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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개최된 '가스텍 2025', 유럽 공급망 재편 속 K-조선기자재의 기회
  • 현장·인터뷰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 2025-10-12
  • 출처 : KOTRA

LNG 다변화·친환경 전환 본격화, 유럽 공급망 재편이 핵심 의제로 부상

Eni사 인터뷰, 한국 기업은 글로벌 벤더 리스트 확대의 중요한 파트너

2025 가스텍(Gastech)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에너지 전문 전시회인 ‘가스텍(Gastech) 2025’이 9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이탈리아 밀라노 로 피에라(Rho Fiera)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에너지 기업, 기자재 업체, 조선업체 등 약 1000여 개 기업이 부스를 운영했으며, 전 세계 150여개국의 정부 및 연구기관 관계자를 포함한 5만여 명이 참석하여 최신 기술과 전략을 공유했다.

 

가스텍은 매년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동향을 조망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LNG 공급망 다변화, 수소와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친환경 전환 기술, AI 및 디지털 솔루션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탄소중립 및 ESG 규제 대응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회복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업계와 정책 당국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밀라노 개최의 상징성도 크다. 이탈리아는 북아프리카와의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미국, 카타르, 알제리 등에서 LNG 수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아드리아해와 지중해 항만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럽 내 LNG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가스텍 2025는 단순한 기술·제품 전시를 넘어, 유럽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공급망 재편을 논의하는 국제 협력의 장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가스텍(Gastech) 2025 전시장 전경>


 

[자료: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2025 가스텍,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 핵심 의제

 

이번 행사에서는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디지털 전환이 핵심 의제로 부각되었으며,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기술 발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변화 방향이 확인됐다. 무엇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LNG 다변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탈리아 Edison은 일부 파이프라인 가스를 유연한 LNG 공급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카타르, 알제리 등 다양한 LNG 공급국이 유럽 시장의 새로운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저장·운송 장비, 파이프라인, 제어 장치 등 관련 기자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기 현물 거래 중심에서 장기 계약과 전략적 제휴로 전환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탈리아 Eni는 미국 Venture Global과 20년 장기 LNG 계약을 체결해 공급망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말레이시아 Petronas와 합작사를 설립하여 아시아 시장에 공동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Edison 역시 Shell과 15년간 미국산 LNG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원을 다변화했다. 이와 같은 장기 협력 확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 또 하나의 핵심 화두였다. 전시장과 컨퍼런스에서는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직접대기포집(DAC) 등 탈탄소 기술과 함께 AI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대거 소개됐다. 특히 Italgas와 Edison Energia는 식품 기업 공장에 최대 20% 비율의 그린 수소 혼합 연료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해 산업 현장에서의 수소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LNG 플로팅 저장·재기화 설비(FSRU) 모니터링, 메탄 누출 감지 센서, 고효율 UPS 및 배터리 시스템 등도 공개되어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에 기여할 기술로 주목받았다.

 

아울러 공급망 조달 체계 혁신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위기를 겪으며 기업들은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ESG 기준을 반영한 조달, 현지화 전략, 다국적 파트너십을 통한 리스크 분산을 강화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과 공급망 가시성 제고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행사 기간 동안 20건 이상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이 체결됐고, 신규 투자 규모는 600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스텍이 단순한 기술 전시회가 아니라 실제 계약과 투자를 촉진하는 글로벌 협력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참가 기업들의 전략도 주목되었다. Eni는 장기 LNG 계약과 아시아 진출 전략을 공개하는 동시에 수소·AI 기술을 선보였으며, Venture Global은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며 주요 LNG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Edison은 LNG 전환 전략을 구체화했고, Saipem과 Maire 등 이탈리아 EPC 대기업들은 해양 플랜트 및 에너지 인프라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자재 및 기술 기업들이 LNG·LPG 파이프라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 디지털 솔루션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스텍(Gastech) 2025 주요 참가 기업>

 

 

 

[자료: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현장 인터뷰 – Eni사 공급망에 진입하려면?

 

가스텍 현장에서 만난 Eni 벤더 관리 담당자는 KOTRA 밀라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공급망 변화와 한국 기업의 기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Eni는 이탈리아 로마에 본사를 둔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탈탄소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Q. Eni가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A. Eni는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내셔널 벤더 리스트(International Vendor List)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와 기업을 벤더사로 등록시켜 폭넓은 공급망을 갖추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통해 안전하고 풍부한 소싱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Q. 벤더 등록 절차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A. 기본적으로는 Eni 공식 사이트(https://enispace.eni.com/en_US/collabora_plus.page)를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당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 기자재나 부품이 있는 경우에는 Eni가 직접 벤더 등록을 제안하기도 한다. 즉, 수동적인 등록 절차뿐 아니라 적극적인 발굴을 통해 우수한 기자재 기업을 공급망에 포함시키고 있다.

 

Q. 벤더로 등록된 이후 실제 구매 절차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A. 구매 절차는 프로젝트별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제3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 상황과 계약 조건에 따라 별도의 소싱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Eni는 보유하고 있는 인터내셔널 벤더 리스트를 제공해, 그 안에서 추가 소싱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별 요구에 맞추면서도 일관된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Q. KOTRA와 같은 기관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기자재 품목을 소개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한국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Eni는 “벤더는 많을수록 좋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 기업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 인터내셔널 벤더 리스트 확대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가스텍(Gastech) 2025 Eni사 부스>


[자료: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한국 기업, 기술 경쟁력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킹 강화

 

올해 가스텍 2025에는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다수의 한국 기업이 참가해 글로벌 에너지·조선 시장에서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선보였다.

 

KOTRA와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공동으로 한국관을 설치해 11개 유망 조선·에너지 기자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한국관 참가업체들은 해양플랜트 부품, 선박 제어장치, UPS, 폴리우레탄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전시하며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시 기간 동안 한국관 참가기업들은 사이펨(Saipem), 핀칸티에리(Fincantieri), 마이어(Maire) 등 유럽의 주요 조선·에너지 기업과 활발히 미팅을 가졌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업계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중요한 네트워킹의 장이었다”며 “최신 사업 동향을 파악하고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 거래처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가스텍(Gastech) 2025 한국관 전경>

 

[자료: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시사점

 

가스텍 2025는 유럽이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한국 조선기자재 기업은 국제 인증 및 품질 경쟁력, 친환경 및 ESG 준수, 유연한 공급 대응력, 현지화 전략을 무기로 유럽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유럽은 LNG 수입 확대와 함께 선박·터미널·플랜트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러우 사태와 탈석탄 가속화라는 글로벌 변화 속에서 한국 조선해양 기자재가 유럽 공급망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Gastech 2025 홈페이지,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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