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간편식 시장의 성장세

<2019-2023년 러시아 간편식 시장 규모>

(단위: US$ 백만)

* 주: 2024년은 예상치

** 달러 환율은 러시아 중앙은행 연도별 평균환율 적용

[자료: Infoline, Kommersant, RBC, 러시아 중앙은행]

러시아 시장조사 기관 Infoline에 따르면, 러시아 간편식 시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달러 기준 연평균 16.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간편식 시장 규모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총 10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였으나 이는 급격한 루블 가치 절하로 인한 현상이며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전체 신선식품 시장에서 간편식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3년 6.8%에서 2024년 7.5%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모스크바가 속해 있는 중앙 연방관구가 간편식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며, 최근 성장세가 가장 빠른 곳은 남부, 우랄, 시베리아 지역이다.

러시아에서 간편식 소비문화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 잡은 문화지만,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배달 서비스와 함께 간편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러시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다. 특히 직장인들 사이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여가 시간을 요리보다는 다른 활동에 할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1인 가구 증가도 주요한 요인이다. 도시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비교적 좁은 아파트에서 생활하여 주방 시설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1인 가구의 비율은 2021년에 전체의 40%를 넘어선 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족을 위해 요리할 필요가 없는 이들에게는 배달 서비스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대안이다. 결과적으로, 간편식 시장은 현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더욱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의 간편식 소비 트렌드

2025년 현재 러시아 소비자의 선호도 또한 라이프스타일 변화, 기술 발전,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에 따라 다변화되고 있다. 우선, 고단백, 저당, 저글루텐 등 건강한 재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얀덱스(Yandex) 간편식 배달 서비스(Yandex Lavka)는 모든 영양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식단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식품 성분의 투명성, 브랜드 신뢰도가 소비자들의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었다.

‘Grab-and-Go’(즉석 섭취형) 간편식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도시의 생활 리듬이 빨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이동 중에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과 3~5분 내에 데울 수 있는 간편식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프리미엄급 냉동 만두, 아시아식 면 요리, 가니쉬(사이드 메뉴)가 포함된 즉석 스테이크 등이 있다.

아울러, 대도시에서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식사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는 요리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요리 기술이 없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으며, 외식 대신 건강한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주요 대도시에서 운영 중인 식사 구독 서비스로는 BeFit, Level Kitchen, Grow Food 등이 있으며, 특히 체중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서비스들은 소비자들이 식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2024년 러시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간편식은 베이커리 제품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신선 샐러드가 25%로 2위를 기록했으며, 도시락 유형의 제품(한 끼 식사 구성)이 19.5%로 3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쌀 기반 제품(7.7%), 반죽 기반 제품(6.2%), 감자 제품(3.8%)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시장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간편식 제품 유형별 매출 비중>

(단위: %)

[자료: Nielsen, Adindex.ru]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되는 간편식 제품

간편식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선 제품 위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냉동 제품의 경우 냉동 피자, 디저트, 치킨너겟 등 빠른 조리가 가능한 일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의 도시락 형태 간편식(고기 & 사이드메뉴)의 평균 가격은 약 300 RUB(3.5 USD)이다. 이는 음식에 대한 비용을 절약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한 가격대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품질도 높아지며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마트 또는 온라인 배달 서비스에서 식사 대용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간편식 시장에 반영된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아시아 요리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은 러시아인이 기존에 즐겨 먹던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재료를 강조하는 프리미엄 포케의 가격은 1000루블(약 12달러)을 넘어서기도 한다. 러시아 간편식 시장에서 신선 제품의 경우 수입산의 비중이 매우 낮고, 현지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신선 간편식의 유통기한이 짧고 물류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수입의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며, 주로 배달이 가능한 카페, 슈퍼마켓 내 조리식품 코너, 전문 간편식 배달 서비스, 케이터링 업체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러시아 인기 간편식 제품 및 가격>

* 환율: 1달러 = 85.93루블 (2025년 2월 27일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 업체별 공식 사이트]

주요 유통채널 현황

오프라인 판매 채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슈퍼마켓(전체 매출의 64%)이다. 대형마트의 비중은 감소하는 가운데, 할인마트(디스카운트 스토어)와 미니마켓(중소형 슈퍼마켓)의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러시아 오프라인 간편식 판매를 주도하는 대형 유통업체로는 Perekrestok, Magnit, Miratorg, Azbuka Vkusa 등이 있다.

< 2023~2024년 상반기 러시아 간편식 판매 채널>

(단위: %)

[자료: Nielsen, Adindex.ru]

러시아 간편식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배달 서비스다. 배달 서비스는 지속적인 개선을 거듭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 배달 서비스의 강점이며, 레스토랑 메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판매에 비해서는 점유율이 낮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배달 서비스의 편리함을 이제 막 경험하기 시작한 단계다. 러시아 주요 대도시에서 널리 사용되는 온라인 간편식 배달 서비스에는 Yandex Lavka, Samokat, Ozon Fresh 등이 있다.

<Miratorg 소매점 간편식 진열대>

[자료: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주요 생산업체 현황

러시아 주요 간편식 제조업체로는 Miratorg, Korona Food, Perekrestok Vkusov, Milti, Azbuka Vkusa, Performance Group 등이 있다.

<러시아 국내 주요 간편식 생산업체 리스트>

* 환율: 1달러 = 85.93루블 (2025년 2월 27일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 Spark Interfax]

한편, 2024년 말, 러시아에서 5개의 주요 식품 기업이 참여한 '간편식 제조·공급업체 협회'가 설립되었다. 이 협회에는 Azbuка Vkusa, Perekrestok Vkusov, Korona Food, 식품 원료 제조업체 Omega, Atyashevskiy Meat Processing Plant 등이 속해 있다. 이 협회의 초대 회장으로는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Ozon의 전직 CEO인 세르게이 벨랴코프(Sergey Belyakov)가 선임되었다. 협회는 전반적인 업계 지원, 규제 개선, 산업 정책 개발, 시장 분석 및 연구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시사점

러시아 간편식 시장은 팬데믹 이후에도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말부터는 배달 서비스 업체가 유명 레스토랑과 협력하여 아시아 음식, 저글루텐 제품 등을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렇듯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메뉴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등 시장규모 확장과 함께 다양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간편식 시장이 아직 초기 발전 단계에 있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생산 및 안전 관리 수준이 낮고, 비즈니스 자동화가 미흡하여 인력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보인다. 또한, 생산공정 관리 및 원재료 추적 시스템이 부족하여 품질 관리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부터 간편식 제조·공급업체 협회가 품질 관리 및 표준화를 주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간편식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편식은 K-푸드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품목 중 하나이며, 러시아 소비자들은 과거부터 도시락 라면을 필두로 한국 음식에 대한 친밀도가 높다. 비제재 품목인 한국산 식품의 대(對)러시아 수출액은 2022년 이후 3년간 약 39% 증가하며 2024년 3억3788만 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에서 간편식은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품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성숙해지는 단계에 있다. 기술력과 상품성 면에서 더 발전해 있는 한국의 간편식품이 더욱 활발히 러시아로 진출하기를 기대한다.

자료: Infoline, Kommersant, RBC, Nielsen, Adindex, Interfax, 러시아 중앙은행,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