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vs. 선구매후결제(BNPL)

신용카드는 2050년대 현금을 소지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모토로 만들어진 ‘신용’ 기반 결제 방식으로, 베트남에는 2090년대 말 외국계 은행을 통해 도입되기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현지 은행이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해 2019~2024년 거래액 기준 27%대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베트남에는 체계적인 신용평가모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자격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현지 신용카드 보급률은 약 4%대로 낮은 편이다.

<2023 APAC 지역 신용카드 보급률>

[자료: STATISTA]

한편, ‘BNPL(Buy Now Pay Later)’은 ‘선구매후결제’를 의미해 최근 주목 받는 결제 방식이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BNPL 방식을 선택해 결제하면 BNPL 사업자가 가맹점에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소비자가 BNPL 사업자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는 신용카드와 유사한 방식이나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점수와 관련 증빙이 필요한 반면, BNPL은 금융 소외 계층까지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별성으로 신파일러(Thin Filer)와 모바일 플랫폼에 친숙한 젊은 세대 중심으로 BNPL 주 이용층이 형성됐다. 신파일러는 금융업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금융거래가 부족한 금융 이력 부족자를 의미한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베트남 BNPL 시장

2019년 초부터 베트남에 BNPL이 도입되기 시작 됐으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성장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BNPL 도입률은 서비스가 초기에 도입된 북유럽 및 대양주 지역이나 아세안 인근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나, 결제액 기준으로는 아세안 지역에서 말레이시아보다도 높다고 분석했다.

<2022 아시아 BNPL 사용자 수>

(단위: 백만 명)

*주: 2025년 2월 확인 가능 최신 자료
[자료: STATISTA]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BNPL 시장 규모는 2021~2024년 연평균 58.3% 성장해 2024년 19억1000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 전자상거래 시장 확장, △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 등으로 인해 오는 2030년까지 85억1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베트남 BNPL 시장 규모 전망>

(단위: 10억 US$)

[자료: Research and Markets]

또, 비현금결제·디지털뱅킹 확대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Euromonitor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모바일 결제액은 약 266조1000억 동(약 886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국내기업도 베트남 BNPL 서비스 진출 시작

2024년 9월 27일 롯데C&F*는 롯데시네마 온라인(3월), 롯데마트 온라인(8월)을 통해 BNPL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향후 그룹사 오프라인 매장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2024년 11월 베트남 모바일월드와 현지 금융시장 진출 관련 MoU를 체결했다.  

  주*: '24년 4월 롯데캐피탈(한국)과 롯데파이낸셜(일본)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금융 기업

<베트남 롯데C&F BNPL 서비스 이용화면>

*주: 현재 내국인 대상 서비스 중

[자료: KOTRA 하노이 무역관 직접 촬영]

주요 시장 플레이어, 전자지갑 업체 및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심

베트남 BNPL 서비스 제공 업체로는 MoMo, Zalopay 등 전자지갑 업체와 Fundiin 등 핀테크 스타트업이 있으다. Shopee, TIKI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기존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자체적인 BNPL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BNPL 관련 구체적인 법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현행 법규상 비은행기관의 대출 서비스 제공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BNPL 사업자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TIKI는 HomeCredit와 협력해 'Home PayLater'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롯데파이낸스(LOTTE Finance)는 베트남 전자지갑 회사 잘로페이(Zalopay)와 협업해 '페이 레이터(Pay Late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군별 서비스 도입률을 살펴보면 전자기기와 가전제품 두 가지 품목에서 50% 이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베트남 중산층의 성장과 그에 따른 고가 제품에 대한 분할 결제 잠재 수요를 타깃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BNPL 주요 업체>

주: 조회일 2025.02.25. 기준

[자료: KOTRA 하노이 무역관]

1) Zalopay

베트남 국민 메신저앱 Zalo에서 파생된 Zalopay는 2024년 상반기 기준 베트남 현지 전자지갑 업계에서 MoMo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Zalopay는 CIMB베트남은행, 롯데파이낸스와 제휴를 맺고 최대 800만 동(약 313달러) 한도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 시 37일까지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800여 개의 Zalopay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2) MoMo

MoMo는 베트남 국민 결재앱, 전자지갑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전자결제 및 증권, 대출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MoMo는 TPBank와 제휴를 맺고 최대 2000만 동(약 782달러) 한도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하며, MoMo 가맹점 및 넷플릭스, 앱스토어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용 시 45일까지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며, 12회까지 할부 등도 가능하다.

3) Fundiin

Fundiin은 2019년 설립된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2022년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3년 베트남 은행연합 산하 베트남 핀테크클럽의 공식멤버가 됐다. 현재 롯데시네마, Pharmacity, Guardian, Paula's Choice 등 600개 가맹점에 BNP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 시 14일(결제주기) 또는 28일까지 이자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BNPL 결제액에 대해 할부(3·6·9·12개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자율은 0.8~2.6% 수준이다. 

시사점

베트남은 현금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6월 16일을 '현금없는 날'로 지정해 매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 정부의 노력에 더해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결제 수요가 증가해 2017년 31%대였던 은행 계좌 보급률은 2024년 77.4%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금융서비스 접근성 확대와 더불어 모바일 환경에 친숙한 9X, 0X세대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전체적인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새로운 소비습관을 뒷받침하기 위해 BNPL 시장도 함께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9X세대는 1990년대생, 0X세대는 2000년대생을 뜻하는 것으로, MZ세대를 의미하는 베트남의 세대 구분 용어다. 

그러나 베트남 소재 외국계 은행 소속 전문가 A 씨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BNPL 서비스 관련 프로모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BNPL 서비스 침투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소득이 안정적인 30대 이상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지불수단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베트남 현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료: Euromonitor, Statista, KIRI(보험연구원), Researchandmarket, VNExpress 및 현지 언론,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