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비약적 발전으로 로봇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며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최첨단 기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UAE 정부도 로봇 산업 육성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UAE는 호텔과 음식점, 배송 등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다양한 필드에 서비스 로봇을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인력난 해소를 위해 로봇의 사용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산업 구분

<산업 로봇과 서비스 로봇의 구분>

[자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산업용 로봇: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은 자동 제어로 조종되는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를 통해 물건을 조작하거나 이동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산업에서 필요한 다양한 작업을 프로그램에 따라 수행하는 기계다. 주로 제조업에서 활용된다. 또한 산업용 로봇의 안전 요구사항을 규정하는 국제 표준 'ISO 10218'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은 동작하는 동안 작업자의 안전을 고려해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하고, 인간 작업자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며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산업용 로봇은 정확하고 빠른 작업, 복잡하고 위험한 작업 등에 주로 사용된다.

서비스 로봇: 서비스 로봇은 가정용, 의료용, 국방, 농업용 등과 같이 제조업 이외의 분야로 응용 분야가 확장된 로봇이다. 세부적으로 개인 서비스 로봇과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개인 서비스 로봇에는 가정용 청소 로봇과 개인용 교육 로봇 등이 속한다. 전문 서비스 로봇은 물류, 의료, 건설, 국방 등에 활용되는 로봇을 의미한다.

UAE 정부의 로봇 산업 정책 및 공공서비스 도입

UAE는 로봇 기술과 AI의 발전을 통해 경제 다각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이는 국가 전략의 일환이며, 국가 미래 비전인 ‘UAE 비전(Vision) 2021’와 UAE 건국 100주년 기념 계획인 ‘센터니엘(Centennial) 2071’에 부합하는 목표다. 기술 혁신을 통한 사회 및 경제 발전에 큰 중점을 두고 있다. 두바이 미래재단(Dubai Future Foundation)이 주도하는 두바이 로봇&자동화 프로그램(Dubai Robotics and Automation Program)은 2032년까지 두바이의 로보틱스 섹터가 GDP에 기여하는 비중을 9%까지 증대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다. 이를 통해 로봇&자동화 분야에서 두바이를 글로벌 탑 10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현지 로봇 산업 관계자는 “두바이 정부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 공학을 적용하는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물류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자율 로봇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두바이의 경제 다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로봇&자동화 프로그램>

[자료 : 두바이 미디어오피스]

두바이 로봇&자동화 프로그램은 5대 중점 분야와 5대 전략 이니셔티브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5년간 R&D를 강화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두바이 미래재단은 2032년까지 서비스, 물류, 산업 등 섹터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두바이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만 개의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두바이 로봇&자동화 프로그램 개요>

[자료 : UAE 정부 포털]

UAE 정부는 로봇 기술 및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와 더불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여러 벤처캐피털 및 정부 기금 등을 설립했다. 이는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국내외 기업들의 UAE 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UAE는 로봇 기술과 AI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외 대학과 협력해 관련 학과 및 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로봇 공학 및 프로그래밍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기초 지식을 심어주고 있다.

UAE는 세계 각국의 기술 기업 및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최신 로봇 기술과 AI 응용 프로그램의 선진적인 도입과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UAE의 국제 협력은 공동 R&D 프로젝트, 혁신기술 이전, 로봇 분야 전문가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로봇 기술의 상업적 활용을 활성화시키고, 해당 분야에서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UAE 정부는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봇 기술과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더 유리한 사업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로봇 및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공공 서비스 향상, 교통 관리, 의료 서비스, 안전 및 보안 강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기술의 효용성과 실용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올해 1월, 두바이 재무부(Ministry of Finance)는 내부 프로세스에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A)를 도입해 약 180만 건의 거래를 98% 이상의 정확도로 자동화하고, 3만9000 시간의 인력 노동을 절약하는 봇(Bot)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두바이 정부는 2022년까지 50개 이상의 무인 봇 서비스를 운영했으며, 2023년에는 작업 시간을 1만2000시간 절약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재무부는 63개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95% 이상 오류를 줄이고 평균 처리 시간을 65% 이상 단축했다.

두바이 재무부는 웹사이트에서 디지털 조달 플랫폼을 도입해, 복잡한 조달 프로세스를 60일에서 6분으로 단축시켰다.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계약을 경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RPA 도입의 다음 단계는 자동화된 프로세스 및 하위 프로세스의 총 개수를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모든 봇 처리 프로세스에서 오류를 98% 줄이며 평균 처리 시간을 10%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 로봇 시장 수입 동향

UAE의 산업용, 서비스용 로봇 수입동향을 살펴보면 2023년 수입 규모는 1700만 달러로, 2021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UAE 정부의 로봇 도입 활성화 현황이 수치로 드러나는 셈이다. 2023년 기준 수입대상국은 중국이 370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으며, 캐나다(230만 달러), 한국(17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두바이의 대(對)한 수입 규모는 2021년 대비 약 12% 증가하며 로봇 분야에서 한국은 두바이의 상위 교역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산업용 로봇 수입동향>

(단위: US$)

주 : HS Code 847950 기준(서비스 로봇 포함)

