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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정권 교체: 보수·실용주의 카스트 신정부 출범
  • 경제·무역
  • 칠레
  • 산티아고무역관 장지호
  • 2026-03-16
  • 출처 : KOTRA

보리치 정부가 남긴 치안·경제 이슈에 대해 카스트 신정부가 ‘비상 정부’를 표방하며 출범

장관 24명 중 16명을 무소속으로 채워 정당 할당제를 탈피하고 실무 역량을 극대화

미국과의 전략적 자원 파트너십 강화 등, 이념보다 실익 강조한 대외 정책 전개

2026311, 칠레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신정부 간 정권 이양이 거행됐다. 이번 이양은 37%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퇴진하는 전임 정부와, ‘비상 정부를 표방하며 강력한 쇄신 의지를 보이는 신정부 사이의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카스트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북부 국경 지대 군 투입 및 전 부처 감사 지시 등 국정 정상화에 착수했으나,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유가 폭등과 전임 정부의 중국 해저 케이블 사업 논란 등 대내외적 이슈가 겹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리치-카스트 정권 이양의 날>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kast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440pixel, 세로 960pixel

[자료: 칠레 정부(Gob.cl), 2026]

 

신정부와 전임 정부 간 갈등

 

보리치 전 정부와 카스트 신정부 간의 균열은 연초 내각 및 주요 보직 인선 과정에서부터 감지됐다. 특히 국방부 산하 국방차관실(Subsecretaría para las Fuerzas Armadas)에 전임 정부 측 좌파 성향 인사들이 대거 임용된 점이 논란이 됐다. 카스트 측은 이를 차기 정부의 행정권을 침해하는 자의적인 인사 배치(이른바 알박기’)로 비판하고, 취임 후 전수 조사를 통한 인적 쇄신을 예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2월에 들어 양측은 외교적 현안, 결정적으로 칠레-중국 해저 케이블(Chile-China Express, CCE)’ 사업에서 정면충돌했다. 칠레 콘콘(Concón)과 홍콩을 잇는 대규모 광케이블 설치하는 해당 사업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간 디지털 연결성 강화를 위해 추진됐으나, 최근 지역 안보를 우려한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급기야 미국이 후안 카를로스 무뇨즈 교통통신부 장관 등 관련된 칠레 정부 인사 3명의 비자를 취소하는 제재를 가하면서 외교적 위기로 번졌고, 보리치와 카스트 사이에는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보리치 측은 카스트와의 통화에서 이 사업을 언급했다고 주장했으나, 카스트 측은 관련 정보를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며 정부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결국 33,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열린 양자 회담은 신·구 정권 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채 22분 만에 결렬됐고, 카스트는 남은 모든 인수인계 일정을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

 

단순한 통신 인프라 프로젝트였던 중국 해저 케이블 사업이 칠레의 정권 이양 프로세스 전체를 마비시키게 된 배경에는 좌파와 우파 간 정치적 양극화와 칠레 국정 운영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있다. 특히 보리치 정부와 카스트 신정부의 대립은 이미 내각 구성 단계에서부터 예견됐다고 할 수 있다.

 

카스트 신정부의 내각 구성

 

카스트의 내각은 전통적인 정당별 할당제를 탈피하고 전문성과 관리 역량을 극대화하는 비상 정부의 성격을 띤다. 이는 전체 25개 부처의 장관 24명 중 16명을 무소속 인사로 채운 파격적인 인선에서 드러난다. 특히 보수 정부에 대한 주요 비판점이었던 성비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장관 11명을 기용했으며, 그중 한 명은 마푸체족 출신 기업인으로 원주민 포용 의지를 보여준다.

 

<카스트 정부 내각 주요 인물 상세>

#

부처

장관명

소속(성향)

배경

1

내무부

(Ministerio del Interior)

클라우디오 알바라도

(Claudio Alvarado)

UDI

(전통보수우파)

피녜라 2기 정부 대통령실 장관

2

대통령실

(Ministerio Secretaría General de la Presidencia)

호세 가르시아 루미놋

(José García Ruminot)

RN

(중도우파)

상원의원, 재무·예산 위원회 전문가

3

공공사업부

(Ministerio de Obras Públicas)

마르틴 아라우

(Martín Arrau)

Republicano

(강경우파)

뉴블레 주지사 역임

4

사회개발가족부

(Ministerio de Desarrollo Social y Familia)

마리아 헤수스 울프

(María Jesús Wulf)

Republicano

(강경우파)

