


페트로브라스는 우선 가동이 중단되었던 국내 질소 비료 공장들(Fafen Bahia, Fafen Sergipe, Paraná의 Ansa 공장)의 재가동을 위해 2029년까지 총 60억 헤알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세 공장의 생산 물량이 정상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 페트로브라스의 국내 요소 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마투그로수두술(MS) 주 트레스라고아스에 위치한 질소비료공장 III(UFN-III)의 완공도 함께 추진 중이다. 공정률 81%  중단됐던 이 프로젝트는 최근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재평가를 거쳐 공사를 재개했으며, 약 1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통해 2029년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UFN-III까지 가동되면 페트로브라스는 국내 요소 수요의 총 35%를 책임질 수 있게 된다.


<브라질 질소 비료 플랜트(모두 페트로브라스가 운영)>

위치(주)

플랜트명

설립연도

사업내용

바이아

FAFEN-BAHIA

1971

ㅇ (제품) 요소, 암모니아

ㅇ (운영 주체 변경) 2020년 Petrobras의 비료 사업 철수로 민간 기업 Unigel(자회사 Proquigel)에 임대 운영됨

ㅇ (사업 전략 변화) 최근 Petrobras의 비료 산업 재진입 선언에 따라 운영 주도권 회수 추진 중

ㅇ (가동) 2026년 1월 재가동 개시

세르지피

FAFEN-SE

1982

ㅇ (제품) 요소, 암모니아

ㅇ (운영 주체 변경) 2020년 Petrobras가 비료 사업을 중단하며 민간 기업 Unigel(Proquigel)에 임대

ㅇ (경과) 2023년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가동이 일시 중단

ㅇ (사업 전략 변화) Petrobras의 비료 사업 재개 전략에 따라 재가동을 위한 설비 보수 및 행정 절차 진행 중

ㅇ (가동) 2025년 12월 재가동

파라나

ANSA

1982

ㅇ (제품) 요소, 암모니아, 요소수

ㅇ (경과) 

  - 2013년 페트로브라스가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

  - 2020년 수익성 악화 및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가동 중단    

ㅇ (가동) 2026년 4월 재가동 개시

ㅇ (비고) 아스팔트 잔사를 원료로 활용(정유공정)

마토그로수두술

UFN III

건설중

ㅇ (제품) 요소, 암모니아

ㅇ (진척도) 공정률 약 81% 선에서 중단되었다가 최근 재개 논의 중

ㅇ (경과)

  - 2011년에 착공했으나, 2014년 당시 시공사인 컨소시엄과의 법적 분쟁 및 페트로브라스의 경영 위기가 겹치며 공사가 중단

  - 2024년부터 페트로브라스는 매각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직접 투자 및 완공으로 방향을 선회

ㅇ (가공) 완공 및 가동은 2027년에서 2028년 사이로 전망

ㅇ (지리적 이점) 브라질 최대 곡물 생산지인 마투그로수주 및 중서부 지역과 인접, 볼리비아-브라질 가스관(Gasbol) 인근에 위치

[자료: 페트로브라스 뉴스/홈페이지 정리]


물론 순수 시장 논리로만 보면 수입산 질소 비료가 국내 생산분보다 저렴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페트로브라스는 직접 채굴한 가스를 사업부 간 내부 거래 구조(Transfer Pricing)를 통해 비료 공정에 저렴하게 투입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UFN-III와 Ansa 공장은 마투그로수두술, 파라나 등 브라질 내륙 깊숙한 곡창지대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낙후된 물류 인프라로 인해 항구에서 내륙까지의 트럭 운송비가 막대한 브라질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수입산의 항구 도착가(CFR)를 방어할 강력한 물류비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농가들 역시 수입산이 몇 달러 더 싸더라도 "제때 오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친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서라면 자국산 제품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일정 비율 이상 기꺼이 구매하려는 수요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하여 수입산 가격이 바닥을 치거나 정치적 정세 변화에 따라 정부 드라이브가 약화될 수 있다는 변수는 여전히 상존한다. 따라서 페트로브라스가 장기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초기 공장 가동률을 신속히 끌어올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구조적인 제조 원가를 낮추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브라질 질소 비료 수입통계>