[자료 : Global Trade Atlas]

UAE 로봇 적용 사례

UAE 최초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 ‘탈라봇’

<자율주행 배달 로봇 Talabot>

[자료 : WAM]

2023년 2월,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Road and Transport Authority)은 두바이 통합 경제구역청(DIEZ, Dubai Integrated Economic Zones Authority), 식품 배달 전문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인 탈라밧(Talabat)과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식품 배달 로봇인 ‘탈라봇(Talabot)’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UAE 최초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시범 운영은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DSO, Dubai Silicon Oasis) 지역의 중심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DSO 내에 위치한 세드레(Cedre) 쇼핑센터에서 반경 3km 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5분 내로 배달이 가능하다. 배달 앱인 탈라밧을 통해 제휴 식당으로부터 탈라봇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배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탈라봇은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에 따라 장애물을 피해 이동한다. 탈라봇에 적용된 AI 기술은 두바이 정부의 규제 및 이슬람 현지 정서 등을 고려해 프로그래밍 됐다. 예를 들어 카메라로 촬영된 인물의 얼굴을 흐리게 처리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당초 탈라봇 3대로 반경 3km 내 세드레 빌라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제공되던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는 현재 운영 경로가 4~5km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차 서비스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두바이 수전력청 4족보행 로봇 도입

<4족보행 로봇 Spot>

[자료 : Smart water magazine]

두바이 수전력청(DEWA)은 GCC 국가 중 최초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사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을 도입했다. 내부 운영에 도입하기 위해 2020년부터 테스트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런 움직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고 AI 기술을 적용시키고자 하는 DEWA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스팟은 결함 감지, 고전압 케이블의 연결망 테스트, 수도관의 누수 감지, 보안 및 감시 순찰 수행 등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대표적으로 멀티 앵글 카메라를 사용해 건설 현장에서 작업에 사양에 맞게 시행되도록 보조한다. 이외에 창고 같은 기타 시설 관리, 장애인 보조 등과 같은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UAE 국영 방산업체, 로봇 전투 차량사 '밀렘 로보틱스' 지분 인수

2023년 2월, UAE 방산기업 EDGE 그룹은 에스토니아의 로봇 공학 및 자율 시스템 전문 기업 '밀렘 로보틱스(Milrem Robotics)'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동 기업이 유럽 방위산업 시장에 투자한 주목할 만한 사례로, 무기 공급처를 다각화하려는 UAE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부상자 후송, 탄약 공급 등 전투시 지원 등 목적에 특화된 로봇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2024년 1월 밀렘 로보틱스는 UAE 국군의 무인 지상 능력을 통합하기 위한 실험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스토니아 방위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1억 유로(약 134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이다. 해당 계약에는 33mm MK44 대포를 탑재한 추적형 로봇 전투 차량(RCVs, Robotic combat vehicles), 30mm M230LF 원격 무기 스테이션과 간접 사격 시스템을 장착한 테미스(THeMIS) 전투 유닛, 사격 감지 기능을 갖춘 테미스 옵서브(THeMIS Observe) 유닛의 공급 등이 포함돼 있다. 밀렘 로보틱스는 UAE의 군 인력이 첨단 무인 지상 시스템을 숙련되게 운용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교육 및 감독을 제공할 예정이다.

<무인전투차량 THeMIS>

[자료 : 에스토니아 ERR 국영 뉴스]

시사점

AI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로보틱스 분야는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UAE 정부는 미래를 바꿀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현지 로봇산업 전문가는 “UAE는 2030년까지 로봇공학 및 자동화 분야에서 세계 상위 10대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표를 위해 AI와 로봇 기술을 국가의 주요 산업에 통합했다"며 "이를 통해 스마트 시티 구축, 제조업 자동화,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로봇 제품의 수출입, 로봇 관련 혁신 스타트업의 투자 등의 로봇 산업에서 한국과 UAE 양국 간 기회는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2024년 1월, 대한민국 산업부는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년)을 심의 의결하기도 했다. 주된 내용은 민관 합동으로 3조 원 이상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첨단 로봇 100만 대를 보급하고, 로봇 핵심부품의 80%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LIG넥스원은 아부다비 로봇·무인 전시회 ‘UMEX 2024(Unmanned Systems Exhibition and Conference)’에 참가하면서 대전차 유도무기와 무인수상정, 수중 자율 기뢰 탐색체,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등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무인 시스템을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첨단 무기체계 개발 기술력과 군·산·학·연과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유·무인 복합체계 등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전투 분야를 중심으로 수출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두바이에서는 매년 중동 최대 규모의 IT 산업 전시회인 GITEX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GITEX는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IT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교류의 장이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인 트렌드를 비롯해 시장 내 수요가 높은 기술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며, 현장 네트워킹을 통한 잠재 협력 업체 발굴도 가능하다. 

올해 GITEX는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GITEX 참가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기에 참가 기업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로봇 및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거나, 중동에서 POC 및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GITEX에 참가해 현지 트렌드를 읽고, 중동 진출을 위한 시작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료 : UAE 정부 포털, 두바이 미디어오피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로봇기술신문, First Bit, eRR, KOTRA 두바이 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