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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업계를 본받아 재도약을 노리는 일본의 전통주 업계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김용구
  • 2022-04-25
  • 출처 : KOTRA

더 맛있게 만드는 것보다 더 맛있는 상태로 제공하는 것에 집중

니혼슈의 맛과 향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주목

니혼슈의 유통·판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과제 


일본 국내 니혼슈(쌀을 원료로 하는 일본 전통주) 소비량은 40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같은 40년 사이에 일본 소비자의 와인 소비량은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변화된 일본 소비자들의 주류 트렌드에 대응하고 향후 세계시장 전개까지 고려하는 측면에서 일본 전통주 관계자들은 와인의 성공 사례를 학습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현재 주류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제품이 제조된 이후 최적 온도로 보존돼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 프랑스가 해외 배송에 냉동 컨테이너를 도입한 시기 및 와인 셀러가 일본 시장에 보급된 시기 등과 연동돼 일본 내에서 와인 붐이 조성된 바 있다.


일본주 전문 제조기업 <JAPAN CRAFT SAKE COMPANY>의 나카타 히데토시 대표는 언론사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지론을 밝혔다. “니혼슈의 품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맛으로만 따지면 지금이 역사상 최고 수준일 것이다. 니혼슈와 달리 와인은 일찍부터 '멀리' 운반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와인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철저하게 온도 관리가 이루어져 왔고, 와인 셀러와 같은 와인 전용 냉장고도 개발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와인을 세계에 보급한 것이 생산자가 아닌 유통·판매업자라는 사실이다. 와인을 전 세계 시장에 유통한 주역은 프랑스가 아닌 영국이다."


니혼슈의 경우 생산자 관점에서 보면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품질을 실현한 상태다. 그러나 유통 및 판매 단계에서 적정 온도 관리 측면에 있어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유통 및 판매 프로세스상 온도 유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맛의 질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니혼슈의 최적 보관온도는 영하 5도에서 0도 사이로, 기존의 냉장고나 와인 셀러로는 최적 온도 대응이 어려워 신규 설비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또한 니혼슈는 기본 병 사이즈가 1.8리터(높이 40cm, 바닥 직경 10cm)로 다른 주류 제품에 비해 부피가 크기 때문에 기존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다행인 것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일본에서도 니혼슈의 브랜드화 및 고급화 붐이 일면서 고급 기호품에 걸맞은 유통 및 보관 대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니혼슈의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판매 프로세스에서 있어서도 점진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어 니혼슈 전용 셀러(SAKE CELLAR)의 보급도 진행 중이다. 참고로 한국의 일식 요리점이나 니혼슈 마니아들은 사이즈나 보관 온도 측면에서도 최적인 '김치냉장고'를 통해 니혼슈 보관에 어렵지 않게 대응하고 있다.


<JAPAN CRAFT SAKE COMPANY가 개발·판매 중인 니혼슈 전용 셀러>

https://sakecellar.co.jp/spec/img/img_spec_02.jpg

[자료: sakecellar.co.jp]

 

니혼슈의 맛과 향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누구나 한 번쯤은 물품 진열대에 가득 찬 다양한 주류 제품을 바라보며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망설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와인의 경우 기본적인 와인 지식과 시음 경험만 있다면 라벨에 실린 산지/품종/수확연도 등의 규격화된 정보를 통해 맛을 대략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니혼슈의 경우 라벨에 실린 정보만으로 와인처럼 맛을 가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니혼슈는 생산지가 와인의 떼루아(풍토)처럼 명확한 맛의 차이로 직결되지 않는다. 니혼슈의 원료인 쌀은 와인의 원료인 포도와 달리 보관 및 수송이 용이하므로 니혼슈의 생산지가 원료의 생산지와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쌀의 품종은 술의 맛을 결정짓는 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아이야마(愛山) 같이 맛이 독특하고 개성적인 일부 품종을 제외하면 쌀에 의해 결정되는 풍미의 차이를 와인의 포도처럼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라벨에 표시되는 핵심 정보는 양조 알코올 첨가 유무와 정미보합(쌀의 겉 부분을 깎아내어 백미 형태로 실제 사용하는 비율)에 의해 결정되는 8종의 특정명칭(음양, 대음양, 순비, 순미음양, 순미대음양, 특별순미, 본양조, 특별본양조)이다. 정미보합이 낮다는 것은 곧 술을 빚는데 쌀을 더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것을 일종의 '등급'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 말해 이 8종 분류는 투입되는 재료에 기반한 과세를 위한 구분이지 맛이나 재료의 질에 대한 구분이 아니다.


