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인 의미에서의 수소

수소는 지정학적인 의미에서 중요한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수소 기술의 개발은 국가의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수소 매장량이 많고 수소 기술을 개발한 국가는 새로운 에너지 환경에서 상당한 이점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북해에 수전해 플랜트 건설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북서부 지역은 그린수소 밸리가 자리잡은 지정학적인 이점이 있다. 특히, 북해는 수심이 얕고 풍차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에너지 자원이다. 따라서 네덜란드는 풍력 단지에서 전력을 공급해 친환경 해상 수소 생산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모색 중이다. 특히, 그린수소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자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한다. 블루수소, 그레이수소보다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핵심적인 자원이다. 블루수소가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온전한 친환경 에너지라고 분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생산된 수소는 산업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과 네덜란드의 수소 정책

유럽에서는 '수소 정책 2030(Hydrogen policy 2030)'이 현재 'RePowerEU' 계획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동 계획 하에 2030년까지 EU에서 1000만 톤의 재생 가능 수소를 생산하고 1000만 톤을 수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후 의제 관점에서도 매우 강력하게 추진되는 수소 정책이다. 수소 정책은 유럽에서 기후 변화 조치, 에너지 안보, Covid-19 이후 경제 회복의 차원에서 더욱 강화됐다.

'Fit for 55'은 2021년 7월 1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정책 패키지이다. 또한, 205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2023년 2월 13일 이 정책의 영향을 재검토했고 기후에너지정책부 롭 예튼(Rob Jetten) 장관이 정책 패키지를 업데이트했는데 화석 연료를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고 에너지, 운송, 건설 부문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이를 실현할 계획을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또한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의 30%를 바이오 및 수소 가스로 대체해 수소 벨류체인 생산부터 활용 전 분야에서 네덜란드 내 수소 관련 업체와 지방정부와의 프로젝트, 네덜란드 업체와 타 유럽(EU) 업체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2030년부터 네덜란드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국가 계획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무공해 신규 차량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정책을 수립했다. 또한, 무공해 차량 확대를 위해 세금 감면, 무료 주차 및 충전 등을 통해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산업 수급 현황

Global Trade Atlas 통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전 세계 수소 수입액은 2021년 5184만4000달러에서 2022년 1억5124만4000달러로 증가하면서 2021년 대비 2022년 증가율이 191.7%다. 한국으로부터 수입액은 전체 수입국 중 31위로 2373달러를 차지했다.

<네덜란드 수소 주요 수입국>

(단위: US$ 천, %)

  [자료: ihsmarkit] 

반면에 수출액은 최근 3개년 동안 지속해 증가하고 있고 2022년은 전년 대비 74.3% 증가했다. 한국으로의 수출은 2021년 4874달러에서 2022년 6549달러로 전년대비 34.4%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은 인접국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영국 순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수소 주요 수출국>

[자료: ihsmarkit] 

수소경제 기반 마련

수소 기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네덜란드의 접근 방식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무엇보다도 기후 정책과 약속에 의해 명시적으로 추진된다. 둘째, 수소 전체의 가치사슬을 포함한 전략을 택한다. 네덜란드는 수소 생산과 다양한 응용 분야를 별개의 문제로 보는 대신 '수소경제'를 개발하기 위한 통합 시스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많은 파일럿 프로젝트가 기업, 지자체, 정부, 에너지협회 등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고 수소 분야의 업계 관련 당사자들의 관심은 수소 기술뿐만 아니라 수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고자 한다. 