사회학자

5

에너지부

(Ministerio de Energía)

히메나 린콘

(Ximena Rincón)

Demócratas

(중도)

바첼레트 2기 정부 장관, 상원의원

6

농업부

(Ministerio de Agricultura)

하이메 캄포스

(Jaime Campos)

Partido Radical

(중도좌파)

라고스 및 바첼레트 정부 장관

7

여성성평등부

(Ministerio de la Mujer y la Equidad de Género)

주디스 마린

(Judith Marín)

PSC

(보수우파)

PSC(사회기독교당) 사무총장

8

문화예술유산부

Ministerio de las Culturas, las Artes y el Patrimonio

프란시스코 운두라가

(Francisco Undurraga)

Evópoli

(중도우파)

하원의원, 칠레 유명 디저트 브랜드 'Emporio La Rosa' 공동 설립자

9

외무부

(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

호세 프란시스코 페레즈 마켄나

(José Francisco Pérez Mackenna)

무소속

칠레 거대 기업 집단 키녠코(Quiñenco) 그룹의 총괄 매니저

10

정부 대변인실

(Ministerio Secretaría General de Gobierno)

마라 세디니

(Mara Sedini)

무소속

언론인, 우파 싱크탱크(FPP) 이사

11

공공안전부

(Ministerio de Seguridad Pública)

트리니다드 스테이너트

(Trinidad Steinert)

무소속

검사, 마약 및 조직범죄 근절 전문가

12

재무부

(Ministerio de Hacienda)

호르헤 키로즈

(Jorge Quiroz)

무소속

민간 경제 분석 전문가

13

국방부

(Ministerio de Defensa Nacional)

페르난도 바로스

(Fernando Barros)

무소속

피노체트 전담 변호사, 유명 로펌 설립자

14

법무인권부

(Ministerio de Justicia y Derechos Humanos)

페르난도 라밧

(Fernando Rabat)

무소속

변호사, 피노체트 변호인단 활동

15

경제개발관광부

(Ministerio de Economía, Fomento y Turismo)

다니엘 마스

(Daniel Mas)

무소속

칠레 기업인 연합(CPC) 부회장

16

광업부

(Ministerio de Minería)

다니엘 마스

(Daniel Mas)*

무소속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지명 철회에 따라 한시적으로 대리 겸임

17

주택도시개발부

(Ministerio de Vivienda y Urbanismo)

이반 포두헤

(Iván Poduje)

무소속

도시 폭력 및 공간 분석 전문가

18

교통통신부

(Ministerio de Transportes y Telecomunicaciones)

루이 드 그랑쥬

(Louis de Grange)

무소속

교통 시스템 계획 전공 공학 박사, 산티아고 지하철(Metro de Santiago) 회장

19

과학기술지식혁신부

(Ministerio de Ciencia, Tecnología, Conocimiento e Innovación)

히메나 린콜라오

(Ximena Lincolao)

무소속

IT 기업가, 마푸체족 인사

20

체육부

(Ministerio del Deporte)

나탈리아 두코

(Natalia Duco)

무소속

올림픽 국가대표 및 방송인

21

교육부

(Ministerio de Educación)

마리아 파즈 아르졸라

(María Paz Arzola)

무소속

경제학자

22

노동사회보장부

(Ministerio del Trabajo y Previsión Social)

토마스 라우

(Tomás Rau)

무소속

칠레 가톨릭 대학(UC) 경제학 교수

23

보건부

(Ministerio de Salud)

메이 초말리

(May Chomali)

무소속

외과 의사, 공공보건 전문가

24

국가자산부

(Ministerio de Bienes Nacionales)

카탈리나 파롯

(Catalina Parot)

무소속

변호사, 피녜라 1기 정부 동일 부처 장관

25

환경부

(Ministerio del Medio Ambiente)

프란시스카 톨레도

(Francisca Toledo)

무소속

산업공학 전문가, 피녜라 정부 대통령실 및 교육부 고문

[자료: 현지 주요 언론 보도자료 종합, 2026]

 

이러한 구성은 국정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입법 과정에서의 동력 약화라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신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무부와 대통령실 등 핵심 보직에 우파의 베테랑 정치인을 임명함으로써 원활한 의회 협상을 도모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법 및 국방 분야에는 전통 보수층을 결집하고 지지 기반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인사를 배치했다.

