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경제기획국(CPB) 경제전망 발표 

2023년 3월 네덜란드 경제기획국(CPB)은 '23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CPB는 매년 네덜란드 경제와 관련된 예측을 3월과 8월에 발표한다. 이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제는 인플레이션, 세계 경제 냉각, 높은 금리 및 주택 시장의 과열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전년대비 GDP 1.6%p 성장 전망, 2024년에는 전년대비 1.4%p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공공 재정은 인플레이션 충격을 잘 견뎌낸 것처럼 보이지만, 일시적인 정부 예산 정책 등은 근본적인 경제 악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CPB에 따르면, 작년 구매력은 직전년도('21년) 대비 -2.7%p 하락한 데 비하여 올해는 전년대비 -0.2%p 수준을 기록해 구매력 수준은 향상되었다. 2024년에는 다시 23년도 대비해 2.0%p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2022년도의 구매력 감소분을 완전히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관점에서 보면 '20년부터 코로나와 러-우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경제는 '21년에 전년대비 GDP 4.9%p 성장, 2022년에는 4.5%p 각각 성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정부의 예산 지출 확대와 경직된 고용 시장 또한 기업의 연착륙에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 러-우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2022년 하반기 세계적인 성장 둔화를 가져왔다. 에너지에 의존율이 높은 기업들은 생산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가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가스 시장 가격은 2022년 8월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230유로의 최고 가격을 기록한 이후 현재 MWh당 약 50유로로 하락했다. 이 가격은 연말에 소폭 인상된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경제에의 여파는 내년 겨울까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2023년 겨울에 혹독한 추위가 올 경우, 2024년에는 MWh당 180유로를 향해 가스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CPB는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2024년 네덜란드 소비자의 구매력은 올해 대비 평균 0.8%p 감소하고, 2024년 GDP성장률 또한 올해 대비 0.4%p 성장을 전망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2년 가구당 1300유로의 1회성 에너지 수당을 지급한 바 있다. 정부는 에너지세 인하를 위해 32억 유로의 예산 투입, 에너지 부가가치세를 2022년 21%에서 9%로 반년간 인하한 정부 조치 등을 취했다. 또한, 1억5000만 유로의 예산을 에너지 절약 조치의 일환으로 투입하여 다소 현재 에너지 시장이 진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주요 경제 지표 추이 변화율 2022-2024>

(단위 : %)

[자료: cpb.nl]

인플레이션과 구매력

네덜란드의 인플레이션율은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로 인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에 3%, ’24년에는 3.1%를 기록할 예정이다. CPB에 따르면 올해 구매력은 네덜란드 평균적인 수준으로 거의 동일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이 되면 구매력 지표가 평균 2.0% 증가로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한제, 법정 최저임금 인상, 소득지원 정책 등이 네덜란드인들의 구매력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내각은 전례없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자 '23년 1월부터 최저임금을 한 번에 10%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계로 확인되는 구매력의 증가는 소득 수준에 따라 그 체감정도는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2~'24년간 네덜란드 중위소득 가구의 구매력은 약 1% 감소하는 반면에 저소득층의 구매력은 정부의 소득 지원 정책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 가구는 소득에서 에너지 비용 지출이 큰 편으로 실제 구매력의 증가를 체감할 수는 없는, “인플레이션 불평등”을 겪고 있다. CPB에 따르면, '23년 네덜란드 빈곤층의 비율은 작년과 같은 수준인 4.7% 수준으로 전망하지만 2024년에는 5.8% 정도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현재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 지원 정책이 장기적이지 않고 일시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2022년과 2023년에 지자체를 통한 에너지 수당, 최저임금 인상, 의료 및 주택비 지원 등 정부 정책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대부분은 한시적 대책이었다. CPB 국장 Pieter Hasekamp는 경제 전망 발표 당시 “2022년과 2023년에는 높은 에너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 정책이 빈곤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사라지면, 여전히 18만 명의 국민들이 빈곤선 이하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즉, 2023년 말에 혹독한 겨울이 오는 시나리오에서는 소비자의 구매력은 ’24년 평균 0.8%p 감소하고 '24년 GDP 성장률은 1%p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교역 현황

< 네덜란드 전 세계 수출-수입 연간 증감률>

(단위: %)  

 [자료: cpb.nl]

네덜란드의 글로벌 수출입 지표는 국제무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 투자 또한 높은 지정학적 불안과 고금리로 인해 부진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의 장기 금리는 ’21년 -0.3%, ’22년 1.4%에서 ’23년 2.3%으로 상승했으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적인 교역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對네덜란드 교역현황을 보면, 2022년 한국의 대네덜란드 수출액이 78억6900만 달러를 기록, EU 27개국 10대 수출 대상국 중 2위를 기록했다. 또한, 2023년(2월 누계) 기준 수출액은 12억4700만 달러로 EU 27개국 중 4위다. 한국의 對네덜란드 수출 규모는 ’19년부터 매년 증가했다. 

<한국의 對네덜란드 교역 4개년 추이>

(단위: 백만 달러, %) 

[자료: stat.kita.net]

<한국의 對네덜란드 10대 수출 품목>

(단위: 백만 달러, %)

[자료: stat.kita.net]

<한국의 對 네덜란드 10대 수입 품목>

(단위 : 백만 달러, %)

[자료: stat.kita.net]

향후 국가 채무 확대 가능성

CPB는 단기적으로 GDP 국가채무 비율이 '23년과 '24년에 안정적인 수준으로 GDP의 50% 이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인구 고령화, 정부의 추가 예산 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공재정의 악화를 전망한다. 고령화로 인해 국가 연금 지출이 증가하는 반면, 노동 공급 증가는 정체된 상태인데 정부의 기후 및 질소기금에 대한 지출 확대를 하고 있다. 또한, 이자율의 상승으로 인하여 2031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GDP의 -3.7%로 악화되고 정부부채 또한 증가하여 2031년 국가채무 비율은 GDP의 60.4%까지 확대될 수 있다. 국가 부채의 경우, 2031년에 180억 유로로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CPB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기획국은 현재 노인 요양의 질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다. 기존의 노인 요양 정책은 노인 요양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연간 27억 유로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그간 16억 유로가 삭감되었고 노인 요양에 대한 예상 지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삭감하였다. 

결론 및 전망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2023년 3월 22일 연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의 최고 정점인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보고했다. 2022년 에너지 치솟았던 에너지 가격이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지금까지 에너지 가격이 주도한 인플레이션이 주춤하고 있기는 하나 작년에 일반 식료품과 상품 가격에서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었던 점이 올해는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임금 인상만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력 향상을 위해서 충분하지 않고 새로운 지원 패키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국제무역과 투자 지표들이 다소 성장세 둔화를 보이고 있지만, 한-네 교역 수치 추이는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자료: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