(단위: 톤)

[자료: Comex Stat]


(인산 비료 / 수입 의존도: 약 70%)


최근 인산염은 전통적인 농업용 비료의 핵심 원료를 넘어 LFP 배터리의 필수 소재로 주목받으며 산업 간 자원 확보 경쟁의 핵심 품목으로 부상했다. 180kg급 LFP 배터리 1대당 약 6~7kg의 인산염이 소모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을 제한하면서 2025년 들어 DAP를 비롯한 주요 인산질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브라질은 인산염 수요의 약 7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가격 변동과 지정학적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참고로 인산염 정광은 부피가 커 물류비 부담이 높다. 브라질 농가와 기업들이 인산염을 원광·정광 대신 MAP, DAP, SSP 등 중간재나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이유다. 여기에 수출국들이 브라질 현지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완제품 수입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인산염 비료뿐만 아니라 필수 부원료인 유황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 공급로인 호르무즈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 등에서 병목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공급망 교란에 직면할 수 있다. 현재 브라질 인산 산업은 저농도 비료인 SSP 위주의 생산 체계에서 고농도인 MAP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다. 그동안 브라질산 인광석은 품질이 낮고 가공이 까다로워 내수 활용도가 낮았으며, 미나스제라이스나 고이아스 등의 광산과 농지 간의 높은 내륙 운송비 때문에 인산 함량이 높은 수입 완제품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수출 통제와 글로벌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모자이크와 에우로켐 등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가공 시설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질소, 인산, 칼륨 비료 중 인산의 자급률 확보 노력이 가장 높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사업을 보면 모자이크가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우베라바 공장 등에서 MAP, DAP, TSP를 생산하고 있으며, 에우로켐은 고이아스주 세하 두 살리트리 공장에서 2024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MAP 생산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CMOC, 이타포스(Itafos), 가우바니(Galvani), 야라(Yara) 등도 다양한 인산염 및 비료 가공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히우그란지두술 지역의 아기아 페르틸리잔치스도 인산염 광산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트레스 에스트라다스에서 채굴된 광석을 가공할 카사파바두술 산업 공장의 개보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제품인 '팜파포스'는 히오그란지 토양에서 생산된 최초의 천연 인산염 비료로 소개되고 있다.


한편, 대체 자원 확보를 위해 돼지 사육 폐기물(분뇨)에서 추출한 완효성 비료인 '스트루바이트' 활용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화학적으로 인산마그네슘암모늄 결정체인 스트루바이트는 인 12%, 질소 5%, 마그네슘 10%를 함유하고 있다. 물에 잘 녹지 않아 영양분을 서서히 방출하는 완효성 특징을 가지며, 산성인 기존 비료와 달리 알칼리성 반응을 보여 브라질의 산성 토양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돼지 분뇨 등 폐수 내 영양분을 화학적으로 침전시켜 생산하는 이 방식은 환경 오염원인 축산 폐수를 고부가가치 농업 자재로 전환하는 '순환 경제' 모델을 실현한다. 식물 성장, 개화, 결실 필수적인 제2의 주요 영양소인 인은 질소와 달리 인광석이라는 유한하고 재생 불가능한 자원에서 얻어진다. 브라질은 국내 매장량이 적어 수입 의존도가 높고 이는 식량 안보의 전략적 약점으로 작용해 왔으나, 스트루바이트 활용을 통해 수입 비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농업 주권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브라질 인산 비료 수입통계>

(단위: 톤)


[자료: Comex Stat]


(칼륨 비료 / 수입 의존도: 약 95%)