 

다만 분석가들은 이러한 비상 정부성격과 실무형 인선이 추진력을 유지하려면 출범 후 90일 이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며,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초기에 확보한 동력은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카스트의 비상 정부 체제와 외교 노선

 

비상 정부 체제의 핵심 중 하나는 보리치 정부에 대한 전수 감사와 인적 쇄신이다. 카스트 신정부는 클라우디오 알바라도 내무부 장관을 필두로 내부 감사 위원회를 구성해 보리치 정부 행정 전반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지시했으며, 행정의 투명성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 경제 및 안보에서도 비상 상황에 준하는 파격적인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대규모 재정 지출 감축(60억 달러)과 법인세 인하(27%23%)를 포함한 대대적인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며, 안보 측면에서는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해 국경 방패(Escudo Fronterizo)’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비상 대책들은 전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려는 좌파 진영과 취임 즉시 이를 개편하려는 우파 신정부 간의 권력 투쟁적 성격을 띤다. 특히 외교 분야에서는 다자주의·실리친미·민주주의 동맹가치의 충돌이 두드러진다.

<카스트, 쉴드 오브 더 아메리카스 포럼 참석>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trump-felicita-a-kast-en-shield-of-the-americas-me-encanta-cuando-apoyo-a-alguien-y-no-pierden-750x400.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50pixel, 세로 400pixel

[자료: BioBioChile, 2026]

 

카스트는 후보 시절부터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실제로 보리치와의 양자 회담 결렬 직후, 카스트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쉴드 오브 더 아메리카스(Shield of The Americas)’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것은 신정부의 친미 노선을 분명히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3월 초 발생한 중동 상황 역시 보리치 정부와 카스트 신정부 간 이념적 간극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보리치 정부는 주권 침해를 이유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한 것과 대조적으로, 카스트 측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조치를 지지했다. 이는 카스트 신정부가 보리치 정부의 외교적 대응을 민주주의 가치 결여로 평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국제 무대에서 칠레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정치적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리치 정부가 남긴 과제

 

카스트 신정부는 보리치 정부가 남긴 핵심 국가 계획들을 해결하려는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보리치 정부는 임기 종료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3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990년 칠레 민주화 이후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정부 중 하나가 됐다. 보리치 정부는 교통, 환경, 에너지 개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으나, 치안(25%), 이민(24%), 부패 척결(26%)에 대해서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정부 공약 이행률이 절반에 못미치며 경제 성장 둔화와 실업 문제 해결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리치 정부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던 치안과 이민 문제는 카스트 비상 정부의 제1호 서명 과제가 됐다. 카스트는 첫 대국민 연설에서 범죄조직을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경찰 인력 증원, 불법 입국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 및 북부 국경 통제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보리치 정부의 사각지대를 신속하게 보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보리치 정부의 2025년 잠정 결산 결과에 따르면, GDP 대비 구조적 적자 3.55%, 실질 적자 2.8%를 기록하며 당초 설정했던 재정 준칙 이행에도 못미쳤다. 특히 국가의 미래 대비 자산인 국부펀드(Fondos Soberanos)의 약 3분의 2를 소진함에 따라, 신정부가 예기치 못한 대외 경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상당히 축소된 상태다.

 

재정 지출과 세수 확보의 불균형은 공공 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보리치의 임기 동안 공공 부채는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며 GDP 대비 41.7%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와 같이 국가 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긴 대형 사업들 또한 효율성 측면에서 비판받고 있다.

 

카스트는 이에 대해 강력한 긴축 재정을 예고했다. 신정부는 향후 18개월 이내에 6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재정 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며, 첫 단계로 모든 정부 부처의 지출 3%를 일괄 삭감할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칠레의 국제 신용 등급을 방어하고, 소비성 비용과 유휴 인력 비용을 과감히 정리해 국가 예산을 성과 중심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핵심 국가사업의 전망

 

한편, 보리치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국가 리튬 전략(Estrategia Nacional del Litio)은 임기 말 감사원(Contraloría General de la República, CGR)으로부터 절차상 결함으로 반려됐다. 감사원은 국가 리튬 전략이 대통령령(Decreto Supremo)을 통해서만 가능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광업부가 내부 면제 결의(resolución exenta)를 통해 절차를 진행한 점을 중대한 법적 결함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카스트 신정부는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리치 정부 아래 국가 리튬 전략의 본질은 모든 사업 시나리오에서 국영 기업(Codelco, ENAMI)이 통제권을 확보하는 자원 주권 수호였다. 그러나 카스트 신정부는 취임 직후인 312, 미국과 핵심 광물 공동 선언(Declaración conjunta sobre minerales críticos y tierras raras)을 서명하며 공급망 강화공급망 내 격차 해소를 위한 우선순위 프로젝트 식별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리튬을 포함한 핵심 광물을 국가의 주권 이슈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라는 파트너십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칠레, 미국과 핵심 광물 공동 선언체결>

[자료: Diario Financiero, 2026]

 

이와 관련해, 신정부는 현재 행정 지연으로 정체된 약 160억 달러 규모의 51개 프로젝트(광업, 에너지, 인프라 등)45일 이내에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환경 평가 프로세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인허가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광업 분야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자 한다.

