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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발전', 미국 정전, 전력난의 해결책으로 부상
- 트렌드
- 미국
- 달라스무역관 이재인
- 2025-02-17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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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잦은 정전 및 전력 수급 불안정에 대비한 ‘백업 발전’ 도입 붐
가정용 소형 발전기, 절체 개폐기, 차단기 등 우리기업 관련 기자재 선점 기회 노려야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 대형 산불, 한파, 허리케인 등 기상이변이 연이어 발생하며, 극한기후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폭염 동안 급증하는 전력 수요로 인한 순환정전사태나 산불, 한파 등 자연재해로 인한 송전 차단은 미국 전력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전력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20년간 정체돼 있던 미국의 전력 수요가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산업 전반의 전기화(Electrification) 등 요인에 따라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정전과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인 백업 발전(Back-up Generation) 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 의존도가 높은 데이터센터, 병원, 대형 유통업체, 제조공장 등은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s)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백업 전력 솔루션을 구축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다.
잦은 기상이변에 더한 전력수요 급증으로 미국 전력 공급 안정성 저하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송전선 차단과 연이은 정전을 발생시키며, 지역 전력망에 큰 피해를 남겼다. 문제는 이러한 기후재해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2월 텍사스 전역에서의 기록적인 한파는 발전소 가동 중단과 송전망 손상을 초래해 텍사스주 내 380만 가구에 정전 피해를 입혔으며, 작년 6월 말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Beryl) 역시 강풍과 폭우로 남동부 지역 270만 가구의 전력 공급을 중단시키는 등 최근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전력망을 위협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000~2023년 미국 주별 기상 관련 정전 횟수 분포>
* 주: 최소 5만 명의 고객(가정 또는 사업체)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300MW 이상의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의 정전 건수를 집계
[자료: Climate Central, WSJ(2024.11.)]
극한기후로 인한 전력망 취약성 증가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전기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미국 내 전력 수요는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미국 전력연구기관 EPRI(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전 산업에 걸친 AI 도입 가속화에 따라 2030년 AI 데이터센터향 전력 수요는 미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최대 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현재의 약 2배 수준에 해당한다. 이처럼 잦은 기상이변과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로 인해 미국의 전력 공급 안정성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 내 상당수의 기업 및 가정은 전력 비상 수급 사태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기업들,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투자 증가
마이크로그리드는 완전히 독립적인 소형 전력망으로, 가정, 기업과 같은 전력 수요처(Load), 발전원(Power-generation source), 배터리 저장 시스템(BESS) 및 제어 시스템이 통합돼 있다. 이를 통해 공공 전력망(Utility grid)과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연결 및 차단이 가능해 정전 시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한다.
<마이크로그리드 개념도>
[자료: U.S. DOE, Grid Deployment Office(2024.1.)]
특히, 2017년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텍사스 걸프만 연안과 휴스턴을 강타해 대규모 정전과 피해를 남긴 이후, 미국 내에서도 특히 텍사스는 상업용 마이크로그리드 설치 속도가 미국 내 다른 어떤 주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전력 공급 불안정성에 대비한 민간 부문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6~2023년 미국 및 텍사스의 상업용 마이크로그리드 설치 수 비교>
[자료: U.S. DOE, Dallas Fed(2024.12.)]
필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병원은 물론, 식품 유통업체 등 각종 기업들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형 식료품 체인 H-E-B와 소매업체 버키스(Buc-ee’s)는 전력공급 중단 시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자체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했으며, 텍사스 주립대학교 오스틴 캠퍼스(University of Texas at Austin)는 군사부문을 제외하고 미국 내 최대 규모인 146MW(메가와트)의 마이크로그리드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고 있다.
한편, 기존에는 화석연료 기반의 동력 시스템을 사용하던 프래킹(fracking), 시추(drilling) 등 업스트림(Upstream) 운영에서의 전기화 확산에 따라, 텍사스 소재 다수의 석유·가스 기업들 또한 자체 전력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형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2024년 진행한 석유·가스 기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미 35%의 기업이 마이크로그리드를 도입했으며, 일부 기업들은 단일 사업장에서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넘어 해당 기업의 다른 시설이나 인근 지역으로까지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하는 변전소(substation) 수준의 전력 공급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9년 9곳에 불과했던 텍사스 내 데이터센터 수는 2024년 8월 기준 57곳으로 급증했으며, 이 중 40곳은 2022년 이후 새롭게 건설된 시설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망과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계통 연계(Interconnection) 허가 절차는 평균 3.5년이 소요되며,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한 전력 솔루션을 고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암호화폐 채굴업자이자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디지털 파워 옵티마이제이션(Digital Power Optimization)은 2024년 1월, 프랑스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과 협력해 100MW 규모의 풍력 발전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마이크로그리드 도입은 많은 미국 기업에 전력망 병목현상을 피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용 백업전력 시스템 수요 급증
기업들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통한 전력 자급자족 추세가 더욱 활발해지는 가운데, 가정에서도 예기치 못한 정전에 대비하기 위한 가정용 발전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Google)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특히 극한 기상 현상 발생 직후 가정용 발전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24년 텍사스 지역 ‘가정용 발전기(Home generator)’ 검색 횟수 분석>
[자료: Google Trends, Dallas Fed(2024.12.)]
미국의 대표적인 소형 발전기 제조업체인 제네락(Generac Holdings Inc.)에 따르면, 20여 년 전 1% 미만에 불과했던 북미 지역의 가정용 발전기 보급률은 이후 급증해 2023년 말 기준 6.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지역 가정용 발전기, 휴대용 발전기 보급률 추이>
(단위: %)
[자료: Generac Investor Presentation(2024.8.)]
한편, 가정용 발전기 보급 증가와 함께, 유사시 공공 전력망에 대한 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정용 ES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주요 전력회사들이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s)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테슬라(Tesla)나 선런(Sunrun)과 같은 VPP 운영사가 일부 가정과 기업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 설치를 계약하고, 해당 고객들이 특정 시간대에 자가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VPP 시스템은 각 가정과 기업의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전력을 하나의 대규모 발전소처럼 집계해, 일상적인 전력 수급 변동은 물론, 폭염·한파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비상 상황 시에도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이미 텍사스,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플로리다, 미국 북동부 지역 등 기상이변에 취약한 지역에서 VPP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처럼 기상이변과 전력 수요 폭증에 따른 정전 빈도 증가에 따라, 미국인들의 가정용 발전기를 포함한 백업 전원 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최근 미국에서 잦은 기상이변과 급증하는 전력 수요로 인해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됨에 따라, 상업용·가정용 백업 발전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지온마켓리서치(Zion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발전기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63억7000만 달러로 평가됐으며, 2024년부터 연평균 5.8% 성장해 2032년에는 105억9000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발전기 시장 규모 전망>
(단위: US$ 십억)
[자료: Zion Market Research]
다만 미국 대형 전력기업 A 사의 벤더사 관계자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내 정전, 전력 수급난을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백업발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전력 기자재의 경우 대부분 현장 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가능한 업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현지 “바이어 수요에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미국 현지에서의 A/S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전력 수급이 불가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작동해 각 수요처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게 하는 마이크로그리드, VPP 등 다양한 에너지 관리 기술 또한 더욱 보편화될 전망이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미국 내 VPP 실증사업에 전략적으로 참여하는 등 미국 에너지 솔루션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료: U.S. DOE, EPRI, Dallas Fed, Generac, WSJ,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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