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이래로 올해로 55회째를 맞는 세계 최대 해양기술 전시회(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 OTC)가 지난 5월 6일부터 9일까지 총 4일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 NRG 파크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개최국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 총 107개국 1307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세계 각국의 해양 기술 엔지니어, 석유가스 업계 관계자, 해양플랜트, 조선기자재 제조 기업 등에서 총 3만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지속 성장 중인 미국 해양기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 이모저모

OTC 2024 현장은 전 세계 107개국에서 모인 3만여 명 이상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또한 Baker Hughes, SLB, ABB, Technip Energies, Aramco와 같은 대형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1307개의 기업들은 해양 플랜트, 시추, 탐사, 자원 개발 관련 기자재, 해양 및 해저 구조물, 해양 재생에너지 솔루션, 해저 파이프라인 및 플로우라인 기술, 안전 장비 및 환경 기술 등 최신 석유가스 및 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저마다의 다양한 혁신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 전경>

[자료: OTC]

한편, 행사 기간 전시장 한켠에서는 해양 에너지 산업의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춘 45개 주제의 다양한 기술 세션이 개최됐다. 특히 이번 OTC 2024 전시회에서는 해상 풍력 발전, 해양 탐사를 위한 로보틱스 기술, 탄소 포집·저장·활용(이하 ‘CCUS’) 기술 등 최근 해양 에너지 업계의 주요 관심 주제들을 다루며, 업계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전문 지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기술 세션을 통해 현업에서의 실제 적용 사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며, 최신 해양 기술 및 산업 정책, 오일가스 업계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주최 측은 매년 해양 에너지 부문의 주요 혁신 기술을 조명하는 자리인 '스포트라이트 온 뉴테크놀로지 어워드(Spotlight on New Technology Award)' 수상식을 통해 15개의 혁신적인 기술 및 솔루션 서비스에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원유 및 가스 매장지의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탐사할 수 있도록 돕는 Baker Hughes의 TRU-ARMS™ 매핑(Mapping) 기술, 자율 검사 드론을 출품한 DeepOcean 등 기업이 이 상을 수상하며 자사 해양 에너지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에 대한 기여를 인정 받기도 했다.

OTC 2024 전시장 내 설치된 에너지 전환 파빌리온(Energy Transition Pavilion)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기후 변화 대응 요구에 부응하고, 특히 해양 에너지 부문에서 점차 증가하는 탈탄소화 및 지속 가능성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특별히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CCUS, 해상 풍력 및 조류 에너지와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 그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등을 포함,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돼, 전시회 참가자들이 관련 주제들에 대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 에너지 전환 파빌리온 전경>

[자료: OTC]

현장에서 만난 우리 기업들

이번 OTC 2024 전시회에서는 KOMEA, 부산시 LA무역사무소, KITA 울산지역본부가 한국관을 구성해, 19곳의 우리 해양 에너지 기자재 기업들을 적극 지원했다. KOTRA 달라스 무역관은 이곳에서 잠재바이어들과의 글로벌 파트너링 수출 상담회 및 1:1 맞춤형 미팅 주선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한국관 외에도 여러 한국 기업이 개별 부스에서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홍보하는 기회를 가졌다. 행사 기간 한국관과 우리 기업의 개별부스에는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글로벌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 내 한국관 레이아웃>

[자료: KOTRA 달라스 무역관]

<미국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 內 한국관 전경>

[자료: KOTRA 달라스 무역관 직접 촬영]

한국관을 찾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기업 Technip Energy의 David Emery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출상담회를 통해 자사 중점 프로젝트 중 하나인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과 관련해 협력 유망한 일부 기업들과 직접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기업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고,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과 지역사회와의 가치 공유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전해왔다.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지속 가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기조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22년 8월 통과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3년간 바이든 정부는 약 4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인 10GW 이상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승인해 왔으며, 2030년까지 총 30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용량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해상풍력발전 기자재 및 부품, 고정 및 부유식 풍력발전 시스템, 해상 파이프라인 및 해저케이블 등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해상에서의 이산화탄소 포집, 운송 및 저장, 해상풍력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등 탄소저감 및 다양한 에너지 전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저탄소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 여전히 지속 중인 공급망 이슈들은 이와 같은 프로젝트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와 혁신에 투자를 확대하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비용 효율적이고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휴스턴 해양기술 전시회와 같은 대형 전시회를 꾸준히 참가해 현지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산업 트렌트를 발빠르게 파악하는 등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 OTC 2024,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