 

비판

 

강력한 국가 안보 및 경제 재건 행보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카스트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 우려 섞인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지적되는 점은 경제 정책의 수혜 불균형과 현실성 결여다. 카스트는 당선 후 초반부터 대기업 중심의 소통 행보를 보여 칠레 중소기업 연합회(Pymes de Chile)의 불만을 초래했다. 특히 핵심 공약인 법인세 인하는 혜택의 약 79.1%가 상위 1%에 집중돼 사실상 중소기업을 소외하는 분배 역행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도한 규제 완화가 초래할 사회적·환경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으며, 아울러 대규모 감세에 따른 세수 결손을 보전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정치적 전통 훼손 및 갈등 유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보리치와의 양자 회담에서 카스트가 정보 불투명성을 이유로 정권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한 것은 칠레의 공화국 전통을 깨는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이는 국가 정책의 연속성을 저해하고, 대외적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을 방증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주요 내각 인사의 피노체트 정권 연루 이력 또한 과거 회귀적 내각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해 향후 국정 동력을 저해할 수 있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내각의 대부분이 특정 정당과의 연결고리가 약한 무소속 인사 위주로 구성돼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의 협치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신정부가 비상 정부로 자체적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안정화와 양호한 외환 보유고 등 거시 경제 지표를 근거로 실제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이 비상 정부서사는 정책 정당성 확보와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성과의 미흡함을 전임 정부와 연결짓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스트 신정부 첫 90일 전망

 

카스트 신정부의 출범 후 초기 90일은 비상 정부기조 아래 치안과 경제, 행정 전반을 재정립하는 국가 정상화의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부는 강력한 행정명령을 기반으로 치안과 경제를 신속히 안정시키려 할 것이나, 대외적인 유가 충격과 국회 내 정치적 양극화가 국정 운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도전 과제는 치안 및 국경 통제 강화와 강력한 재정 긴축을 병행하는 것이다. 카스트는 국경 방패(Escudo Fronterizo) 계획을 통해 초기 90일 이내에 불법 이민과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한 통합 지휘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동시에 경제 분야에서는 호르헤 키로즈 재무장관을 필두로 모든 부처 예산의 3% 일괄 삭감을 이행해 총 60억 달러 규모의 재정 조정에 착수한다. 아울러 행정 지연으로 정체된 약 16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들을 90일 이내에 처리하고,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해 민간 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전수 감사를 통한 행정 쇄신과 지정학적 노선 변화도 주목된다. 신정부는 취임 직후 지시한 전 부처 전수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리치 정부의 비효율적 행정 라인을 재설정하고, 임기 말 알박기논란이 된 주요 보직들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취임 직후 서명한 핵심 광물 공동 선언에 따라 리튬 등 전략 자원을 매개로 미국과의 안보 및 경제 파트너십을 구체화하며 친미 노선을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관리와 내각의 국회 협상력 미흡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마무리

 

2026년 칠레의 정권 교체는 보리치 정부의 진보적 실험대에서 카스트 정부의 보수적 실용주의 모델로의 선회를 의미한다. 한층 강화된 법 집행과 미국 중심의 안보 동맹을 축으로 하는 카스트 정부의 초기 행보는 우리 기업에 벌써 규제 완화라는 기회와 함께 지정학적 노선 변화에의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우선 법인세의 단계적 인하와 AI를 활용한 인허가 지연 해소 방안은 대규모 인프라 및 에너지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의 부담을 낮추고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반면, 핵심 광물 공급망이 미국 등 우방국 우선으로 재편되려는 조짐은 향후 공급망 재편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신정부가 중국 해저 케이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지정학적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우리 기업은 인프라 수주 시 투명성을 강화하는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2026년 재편된 질서 속에서, 우리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자료: 칠레 정부(Gobierno de Chile), Emol, La Tercera, Diario Financiero, BioBioChile 등 현지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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