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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공급망 재편 속 독일 반도체 산업의 부상과 진출 기회
- 트렌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유미애
- 2026-03-1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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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법 시행 이후 독일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본격화
반도체 전후방 산업 기술 및 신소재 경쟁력 강화
한국 소부장 기업의 틈새시장 공략 및 기술 협력 가능성
산업 핵심기술의 'Made in Europe' 전략에 힘입어 독일은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공정 기술 및 신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에게는 반도체 공정·장비·소재 분야의 독일 시장 틈새 수요 대응, 기술 협력 및 공동 R&D를 통한 전략적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최대 생산 및 기술 허브인 독일 반도체 산업
AI(인공지능)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센터 투자에 힘입어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의 2025년 가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세로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5년까지 전년 대비 약 22.5% 성장한 7,7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중 유럽 반도체 시장은 2025년까지 전년 대비 약 5.6% 성장한 54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2023년부터 시행된 유럽 반도체법(EU Chips Acts)*을 통해 2030년까지 유럽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총 430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 주1: KOTRA 해외시장뉴스 "2024년 독일 반도체 산업 정보" 2024.12.11일 자 참조
독일은 유럽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양산 경쟁력은 제한적이나, 공정 핵심기술과 전력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인 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독일 반도체 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6.5% 증가한 160억 7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300억 5,5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반도체 기업은 크게 1. 인피니온(Infineon)과 보쉬(Bosch) 등 종합 반도체 기업, 2.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전후방 산업 중심 기업, 3. 막스플랑크(Max Planck), 프라운호퍼(Fraunhofer) 등 연구 기관 및 분사 기업인 딥테크 스타트업이 결합한 3층 구조 생태계로 형성되어 있다. 독일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AI 및 고성능 컴퓨팅 분야의 수요 증가로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 생산 투자 확대
한국이나 대만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독일 반도체 산업은 지역별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클러스터를 통해 유럽의 기술 자립을 주도하고 있다.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형성된 실리콘 색소니(Silicon Saxony)는 유럽 내 반도체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가장 핵심적인 클러스터이다. 인피니언, 보쉬,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의 반도체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TSMC의 유럽 첫 공장인 ESMC 유치로 AI 및 자동차용 반도체의 양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뮌헨을 거점으로 하는 바바리안 반도체 이니셔티브(Bavarian Semiconductor Initiative)는 인피니언의 본사와 뮌헨 공대(TUM) 등을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및 보안 솔루션 설계에 특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를 중심으로 한 남서부 클러스터는 세계 최고의 광학 기술을 보유한 칼자이스(Carl Zeiss)와 보쉬의 본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아헨(Aachen) 공대와 딥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서쪽 지역에서는 그래핀(Graphene), 4원소 결합(CSiGeSn)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주: 그래핀은 흑연에서 단일 층을 분리한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2차원 구조의 소재이며, CsiGeSn은 탄소, 실리콘, 게르마늄, 주석으로 구성된 합금형 반도체 소재이다. 두 소재 모두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성능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반도체 공장 및 연구소 위치>

[자료: Silicon Saxony/Bitkom 재인용(2025.10.)]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도 수도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반도체 생산 및 후공정 시설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베를린 마르찬(Marzahn)에 위치한 스위스비트(Swissbit)의 후공정 공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칩을 공급받아 첨단 패키징 공정을 수행하고, 데이터 저장 및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베를린 브리츠(Britz) 지구에 자리한 ASML 공장은 노광 장비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칩이 형성되는 웨이퍼를 정밀하게 고정하는 클램프(Clamp)와 다이아몬드 코팅 웨이퍼 시트 등을 제조하고 있다.
의 Marzahn 신규 공장 조감도> 
[자료: Swissbit-Marzahn 홈페이지]
아울러 지난해 12월 EU 집행위는 독일 내 신규 반도체 제조 시설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와 X-Fab에 총 6억 2,300만 유로 규모의 독일 정부 보조금을 승인했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글로벌파운드리의 드레스덴 공장 증설에 4억 9,500만 유로, X-Fab의 에르푸르트 공장 증설에 1억 2,800만 유로가 각각 배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독일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공정 기술과 신소재 개발 본격화
독일은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와 함께, 장비, 정밀화학, 화합물 반도체 등 제조업 기반 경쟁력을 토대로 반도체 공정 혁신 기술과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 관한 연구와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① 2 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제조를 현실로? 칼자이스 SMT의 신기술 거울 시스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오버코헨(Oberkochen)에 위치한 칼자이스 반도체 제조 기술 사업부(SMT)는 네덜란드 ASML사의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에 탑재되는 핵심 레이저 광학 및 초정밀 거울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2024/2025년 회계기준 칼자이스 SMT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약 50억 5,50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EUV 장비 수요 확대와 차세대 공정 전환이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주: 13.5 나노미터 파장의 극자외선(EUV)을 이용하여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그려 넣는 장비로, ASML사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칼자이스 SMT는 EUV 광학 기술 외에도 반도체 회로 패턴이 새겨진 원판인 포토마스크(Photomask)의 결함을 감지, 분석 및 복구하는 솔루션과 반도체 샘플과 테스팅을 위한 공정 제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존 EUV 장비가 적용되는 7~3나노미터 공정의 한계를 넘어, 2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을 목표로 차세대 고수치 개구 극자외선(High-NA EUV) 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주: 고수치 개구(High-Numerical Aperture)란 빛을 얼마나 정밀하게 모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고수치 개구 극자외선 기술은 2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차세대 노광 기술이다.
<칼자이스 SMT가 개발한 고수치개구 극자외선(High-NA EUV) 거울 시스템>

