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8월 16일, 베트남 중부 다낭시 빈컴 플라자에서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 다낭시 정보통신국, VINK(Vietnam Innovation Network in Korea) 주최로 ‘2024 ICT 한국-베트남 협력비전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베트남 간의 ICT 협력현황과 과제를 살펴보고, 양국 ICT 산업의 미래 협력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개최됐으며 정부 관계자 및 ICT 기업 종사자는 물론 현지 대학의 ICT 관련 학과의 대학생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2024 ICT 한국-배트남 협력비전 컨퍼런스 현장>

[자료: KOTRA 다낭 무역관 직접 촬영]

강부성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와 짠 응옥 탁(Trần Ngọc Thạch) 베트남 다낭시 정보통신 부국장의 축사로 시작된 동 행사에서는, 양국의 ICT 분야 전문가 및 한국의 반도체 관련 진출기업 대표가 특별 연사로 참여했으며,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면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비전에 대한 다양한 시각차이, 한계점, 발전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흥미로운 자리였다.

<CT 한-베 협력비전 컨퍼런스 세부 프로그램>

[자료: 주다낭 총영사관]

다낭시 AI 및 반도체 관련 현황 및 인프라의 현주소

첫번째 세션을 담당한 다낭 인공지능 및 회로 설계 연구 및 훈련 센터(DSAC)는 2024년 1월 다낭지역의 반도체 및 AI 분야 프로젝트 유치 및 관련 인재 확충을 목표로 설립된 기관이다. 연사로 참여한 레 호앙 뿍(Lê Hoàng Phúc) 소장은 베트남의 AI, 반도체, ICT 산업 육성을 위한 제136호 총리 의결문 언급을 통해 관련 산업 진흥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정책들에 대해 세부적으로 소개했다.

1)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 투자 유치

현재 다낭시는 2023년부터 베트남 북부에 주로 진출해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R&D센터를 중부지역으로 신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다낭시 부시장 및 시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을 직접 방문해 마벨, 시놉시스 등 주요 기업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투자유치 및 인재육성 프로그램 공동추진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다낭시 당서기장이 방한해 수도권, 대구에 소재한 주요 반도체 및 ICT기업들과 미팅을 추진하고 양국간 ICT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 다낭시에는 총 9개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지사가 소재해 있다. 대다수는 제조 공장이 아닌 칩설계에 특화돼 있으며 중부지역 연락사무소 또는 R&D센터 형태로 규모도 남북부에 있는 베트남 본사 대비 상당히 작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에 힘입어 성장잠재력은 높다. 시놉시스, 마벨은 최근 다낭시정부와 중부지역 투자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고 인텔은 DSAC와 협업해 반도체 IC 설계 및 인공 지능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운영 프로젝트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낭시 반도체 관련 기업 진출 현황>

[자료: DSAC, KOTRA 다낭 무역관 자체 정리]

2) ICT 인프라 기반 확충

베트남 정부는 2015년 발표한 총리 결정문 제398/QD-TTg호 ‘2020년까지의 IT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2025년까지의 비전’에 따라 하노이, 호치민에 이어 다낭을 IT 발전 잠재력이 있는 도시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인프라 기반을 확충하기 시작했다.

현재 다낭시에는 정부가 인정한 3개의 IT 및 소프트웨어 산업단지(High-tech Park, IT Park, Industrial Park 1)가 운영 중에 있으며 추가적으로 1개의 IT 파크(Industrial Park 2)를 건설 중에 있다. 이 밖에도 베트남 대기업인 FPT가 운영하는 FPT Complex 및 여러 민간 기업 주도의 공유스페이스가 풍부해 ICT 기업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다낭시 ICT 관련 산업단지 및 관련 인프라 현황>

[자료: 다낭시 IPA]

현재까지 다낭의 하이테크파크, IT 및 소프트웨어 파크에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의 투자가들이 현재 입주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또한 다낭시 정부는 점차 확대되는 기업 수요를 뒷받침 하기 위해 통신망, 데이터센터 확충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인프라 확충 노력으로 다낭시는 2020~2023년 기간 베트남 스마트시티 상을 수상했으며 2009~2022년 13년 간 베트남 내 ICT 지수 기준 1위를 수성하기도 했다.