유럽 국가와의 협력

네덜란드는 지속적으로 수소 분야에서 유럽 인근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 네덜란드 수소 회사 HyCC와 독일 가스 회사 VNG AG가 대규모 수소 생산을 개발하기 위한 '그린 루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는 각각의 수소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네덜란드와 독일은 호주와의 수소 수입 파트너십을 강화해 수소 허브를 연결하고 지식과 기술을 교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소에 대한 네덜란드와 독일의 협력은 그린수소 기술을 개발하고 수소 생산과 가치사슬을 연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파트너십은 수소의 생산, 유통 및 소비를 향상시켜 각 경제의 에너지 전환 및 탈탄소에 기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2023년 2월 기후에너지정책부 예튼 장관과 스페인 부총리이자 생태전환부 리베라(Ribera) 장관은 재생 가능한 수소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유럽 내에서 수소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관련 인프라가 특히 중요한데 스페인은 유럽에서 재생 가능한 수소의 주요 공급자가 돼 스페인과 네덜란드 항구를 통해 북서부 유럽으로 수출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 내 이러한 수출입 경로는 비EU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네덜란드 예튼 장관은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모두 해결하려면 화석 에너지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수소 분야에서 유럽의 협력은 이 점에서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재생 가능한 수소에 대한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스페인은 EU 내에서 가장 중요한 수소 파트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또한 향후 수소 수입에 대해 한 국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국가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수소 프로젝트 특징  

네덜란드 수소 시장의 핵심 트렌드는 재생 가능한 저탄소 수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성숙한 생산 기술 개발이다. 네덜란드 수소 로드맵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시설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수소를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에서 적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① 차세대 전해질 연구

많은 네덜란드 이니셔티브는 그린 수소를 더 저렴하게 생산하는 핵심 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의 작업은 유럽 최대의 수소 연구 시설 중 하나인 Petten에 있는 TNO의 패러데이(Faraday)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개방형 혁신 연구소에서 연구자와 다양한 업계 파트너는 고분자전해질막(PEM, Proton Exchange Membrane Electrolysis Cell),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Solid oxide electrolyser cell) 및 음이온교환막 수전해기술(AEM, Anion Exchange Membrane Electrolysis Cell)과 같은 기존 전기분해 기술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개발된 혁신은 효율성 향상, 생산 능력 향상 및 현재 전해질에 사용되는 희귀 물질에 대한 강력하고 저렴한 대안을 찾는데 중점을 둔다.

② 생산 능력의 확장

전해질 기술을 최적화하는 것 외에도 네덜란드 수소 회사는 대규모 수소 사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의 전기분해 시설은 일반적으로 몇 메가와트의 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재생 에너지의 엄청난 성장을 촉진하고 훨씬 더 큰 '회색' 수소 플랜트와 경쟁하기 위해 이 용량은 100~1000배 더 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백 또는 수천 개의 전해조를 통합한 수소 공장의 개발이 필요하다.

Hydrohub 프로그램은 네덜란드의 수소 혁신 프로그램으로 대규모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식과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ISPT연구소(Institute for Sustainable Process Technology)와 한제 응용과학대학(Hanz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는 기존 수소 기술을 확장해 공급망을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ISPT 연구소의 대변인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의 에너지 전환은 그린수소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현재 산업 부문에서 그레이수소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린수소가 최고의 지속 가능한 대안입니다. 또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술을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술로 대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주력 수소 프로젝트

<네덜란드 대표 수소 프로젝트 개요>

[자료: rvo.nl]

한-유럽 수소 파트너링 웨비나

이러한 수소 산업에 대한 네덜란드의 목표와 추진 배경 하에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은 4월 24일 한국과 유럽의 수소 산업 협력 발판 마련을 위한 ‘한-유럽 수소 파트터링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에서는 현재 수소 시장의 현황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첫 번째 순서는 코트라 인프라 에너지산업팀 민주현 과장의 한국의 수소 산업 현황과 정부의 계획 소개로 시작했다. 현재 한국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수소를 사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승용차에 주력했지만 수소버스, 트럭, 드론,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로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수소버스와 트럭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고 세금을 감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30년까지 시내버스를 모두 수소버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또한 KOTRA의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수소 가치사슬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으며, 5월 31일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 및 인증 획득에 관한 웨비나를 KOTRA와 온라인 실시간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웨비나에는 글로벌 수소시장 동향과 수소분야 해외인증제도 소개 및 인증 절차, 해외 진출 성공기업의 사례 발표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저장장치 제조업체 중 하나이며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Type 4 수소탱크 메이커이자 최초의 양산기업이다. 이 회사는 연간 4만7000개 이상의 51ℓ 기반 탱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단기적인 계획으로 글로벌 시장에 필요한 수소 분야 인증제도를 준비할 것이라고 Jake Han 매니저가 밝혔다.  

