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북미 자동차 인테리어 엑스포와 테스팅 엑스포가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Novi, Michigan)에서 공동 개최됐다. 이 행사는 지난 6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럽 자동차 테스팅 엑스포’를 주관했던 영국 UKi Media & Events가 주최한 행사로, 북미 지역에서 자동차 시험 검증 기술 관련 가장 종합적인 전시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총 31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참가한 이번 엑스포에서는 자율주행, 전기차,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같은 차세대 기술부터 인공지능과 UX(사용자 경험)를 결합한 인테리어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최신 제품과 기술이 소개됐다. 두 엑스포가 공동 개최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시험 및 검증 솔루션과 인테리어 기술을 한 자리에서 경험하며,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전시회 개요

<Automotive Interiors & Testing Expo North America 2024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최신 기술을 만나는 지식 공유의 장

이번 엑스포에서 새롭게 선보인 ‘Future of Automotive Testing Conference’에서는 주요 OEM 및 기술 공급업체 전문가들이 참석해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사이버 보안, 자율주행차 테스트와 같은 주제를 다룬 기조 연설과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GM 출신 컨설턴트 Partha Goswami 박사는 SDV와 전기차 개발에 필수적인 테스트의 중요성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이후, SAE International의 Mark Klavon과의 인터뷰 세션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테스트와 글로벌 표준이 자동차 산업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논의하며 엔지니어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공유했다.

<자동차 인테리어 혁신을 논하는 ‘InteriVision Summit’ 연사>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InteriVision Summit’에서는 인테리어 산업 전문가들이 UX디자인, AI(인공지능) 적용, 지속 가능한 소재 활용을 주제로 논의했다. JLR의 Nishatha Nagarajan은 ADAS 기술과 UX 중심의 반도체 혁신에 대해 발표하며 AI가 자동차 UX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VW Design Center의 Rodrigo Galdino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협업을 통한 혁신 방안을 제시하며, CMF(색상, 소재, 마감) 요소와 전기차 시대의 기술 발전이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또한, ‘Innovation Showcase’ 세션에서는 전시 참가 기업들이 자사의 최신 제품과 혁신적인 개념을 간결하게 발표해, 참관객들이 다양한 신기술과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회 현장 스케치

(1) 친환경 소재의 확장

SACO AEI Polymers는 친환경성과 경량화를 갖춘 열가소성 시트와 다양한 폴리머 소재를 선보였다. 특히, PP(폴리프로필렌)와 목재 섬유가 결합된 XR SHEET는 재활용 가능성을 강조한 친환경 소재로 소개됐다. Taiyo는 크롬6(Cr6)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크롬3(Chromium III) 표면 처리 기술을 선보여 유해 화학물질을 줄이고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마감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인테리어 디자인에 적합한 친환경적 표면 처리로 전시 현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장 스케치 1. 자동차 인테리어의 친환경 소재 및 표면 처리 기술>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2) 진화하는 자동차 시트 커버링, 자동화로 생산성 향상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시트 커버링은 편안함과 디자인, 내구성을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로, 소비자 요구와 기술 발전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Juki, Tajima, ABM International등이 자동차 시트 및 의자에 적용 가능한 퀼팅과 펀칭 같은 세부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첨단 자동화 장비를 선보였다. Juki는 섬유 및 부품의 자동 절단 및 조립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전시했으며, Tajima는 고정밀 자수 및 섬유 가공 기술을 활용한 장비로 자동차 내부 시트의 맞춤 제작과 품질 향상을 강조했다. ABM International은 자동화된 절단 및 가공 장비를 통해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인 기술을 선보였다.

<현장 스케치 2. 자동차 시트 커버링 자동화 솔루션>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3) 경량화를 위한 필수, 접착 기술 및 소재

자동차 경량화는 성능과 연비 개선을 위한 핵심 과제로, 고기능성 접착 소재와 첨단 기술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Sekisui는 자동차 내외장 부품의 내구성 강화와 경량화를 위한 고성능 폴리머 소재와 코팅 기술을 선보였다. Covestro는 폴리카보네이트, 특수 필름, 맞춤형 우레탄 및 접착제를 포함한 지속 가능한 인테리어 소재를 강조하며, 고성능 솔루션을 제공했다. Argent International은 비용 절감과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한 레이저 커팅 접착 소재, 디스펜서 호환 부품, 기계식 결합 방식 대체 솔루션, 열 관리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Argent의 Marisa Helmstead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경량화에서는 소재 자체뿐만 아니라 접착 소재와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접착 기술들은 금속이나 볼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구조적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무게를 줄이고, 동시에 소음, 진동, 잡음(Squeak & Rattle)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 스케치 3. 자동차 접착 소재 및 기술>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4) 정밀 데이터 수집과 실시간 분석 기술의 발전

자동차 테스트 분야에서 차량 데이터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DEWESoft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전동기와 인버터 테스트를 위한 고정밀 DC-CT 전류 변환기를 소개하며 효율적인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했다. imc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해 개발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선보이며 테스트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했다. Trilion은 광학 측정을 통해 부품 결함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며, 품질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다. dSPACE는 자율주행과 ADAS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데이터 로깅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현장 스케치 4.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5)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재편, 가상 검증의 확대

가상 검증 기술은 차량 개발 과정에서 프로토타입의 의존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며, 개발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의 기회를 제공한다. Siemens는 물리적 검증 방법과 가상 검증 방법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모듈형 성능 엔지니어링(modular performance engineering) 전략’을 통해 새로운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접근 방식은 프로토타입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동차 OEM과 공급업체 간 협업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또한, Intrepid Control Systems는 차량 네트워크와 SDV를 지원하는 가상 검증 기술로 데이터 통신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VBOX Automotive는 ADAS 및 자율주행 기능의 가상 검증을 위해 VBOX 4 데이터 로거와 고정밀 센서를 활용해 차량의 위치, 속도, 자세 등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장 스케치 5. 차세대 차량 연결과 자동화 솔루션>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전시장에서 만난 한국 기업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서울산업기술은 자동차 열 교환기 및 공조 관련 부품의 성능 시험기를 연구·개발·제조하는 전문 기업으로, 이 해당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소개했다. 서울산업기술의 해외 사업부 임유순 고문은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차량 내외부의 모든 시스템 성능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특히 북미에서는 전기차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공조 시스템 테스트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조 시스템 테스트를 통해 전기차의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고 실내 환경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중요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엑스포 참가 한국 기업들>

[자료: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직접 촬영, Visol]

비솔(Visol)은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테스트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고속 촬영용 고출력 LED 조명과 인조 태양광 조명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러한 시스템은 차량 충돌 시험 등 고속 촬영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출력 조명을 제공해 정확한 데이터 수집을 지원하며, 실내에서도 실제 주행 환경과 유사한 태양광 조건을 재현해 차량의 내구성과 열 관리 성능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시사점

자동차 개발에서 시험 및 검증은 차량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으며, 독일, 일본, 인도, 중국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앞다투어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반면,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적었던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자동차 테스팅 엑스포’에 비해 북미 전시회 규모는 다소 작지만, 미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자동차 테스팅 엑스포'로서 업계 관계자들과 동향을 공유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라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이 자동차 시험 및 검증 기술에서의 경쟁력을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현지 네트워킹과 기술 홍보에 보다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 내년 10월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에서 열릴 예정인 'Automotive Testing Expo North America 2025'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북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은 엑스포 참가 및 참관을 고려해볼 만하다.

자료: Automotive Interiors Expo, Automotive Testing Expo, Visol,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