3) 전문 인재 육성

다낭시 정보통신국 발표에 따르면 현재 다낭시 관할지 내의 IT 사업체 수는 2300개이며 산업인력의 수는 4만8000명에 달한다. 38개의 교육시설에서 5700명의 연간 졸업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급여는 월 800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양국의 ICT 인력양성을 위한 협업을 위해 한-베 친선 IT 대학교가 KOICA의 지원으로 2007년 다낭에 설립됐으며, 이후 2020년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해 한-베 ICT(정보통신기술) 대학교가 됐다. 이 대학은 베트남 중부 지역의 유일한 ICT 전문대학으로 정보통신, 컴퓨터 엔지니어링, IT(정보기술) 경영 분야에 특화돼 관련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2023년 다낭시 ICT인력 활용 현황>

(단위: 명, US$)

[자료: 다낭시 투자국(IPA Danang)]

보다 특화된 선진 기술을 다루는 고급 인력의 부재는 베트남의 ICT산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현황을 설명 할때 줄곧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이다. 최근 다낭시 정부는 AI 및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 부족에 대한 한계점을 인식하고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학과를 신규 개설한 바 있으며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해외 대학 및 기업과의 협업 프로그램을 활발히 타진 중이다.

<다낭시 주요 대학별 반도체 관련 학과 개설 현황>

[자료: KOTRA 다낭 무역관 정리]

진출기업 및 젊은 미래세대가 바라보는 베트남 ICT산업 향후 전망

정원석 하나마이크론 비나 법인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의 대표 반도체 관련 진출기업으로서 주요 활동현황을 소개하고 베트남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분야진로 선택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정 법인장은 현재 활발히 운영중인 박닌(Bac Ninh)성과 박장(Bac Giang)성의 제조공장 운영 방식과 더불어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특히 패키징(Packaging) 기술의 중요성 및 비전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현재 베트남으로 많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런트 공정 비율 및 전문 인력 부족이 향후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한계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있는 팜 응옥 안(Pham Ngoc Anh) 학생은 베트남 젊은 세대를 대표해 한국의 ICT 교육의 우수성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전달했다. 팜 학생은 특히 한국의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시스템에 대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한-베 ICT분야의 협력이 더욱 증대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베트남 유학생을 위한 비자 정책이 보다 유연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024 ICT 한국-배트남 협력비전 컨퍼런스 주제별 발표현장>

[자료: KOTRA 다낭 무역관 직접 촬영]

마지막 순서로 한-베 ICT 협력의 필요성과 미래세대의 역할에 대해 다낭과학기술대학교의 응우옌 탄 코이(Nguyen Tan Khoi) 교수와 네명의 학생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코이 교수는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학생들 또한 한국기업들과의 협력 확대가 베트남 학생 및 기업에게는 매우 높은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특히 향후 베트남 ICT 인력의 한국 유학과 교육 기회 증가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ICT 분야 협력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해 많은 참관객들의 공감과 박수를 받았다.

시사점

베트남 정부는 ICT 산업을 핵심 육성 대상사업으로 선정하고 많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늘날 농업 및 단순 제조업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고부가가치 산업군을 선점할 수 없으며 소득 향상 및 경제성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이 과거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국가와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신흥국가들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성장 모델의 차이점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양국 간 ICT 협력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 세대의 역할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으며, 특히 참가자들은 한-베간 ICT 협력 증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 참석한 베트남 대학생 Tram은 KOTRA 다낭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행사 참여를 통해 현재 다낭시 소재 ICT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들은 한국의 ICT산업 및 기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우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대다수 졸업생들이 한국 진출기업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ICT산업 및 인력활용 수요에 대한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됐으며 한국 정부의 베트남 ICT산업에 대한 관심을 직접 느낄수 있어서 의미있는 행사라고 응답했다.

최근 베트남이 ICT 소프트웨어 분야를 활용한 반도체 관련 산업 유치를 활발히 추진하면서 전력, 데이터센터 확충 등의 인프라 개선과 핵심적인 전문인력 육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핵심적인 경제 파트너로서 특히 ICT분야에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설립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의 여러 IT 협력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공유한 비전과 다양한 도전과제들이 실제 정부차원의 실절적인 정책에 반영되고, 민간 기업들의 투자 및 기업 활동에도 원활히 연계될 필요가 있다.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및 ICT 관련 프로젝트 수주 달성, 베트남의 ICT산업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인력 확대 등으로 이어져 상호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자료: 다낭시 정보통신국, 다낭시 투자국(IPA Danang), 컨퍼런스 발표자료, Vietnam briefing, KOTRA 다낭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