Nedstack 전략 및 산업화 부사장인 Roel van de Pas은 수소 및 연료 전지 시장을 중심으로 유럽 및 네덜란드 시장을 소개했다. Nedstack은 고출력 및 연료 전지 영역에 중점을 둔 네덜란드 연료 전지 제조업체이다. 이 회사는 네덜란드에서 독일 국경에 있어 유럽 수소경제에서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가장 큰 수소 생산국이고 네덜란드가 두 번째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녹색 수소 기술을 위한 특허를 신청한 상위 3개 회사 중 하나며, 글로벌 혁신 지수 성과 지표에서 상위 5위임을 밝혔다.

로테르담항의 비즈니스 매니저 Mark  Stoelinga의 발표에서는 로테르담항은 항만면적 42㎞로 네덜란드 GDP 대비 부가가치는 630억으로 8.2%이고 로테르담 항구는 향후 25~30년 내에 그린수소 및 블루수소로의 에너지 전환을 원한다고 밝혔다.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660Mton의 수소 수요가 예상되며 2030년에는 142Mton, 2040년에는 385Mton이 될 것라고 밝혔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네덜란드는 2050년에 항구에서 2000만 톤의 수소를 수입해야 한다. 로테르담은 유럽의 수소 허브가 되기를 원하고, 로테르담 항구 지역에서 발표된 8개의 수소 터미널 프로젝트가 있으며 수소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여러 수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Delta Line Corridor는 Moerdijk 및 Chemelot을 포함한 여러 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로테르담 항구와 독일 Noordrijn-Westfalen을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수소, CO2, LPG, 암모니아 및 천연가스를 위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포함된다.

Mobility Shell의 수소 고문인 David Boerho는 Shell의 관점에서 수소는 상업 운송 산업에서 사용된다고 언급했다. Shell은 운송을 위한 수소를 제공하며 업계 파트너와 협력하고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성장한다. Shell은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할 계획이며 현재 시장이 경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제품 판매를 시도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고객과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소를 위한 Shell의 엔드투엔드(E2E) 가치사슬은 재생 가능한 수소 생산, 수소 충전 네트워크, 전략적 파트너십 및 수소 이동성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시사점

수소에 대한 집중과 전략은 네덜란드에서 계속 확대될 것이다. 네덜란드의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이니셔티브는 유럽 정책과 혁신 프로그램에도 강력히 내재해 있다. 네덜란드는 북부에 위치한 유럽 최초의 ‘수소 밸리(Valley)’가 있는 곳으로, 네덜란드를 개방형 혁신과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훌륭한 기반으로 여기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술 회사를 유치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정책과 제도 하에서도 수소 전반에 걸친 분야에서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 충전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소전기차나 수소엔진차 등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수소전기차를 제외한 드론, 항공, 레이싱 카 등 비차량 모빌리티에도 수소 연료전지를 적용하는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올해 3월 '넷제로산업법(Net-Zero Industry Act)'를 발표하면서 현재 유럽에서 연료 전지 기술뿐만 아니라 수소 전해조 및 수소 저장 기술이 전략적 '넷 제로 기술'로 분류됐다. 또한, 네덜란드에서는 P2F HEMWEG VATTENFALL, H-vision, GreenH2UB 등 수소 생산시스템 인프라 구축, 수소의 전력화 프로젝트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한국과는 수소 활용 확대를 위한 R&D 기술 및 시장화 협력이 가능하고, 수소 프로젝트 공동참여의 기회가 열려있다. 네덜란드의 지정학적인 이점, 운송과 저장을 위한 인프라, 공공-민간 파트너십 등 실용적인 방식 등을 통해 네덜란드 수소경제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한국의 수소 분야 기업들이 네덜란드와 협업을 모색해 볼 수 있겠다.

자료: english.rvo.nl, gasunie.nl, marketforcelive.com, newenergycoalition.org, h-vision.nl, poshydon.com, rijksoverheid.nl, ihsmarkit,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