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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관용주의 이슬람: 종교와 현대의 공존 가능성?
  • 경제·무역
  • 아랍에미리트
  • 두바이무역관 강동훈
  • 2025-04-01
  • 출처 : KOTRA

관용적인 이슬람을 표명하는 UAE의 비즈니스 환경 분석

UAE의 관용적 이슬람 내에서 성공적 비즈니스를 위한 우리 기업의 참고사항

1. 아랍에미리트, 전통과 현대의 균형을 실험하는 국가

 

중동 지역은 오랫동안 ‘이슬람 국가’라는 정체성 아래 종교적 전통을 중심으로 사회와 국가가 운영돼 왔다. 하지만 그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독특한 길을 선택해왔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체계의 근간으로 유지하면서도, 외국인 중심의 경제 구조와 글로벌 도시로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용주의적 요소를 병행 수용하는 유연한 국가 운영 모델을 실험 중이다.

UAE는 '관용(tolerance)'과 '포용(inclusion)'을 국가 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문화·종교적 다원성과 경제 실용주의를 조화롭게 결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접근은 단순한 종교 완화가 아니라, 경제정책·법제도·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를 동반하고 있으며, 동시에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본 기사는 UAE가 지향하는 ‘관용주의 이슬람’의 배경과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포함한 해외 비즈니스에 어떤 실질적 시사점이 있는지 조망하고자 한다. 전통과 현대, 종교와 실용이 교차하는 UAE의 이 특별한 실험은, 앞으로의 중동 진출 전략에 있어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다.


<교황의 첫 UAE 방문>

[자료: 한겨레]

 


2. UAE의 국가 정체성 변화와 관용주의적 이슬람의 형성

 

UAE는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가장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건국 이후 UAE는 국교로서 이슬람을 유지하면서도, 외국인 중심의 경제 구조와 다문화 사회 특성을 반영해 ‘유연한 이슬람’, 즉 실용적이고 관용적인 형태의 이슬람 운영 방식을 추구해왔다.

UAE 건국의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는 “이슬람은 관용의 종교”라고 강조하며, 이슬람 율법을 절대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국가의 발전과 세계와의 조화를 고려한 해석을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이후 UAE 전반에 영향을 미쳐 외국인 중심의 경제 모델과 다문화 사회 운영에 적합한 관용주의적 정책이 병행됐다.


<이슬람 국가 최초 설립된 UAE 관용부>

[자료: Ministry of Tolerance & Coexistence UAE]


현재 UAE 인구의 약 88%가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200여 국적이 공존하는 초다문화 사회다.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예배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일정 조건 하에 허가 및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UAE는 종교적 다양성을 관리 가능한 질서 안에서 수용함으로써, ‘이슬람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국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UAE는 중동의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달리, 전통을 유연하게 재해석하고, 글로벌화된 질서를 자국 시스템 안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서구화가 아니라, 자국 문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현대 국가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


 

3. 법, 제도와 사회 변화: 종교와 실용의 균형

 

UAE의 관용주의적 접근은 법제도와 사회 문화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0년 이후 도입된 일련의 개혁 조치는 외국인의 생활과 기업 활동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며, 이는 관용주의적 이슬람의 실질적 성과라 할 수 있다.

 

첫째, 혼전 동거나 미혼 커플의 동거가 합법화되었고, 외국인에게는 자국의 법률에 따라 이혼·상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민사 시스템이 마련됐다. 특히 아부다비는 2021년 중동 최초로 비무슬림을 위한 별도 민사법원(Personal Status Court for Non-Muslims)을 설립했다. 이는 글로벌 인재의 거주 편의성과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 개혁으로 평가된다.

 

둘째,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교육 기회 확대도 중요한 변화다. UAE는 중동 국가 중 여성의 고등교육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여성 대학생 비율은 전체의 70% 이상에 달한다. 또한 정부 부처, 외교,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공공기관 내 히잡 착용이 선택적으로 바뀐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활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국적 기업들은 두바이 법인에서 여성 엔지니어 및 서비스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 여성의 취업 참여 확대와 기업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법과 제도에서의 관용주의적 조정은 단순히 외국인을 배려한 조치가 아니라, 자국 사회 내부에서도 보다 실용적이고 국제 경쟁력 있는 구조로 전환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4. 경제정책과 산업구조 영향

 

UAE의 관용주의적 이슬람은 경제 정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종교적 유연성이 외국인 투자 유치, 산업 다변화, 관광 활성화, 글로벌 인재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첫째, UAE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100% 외국인 소유 지분 허용, 비자 자유화, 거주제도 완화 등의 제도 개혁을 추진해왔다. 이는 종교 원칙보다 경제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관용주의적 행정 원칙을 기반한 종교적 제약을 최소화한 제도 설계 덕분에 가능했으며, 투자자들에게 높은 제도적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특히, 비이슬람 국가 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종교 규범 관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점은 큰 장점이다.

