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5일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이 총리의 승인을 득하면서 공식 발표됐다. PDP8은 2021-2030년과 2050년까지 베트남의 미래 국가전력개발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에너지 기본계획 및 전력 수급 기본계획에 준하는 전력개발계획이다. 2019년부터 수립을 추진해 2021년 초안 발표돼 2021년 내 공식 발표를 기대한 바 있으나 글로벌 탄소 절감이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유엔 기후변화협약 26차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팜민찐 총리가 베트남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여러 차례 지연됐다. 약 4년간 연기를 거듭한 끝에 받은 정식 승인이기에 늦은 감이 있으나 승인 지연 기간 중 중단된 프로젝트들이 재개되거나 다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어 에너지 개발사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PDP8 최종승인까지의 과정>

[자료: 베트남산업무역부,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으로 살펴보는 베트남의 에너지 정책 방향

이번에 최종 승인된 PDP 8 전문을 살펴보면, 2021-2030년 전력원 개발과 송전망 구축에 투입되는 투자 규모는 약 134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50년에는 투자 규모 약 3992~5231억 달러로 도합 최대 6578억 달러에 이르는 메가급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중 3644~5112억 달러는 전력원 개발에 투입되고 348~386억 달러는 신규 송전망 구축 및 개선사업에 투입된다. 지난 COP26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듯이 PDP8의 목표로 ① 녹색경제, ② 순환경제, ③ 저탄소 경제 등이 명시되었고 특히 ④ 신재생에너지 ⑤ 탈탄소가 강조됐다. 이 부분은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입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PDP8의 주요 키워드>

[자료: Decision No.500/QD-TTg,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2050년까지 베트남의 전력공급계획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PDP8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1-2030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7%, 2031-2050년은 6.5%-7.5%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국내 전력 수급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전력 확보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에 따른 공급 보장 전력은 ▲2025년 3783억 킬로와트시, ▲2030년 5670억 킬로와트시, ▲2050년 1조2253~1조3787억 킬로와트시(kWh)로, 자체 생산 전력과 수입 전력을 모두 포함하는 규모이다. 특징적인 부분은 2030년까지 상업용 오피스 빌딩의 50%, 주거용 주택 50%에 옥외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해 자체 생산 및 소비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자체 생산 및 소비’, ‘국가전력시스템에 판매 불가’를 명시해 잉여전력을 제3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PDP8 1조 2항 b) 발췌 내용>

[자료: Decision No.500/QD-TTg, 베트남법률도서관]

베트남은 2030년까지 기존 화력발전소 비율을 점차 축소하는 대신 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베트남전력공사(EVN)의 2022년 총결산 보고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16.2%에 그친것으로 발표했다. 다만, PDP8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30.9~39.2%까지 확대하며, 주요 7개국(G7)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을 통해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최대 47%까지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점진적으로 끌어올려 2050년까지 67~71.5% 비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율표>

(단위: %)

주: 2안은 JETP 지원 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자료: PDP8,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온실가스 배출 절감 구체화에 따른 REC거래소 출범 기대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2억400만~2억5400만 톤, 2050년까지 2700만~3100만 톤으로 절감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인 온실가스 절감 로드맵이 그려진 시점이기에 미뤄졌던 탄소배출권 관련 법제화가 빠르게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베트남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 공급하는 제조기업이 집중되어 있어 RE100 이행 요구 등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에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이미 2020년 환경보호법(Law No.72/2020/QH14)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정의한 바 있으며, 동 법의 제1조139항에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 탄소배출권의 교환 등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해 명시했다. 2022년 1월 공포된 온실가스 배출 절감과 온존층 보존에 관한 규정(Decree No.06/2022/ND-CP)에는 2025년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 시범운영과 2028년 거래소 공식 출범을 명문화하여 거래소 출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KOTRA는 이러한 흐름에 적시 대응하고자 지난 5월 17일 주 호치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에너지관리공단, 베트남 중남부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 공동 주관으로 ‘탄소중립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태광산업, 한솔섬유, SK 등 50여 개사가 참석해 베트남 진출 우리 기업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다. 세미나에서는 ① 글로벌 RE100과 한국형 RE100 소개, ②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소개, ③ 생태산업단지(EIP) 해외진출지원 및 협의체 소개를 다뤘으며, 해당 자료는 KOTRA 호치민 무역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참고: 탄소중립 대응방안 세미나(링크)

<탄소중립 대응방안 세미나 전경>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시사점

PDP8의 공식 승인은 베트남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의지의 표명이자 국제 사회와 약속을 이행하려는 노력의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베트남 현지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시아 네트워크의 정재원 사장은 이번 PDP8이 지금까지 승인 지연으로 인해 장기간 중단된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되었고 향후 후속조치로써 관련 법령과 규정 정립을 통해 탄소배출권 생태계 구축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PDP8이 2030년까지 주로 풍력발전 6000MW와 ESS저장장치 300MW 시범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하여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KOTRA 호치민 무역관에 전했다.

자료: PDP8(Decision No.500/QD-TTg), Decree No.06/2022/ND-CP, Law No.72/2020/QH14, 베트남 산업무역부, 베트남 법률도서관,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