2019 9월 이후 일본 국세청은 <니혼슈 글로벌 브랜드 전략 검토회> 등을 통해 라벨 규정 개정안을 검토 중이지만, 앞서 설명한 특정 명칭 및 정미보합을 기본 축으로 한 가운데 품종, 산지, 제조연월(빈티지) 등을 추가 표시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술의 산도 및 수상 경력 표시 등을 추가로 고려하고 있는 점은 전향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법적 라벨링 규정은 아무래도 객관적 지표화가 가능한 내용만을 다룰 수밖에 없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면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생산자 측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전달하는 정보량이 너무 많아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동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술병 라벨을 스캐닝하면 세부 정보를 확인가능한 니혼슈 소믈리에 애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술 자체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페어링, 식기 페어링, 취급 점포 등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Sakenomy 애플리케이션(기본정보/음식 페어링/취급 점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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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akenomy]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산하의 일본식품 해외 프로모션센터(JFOODO)에서는 니혼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무한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 라벨의 경우에는 보다 직접적으로 맛(플레이버)과 향(아로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음식과의 페어링 정보 등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맛을 상상 가능하고 실제 시음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실용적 정보까지 포함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JFOODO의 표준 라벨링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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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JETRO]

 

오프라인 매장도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도쿄 긴자의 미쓰코시 백화점 지하 주류코너의 경우 플로어 담당자가 정성 들여 쓴 제품 소개 POP카드를 통해 라벨에 담겨 있지 않은 구체적 맛과 향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주류 코너 매니저인 A씨코로나19 상황으로 시음, 시식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더 POP 카드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맛을 부풀려 홍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니혼슈의 특성을 살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 페어링 조합을 안내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객이 자택에서 페어링 조합을 실제로 체험한 뒤 만족해서 재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단지 주류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술을 즐기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제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점


주류세가 높고 주류 판매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한국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는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린다.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전통주로 분류되면 세금이 50% 감면되며 온라인 판매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전통주는 여전히 명절 선물용 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전통주는 도수가 높은 독주, 또는 한방 약재 맛이 두드러지는 약주라는 이미지가 아직까지 강하게 남아있다. 전통주가 선물용·예식용 고급 주류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트렌드를 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만든 음식 페어링 제안 등을 통해 한국 전통주가 가진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높은 주류 소비량에 비해 고급화 및 다양화된 제품 라인업의 발달이 더딘 시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입산 맥주와 수제맥주 붐과 함께 고급화 및 소량 다품종화의 트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위스키 붐과 와인 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정된 종류의 획일화된 술을 대량 소비하던 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고급 주류를 즐기는 시장으로 이행 중인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나라의 음주 트렌드 속에서 주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더불어 음식 페어링 제안과 같이 술을 즐기는 프로세스 자체를 제안하는 비즈니스가 향후 유망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단 이는 국내 시장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K-푸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를 십분 활용해 K-주류도 수요 개척에 나서야 할 것이다. 'K-푸드에는 K-주류가 제격같은 단순한 국적론적 음식 페어링이 아니라 K-주류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지표화해서 그에 맞는 음식 페어링을 제안하고 나아가 수출국 현지 고유의 음식과 K-주류의 페어링 제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자료: 일본 국세청JETRO, DIAMOND ONLINE, applistation.net, JAPAN CRAFT SAKE COMPANY 및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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