인산염과 다르게 브라질에는 칼륨 광산이 거의 운영되지 않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칼륨 비료 자급률은 3%대에 불과하며, 실제 염화칼륨의 경우 전체 수요의 95%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일례로 2025년 기준 브라질은 염화칼륨을 주로 러시아,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서 수입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거치는 수입 경로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사실 브라질은 아마존과 세르지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약 3%에 해당하는 12억 톤의 방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프라 부족과 과도한 물류비 문제 때문에 현재 가동 중인 광산은 단 1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세르지피주 로자리오 두 카테치에 위치한 타쿠아리-바소우라스(Taquari-Vassouras) 광산은 현재 브라질 내에서 유일하게 염화칼륨을 채굴하는 광산이다. 최근 JBS의 소유주인 바티스타 가문의 스트라토스(Stratos)사가 인수한 이 광산의 현재 연간 생산량은 약 50만 톤 규모이며, 2026년에는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여러 대형 프로젝트들이 추진 중이다. 그중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아마존주에서 진행되는 '아우타제스(Autazes)' 프로젝트다. 캐나다 자본이 투입된 '브라질 포타시(Potássio do Brasil)'가 주도하는 이 사업에는 약 25억 달러가 투자되며, 2030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연간 약 220만~240만 톤의 염화칼륨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브라질 전체 수요의 약 20%를 단독으로 충당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다. 이에 따라 이미 예상 생산량의 일부를 아마지(Amaggi)를 비롯한 주요 곡물 대기업들과 선판매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현지 시장의 기대감이 매우 높다.


또 다른 핵심 요충지인 세르지피주에서는 '사우스 아틀란틱 포사시(South Atlantic Potash)' 프로젝트가 칼륨과 나트륨의 연계 개발을 위한 탐사 단계를 밟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해상(Offshore) 칼륨 채굴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문 해상 칼륨 채굴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수백 미터 해저 지층 아래에 묻힌 칼륨 광상을 추출하기 위해 첨단 시추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세르지피-알라고아스 분지에 기존에 설치된 해상 인프라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도라두(Dourado) 필드의 플랫폼 3기와 구아리세마(Guaricema) 필드의 플랫폼 4기 등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의 퇴역 플랫폼들을 재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광산 기업인 BHP 역시 캐나다 얀센 광산에 130억 달러를 투자해 2027년부터 브라질 시장에 칼륨을 대량 공급할 계획을 세우는 등, 글로벌 자원 기업들 사이에서도 브라질은 칼륨 공급망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


<브라질 염화칼륨 비료 수입 통계>

(단위: 톤)

[자료: Comex Stat]



특수 비료 및 그린수소 기반 질소비료 동향


브라질은 높은 가스비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고 비료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질소비료를 그린수소 기반으로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내륙과 북동부 지역의 풍부한 일조량 및 풍력을 활용한 친환경 수전해 설비가 늘어남에 따라 그린수소와 그린 암모니아 생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나스제라이스주의 H2Brazil(연간 68.9만 톤), 피아우이주의 Solatio(연간 220만 톤), 세아라주의 GoVerde 등 대규모 그린 암모니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러한 그린수소 기반 생산은 천연가스 등 해외 자원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조달 에너지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료 안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나, 아직 상당수의 프로젝트는 타당성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에탄올, 바이오 디젤, SAF(지속 가능 항공유) 같은 바이오 연료에 더 집중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 브라질 농민들은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특수 비료와 바이오 입력제(Bioinsumos)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식물영양기술협회(Abisolo)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브라질 특수 비료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해 약 269억 헤알(한화 약 6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특수 미네랄 비료, 유기질 및 유기 복합 비료, 바이오 비료 등을 특수 비료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량 요소 보강, 완효성 용출 제어, 수용성 강화 등의 특징을 지닌다. 특히 최근 시장은 단순 퇴비를 넘어 아미노산이나 펩타이드를 활용한 바이오스티뮬런트(생물자극제)와 유기광물 복합 비료가 핵심으로 떠오르는 '유기의 기능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엽면 비료와 전착제 등도 작물의 영양 흡수 개선과 스트레스 저항성 향상을 위한 필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브라질 특수 비료 판매 현황>

(단위: 십억 헤알)

[자료: Abisolo]