[자료: Carl Zeiss SMT 홈페이지]
② 그래핀(Graphene) 신소재 반도체의 도약: 딥테크 스타트업 블랙 세미컨덕터(Black Semiconductor)
2020년 독일 아헨 공대 연구소에서 인적 분할(Spin-off)한 딥테크 스타트업 블랙 세미컨덕터는 그래핀 신소재를 활용해 반도체 내부 및 칩 사이의 데이터를 광신호로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블랙 세미컨덕터는 EU와 독일 정부, 유럽계 투자자로부터 수천만 유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약 15,000㎡ 규모의 'FabONE' 시설에서 그래핀 광학 반도체 시범 생산 설비를 운영 중이다.
* 주: 앞서 언급한 그래핀은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가임(Andre Geim)과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교수의 연구를 통해 발견된 2차원 탄소 소재로, 구리보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강철보다 강도가 높은 특성이 있어 기존 실리콘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 세미컨덕터는 기존 전기 신호 기반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실리콘 반도체 제조 공정에 그래핀 층을 추가하는 방식의 후공정 통합 기술을 개발해 기존 생산 인프라와의 호환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반도체 웨이퍼에 그래핀을 균일하게 증착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로 꼽혔으나, 블랙 세미컨덕터는 300mm 대형 웨이퍼 전면에 그래핀을 균일하게 형성하고 회로 패턴을 구현하는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기술은 수만 개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연결해야 하는 AI 데이터 센터 및 자율주행 시스템 등 고속, 고효율 데이터 처리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그래핀 집적 광학 기술 이미지>

[자료: Black Semiconductor 홈페이지]
시사점
유럽 반도체법은 유럽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을 확대해 글로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AI 및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으로 유럽이 반도체 공급난 재확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내 반도체 조달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독일의 공정 핵심 장비 기술과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양산 능력이 결합해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반도체 산업 관계자 C는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드레스덴에 TSMC/ESMC와 글로벌파운드리의 반도체 공장 증설이 진행됨에 따라 한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도 확대되는 추세이며, 특히 한국이 강점으로 평가되는 '에코시스템*'은 특정 공정·장비·소재 분야에서 독일 시장 내 틈새 수요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 반도체 에코시스템은 설계·제조·패키징·테스트 등 상호 의존적 가치사슬로 연결된 공급망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러한 한독 협력 흐름은 관련 산업 전시회에서도 확인된다. 오는 3월 10일~12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되는 임베디드 월드(Embedded World)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IoT(사물 인터넷) 등 임베디드(전기와 기계 장치에 탑재된 전용 컴퓨터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유럽 최대 기술 전시회로, 반도체 응용 산업과 직결된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올해 한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다수 참가해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디스플레이, 차량용 반도체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SDV), AI 반도체 솔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과 유럽 임베디드 시스템 및 전자부품 산업과의 기술 협력과 반도체 공급망 연계 확대 가능성이 주목된다.
자료: WSTS, Handelsblatt, Produktion, Technik-Einkauf, Silicon Saxony, Bavarian Semiconductor Initiative, Bitkom, GTAI, EU집행위, 반도체 기업 홈페이지, Embedded World, 관계자 인터뷰 및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체정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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