 

<주요 제도 개혁 내용>

항목

개혁 내용

외국인 소유권

2020년 '외국인 직접투자법(FDI Law)' 개정으로 전국 대부분 산업에서 100% 외국인 지분 허용

(과거엔 현지 스폰서 51% 지분 필요)

장기 비자

‘골든 비자(10년)’ 및 ‘그린 비자(5년)’ 제도 도입 → 투자자, 창업자, 전문가에게 장기 체류 보장

거주, 이주 자유화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거주권, 가족 동반, 자녀 교육 연계 혜택 확대

종교 규범 완화

이슬람 샤리아 기반의 사업 제한 항목을 축소 → 예: 혼성 기업 운영, 여성 리더십, 비이슬람 마케팅에 대한 유연한 태도 유지

[자료: 두바이 무역관]

 

둘째, UAE는 산업 구조 차원에서도 첨단산업 중심의 ‘비종교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AI, 스마트시티, 핀테크,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은 이슬람 율법의 직접적인 영향과 무관하게 정책적으로 우선 순위가 높다. 이는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종교보다는 경제 실용주의가 우선된다는 UAE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아부다비 G42 간의 AI 기반 Sovereign Cloud 구축 협력을 들 수 있다. 이는 2027년까지 세계 최초의 ‘AI Native Government’를 구현하겠다는 UAE 정부의 의지와도 맞물려 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에는 종교적 제약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G42 협력>

Microsoft and Abu Dhabi's G42 collaborate to improve the UAE's cloud infrastructure.

[자료: Tech News Hub]

 

셋째,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가진 인재의 유입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 주 4.5일제 근무와 같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월~금의 근무일을 따르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휴일로 지정하는 등 국제 기준을 따르면서 기존 이슬람의 틀을 벗어나 세계 기준에 맞춰 세계 경제 활동의 중심지가 되고자 한다.

 

이처럼 관용주의적 이슬람은 UAE의 경제 다변화 전략에 핵심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관용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국가’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5. 우리 기업을 위한 시사점

 

UAE의 관용주의적 이슬람은 한국 기업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콘텐츠, 소비재, 뷰티, 헬스케어, 첨단기술 분야에서 문화적 마찰 없이 자유로운 비즈니스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첫째, 마케팅 및 콘텐츠 전략 측면에서 자유도가 높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은 중동 최대 유통기업인 알샤야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를 오픈한 바 있으며, 여성 중심의 마케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슬람 문화와 상관없는 콘텐츠(예: 한국 드라마, 미국 코미디)를 현지에 자유롭게 공급하며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둘째,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유통 협력에 유리하다. LVMH그룹은 중동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유통사인 찰룹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LVMH는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확산시켰다. 또한, IKEA와 Apple는 UAE의 알푸테임 그룹(Al-Futtaim Group)과 협력하고 있다. 이는 UAE의 종교적 관용성이 글로벌 브랜드 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UAE는 종교적 기준으로 비이슬람 문화 기반의 브랜드를 제한하지 않으며, 주류, 연애 콘텐츠, 여성 모델 활용 광고와 같은 민감 요소도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수용하는 편이다.

 

<종교 관용성과 유통 파트너십의 관계> 

요소

내용

기업 시사점

종교 관용

비이슬람 브랜드·문화 수용

자유로운 콘텐츠·제품 설계 가능

제도 유연성

민법/상법은 관용 기준 우선 적용

법적 예측 가능성 확보

현지 파트너의 자율성

글로벌 브랜드 운영 시 종교적 충돌 최소화

파트너십 통한 시장 연착륙 가능

문화 브로커 시스템

유통사가 종교와 글로벌 기준 간 중재 역할 수행

브랜드 이미지 훼손 없이 운영 가능

[자료: 두바이 무역관]

 

셋째, 조직 운영 및 HR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UAE의 관용주의적 이슬람이 조직 운영 및 HR(인사관리) 측면에서 제공하는 장점은 단순한 ‘종교적 관용’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기업이 다문화·다국적 인재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문화적 환경을 갖춘 구조에 있다. UAE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은  무슬림·비무슬림 인력 간 근무 시간 조정, 금식 시간 고려, 탄력 근무제 운영 등으로 글로벌 다양성(Diversity)을 반영한 HR 제도를 구축했다.

 

넷째,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도 UAE는 경쟁력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및 수소차 중심으로 UAE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UAE의 파트너사인 주마 알마지드 홀딩 그룹(Juma Al Majid Holding Group)을 통해 아부다비에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2대를 공급했고,  이 버스들은 아부다비 통합 교통 센터의 친환경 버스 프로그램 지원의 일환으로, 도시 노선에 투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수소전기버스에 대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과 실습 기회를 마련하여, 현지에서 수소전기버스 관련 기술과 전문 지식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 UAE 아부다비 친환경 대중교통 전환 수소버스 공급> 

https://www.theguru.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2537483319_fb48c7.png

[자료: The Guru]

 


UAE의 비즈니스 환경은 단순히 ‘이슬람권 시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관용주의적 이슬람이라는 독특한 제도적 특성을 전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는 문화 감수성과 글로벌 전략 사고를 동시에 요구하는 복합시장이다.

 



자료: 한겨레, Ministry of Tolerance & Coexistence UAE, Tech News Hub, The Guru 등 KOTRA 두바이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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