실제 산업 현장과 학계에서는 혁신적인 적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친환경 스타트업 아그리온(Agrion)은 사탕수수 폐기물을 활용해 NPK 성분을 캡슐화한 유기질 비료를 개발함으로써 비료 사용량은 30% 절감하고 생산성은 15%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넷제로와 아지노모토 역시 각각 커피 폐기물과 사탕수수 부산물을 활용해 탄소 격리 효과가 있는 바이오차를 생산하거나 황폐해진 목초지 복원을 지원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학계의 연구도 활발하여, 상파울루대학교(USP)는 영양분을 유리 구조 안에 가두어 서서히 방출하는 '유리 비료'와 가뭄 상황에서 대두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알로에 베라 추출물 비료'를 개발해 흡수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테라 누트리상(Tera Nutrição)은 하수 슬러지를 고온 퇴비화하여 화학 비료의 50%를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브라질은 1950년대부터  연구를 바탕으로 농업 내 바이오 제품 사용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브라질 농업연구공사(Embrapa)는 토양 속에 고착되어 있던 인 성분을 미생물이 분해해 작물이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인산 가용화 미생물을 개발해 농가의 비료 사용량 절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엠브라파의 마리안젤라 훙그리아 연구원은 이러한 생물학적 해결책이 화학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며 국내 자생 미생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기술인 '공동 접종(Coinoculação)' 기반의 생물학적 질소 고정 기술(FBN)은 이미 브라질 대두 재배 면적의 약 35%인 1700만 헥타르 이상에 적용되고 있다. 엠브라파와 파라나 농촌개발연구소(IDR-PR)의 협력 연구 결과, 화학 질소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평균 8%의 생산성 향상(헥타르당 약 5자루 추가 수확)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관찰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농민들이 이러한 바이오 제품에 쉽게 접근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 협동조합과 기술 지원 단체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브라질의 주요 그린 수소 프로젝트>

위치(주)

회사명

투자금액(예상)

제품

세아라

Casa dos Ventos / Total Energies

120억 헤알

그린 암모니아

Fortescue

180억 헤알

그린수소

FRV

240억 헤알

그린 암모니아

Qair

177억 헤알

그린수소, 그린 암모니아

Fraternité e Liberté

미정

그린수소, 그린 암모니아

Voltalia

27억 헤알

그린 암모니아

EDF

미정

그린 암모니아

히우그란지두노르치

Acciona / Nordex

110억 헤알

그린 암모니아

페르남부쿠

Qair

157억 헤알

그린수소, 그린 암모니아

미나스제라이스

Atlas Agro

60억 헤알

질소 비료

[자료: ABIHV]


시사점


오늘날 모든 국가는 각자의 공급망 이슈를 안고 있으며, 이는 특정 국가가 모든 품목을 자급자족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공급망 품목들이 존재하는데, 브라질의 경우 풍부한 자원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핵심 산업인 농업의 필수 자재인 비료 공급망이 매우 취약하여 정부와 기업 모두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 농업은 브라질 경제를 지탱하는 1위 산업이지만 그에 필요한 원료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만약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국가 최대 산업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 농민들 역시 투입재 가격에 따라 그해의 마진이 결정되는 구조 속에서, 비료 등 주요 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1년 동안 열심히 농사를 짓고도 적자를 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결국 농가의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져 금융회사의 연체율 상승과 금리 인상이라는 경제적 악순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브라질의 비료 공급망 위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모색할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한국 역시 NPK 비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비료 제조 산업의 핵심인 저렴한 천연가스나 인산염·칼륨 광산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아 범용 비료 자체를 대량 수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범용 비료 대신 고부가가치 특수비료 수출을 타깃으로 삼거나, 플랜트 엔지니어링 역량을 활용해 브라질 내 비료 연계형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및 질소비료 생산 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비료를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투입하기 위해 현지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기반 정밀농업 솔루션 및 IT 기술 분야로의 진출도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요소나 인산 등은 한국 역시 공급망 다변화와 강화가 절실한 분야인 만큼, 브라질과의 공동 대응을 통해 글로벌 자원을 다각도로 확보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함께 도모하는 전략적 협력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자료: IBRAM, Valor Economico, Poder360, ABIHV, Comex Stat 등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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