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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탄소중립 행보와 프랑스 자동차 산업 현황
  • 트렌드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1-09-16
  • 출처 : KOTRA

- 2030년으로 앞당겨지는 EU의 탄소중립 시계 -

- 쏟아지는 각종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프랑스 자동차 산업 현장 어려움 호소-

 

 

 

탄소 중립’을 향한 유럽연합의 확고한 의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2021년 7월 14일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이 담긴 ‘Fit for 55’를 발표했다. 아직 유럽의회와 유럽연합이사회라는 관문이 남았지만, 그동안 유럽 각국에서 펼쳐온 친환경 정책의 기조를 보건데 유럽연합 전체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특히 자동차 기업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35년부터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혀온 내연기관 자동차 출시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친환경 차량 개발 및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이처럼 급변하는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 정책을 전반적으로 짚어보고 프랑스 자동차산업의 대응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Fit for 55’ 법안을 발표하는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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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es Echos

 

유럽연합 및 프랑스의 탄소중립을 향한 탄소배출 자동차 규제 정책

 

‘Fit for 55’는 2015년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국제사회가 마련한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래로 유럽연합 차원에서 이어져 온 온실가스 및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법안 패키지이다. 여기에는 탄소 가격결정 관련 법안 4개, 감축목표 설정 관련 법안 4개, 규정 강화 관련 법안 4개와 포용적 전환을 위한 지원대책 사회기후기금에 관한 규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내연기관 규제 및 대체연료 인프라 확충에 대한 법안을 살펴보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사용하는 신차(하이브리드카 포함) 출시를 금지하고 친환경 차량의 개발, 생산 및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연료 인프라 확충(충전소)에 관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2030년까지 승용차 부문의 탄소 감축 목표를 37%에서 55%로, 승합차 부문은 31%에서 50%로 상향하고 2035년까지 100%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겠다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5% 감축을 목표로 삼고 다양한 법안 및 정책을 펼쳐왔다. 가장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2015년에 제정된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관한 법률(LTECV)’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친환경 이동수단의 개발을 통한 대기질 개선과 관련된 내용이 다수 담겨있다. 오염배출이 심각한 차량 교체 시 보조금 지급, 정부 및 공공기관의 차량 교체 시 친환경 차량의 비중 50% 이상으로 확대, 전기 충전소 설치 확대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2019년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차세대 모빌리티 사회 구현 비전을 담은 ‘모빌리티 지침법(LOM)’을 제정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내용까지 담아냈다. 2022년까지 지원금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적극 장려하고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며 전기충전소를 2022년까지 5배 증설한다는 것이다.


‘Fit for 55’ 발표에 따라 프랑스는 기존에 2040년까지 목표 달성 계획을 5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fit for 55’에 대해 면밀히 검토 후 세부 지침을 추후에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EU의 발표 직후 프랑스 정부는 ‘환경·회복법(Loi Climat & Résilience)’을 입법 예고, 일상생활에서부터 산업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전환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규제 법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인구 15만 명 이상의 도시에 ‘배출가스 저농도 존(ZFE)’을 설정하고 이 구역 거주민에게는 2023년부터 친환경 자동차 구매 시 기존의 지원금 외에도 0% 금리의 대출을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더불어 10개 대도시에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오염물질 배출양이 많은 자동차의 시내 출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처럼 전기차를 적극 장려하는 방침 외에도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만듦으로써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의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일례로 2020년 프랑스는 유럽연합의 결정에 따라 기존의 NEDC 연료효율 측정방식보다 훨씬 엄격한 WLTP 국제표준 자동차 연비측정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연비 측정이 더욱 엄격해짐에 따라 신차 구매 시 부과되는 탄소세 역시 인상되었다. 또한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SUV 등 중형차 규제를 위해 자동차의 무게에 따라 탄소세를 인상하는 방침 역시 내놓았다. 여기에 지자체별로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파리시는 CO2 배출 등급이 높은 차량의 시내 운행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4년부터는 디젤 차량의 파리 시내 진입 금지, 2030년부터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내 진입 금지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폭락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2020년 5월 80억 유로 규모의 자동차 산업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프랑스를 유럽 최대의 클린카 생산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지원책은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지급(4만5000유로 이하 전기차&수소차 최대 7000유로), 탄소배출량이 더 적은 일반 자동차 또는 전기자동차로 차량 전환 시 보너스 지급, 생산 공장의 현대화 및 친환경차 연구개발 지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 현황과 기업의 전략

 

2020년 신차 판매량 내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카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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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2020년 기준 유럽은 전기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으로 나타난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 국가별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가 대부분이 유럽 국가이며, 그중 프랑스는 11위(11.3%)를 차지했다. 이처럼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전기차 상용화에 뒤쳐진 프랑스는 전기차 개발 및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nault 그룹의 연례보고서를 보면, 2016년까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가 기술 혁신의 핵심이었으나 2017년부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내세우며 전기 자동차 개발 및 생산에 대해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8년 3월 ‘환경을 위한 중기 전략 플랜(2017-2022)’를 발표하면서 ‘전기자동차’, ‘새로운 모빌리티’, ‘순환경제’라는 3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기업 생산의 친환경 전환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자동차 한 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 대비 60%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이와 같은 일련의 노력 덕분에 프랑스 개인용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52%에서 꾸준히 감소, 2021년 상반기 기준 23%까지 줄어들었다. 프랑스 자동차공업협회(CCFA)의 발표에 따르면 개인용 신차 판매 시장에서 디젤 및 휘발유 차량의 비중은 모두 감소했으나 친환경 차량의 판매는 급증, 2019년 기준 7.6%에서 2020년에는 21.5%로 증가했다.

 

프랑스 신차시장 내 연료 유형별 비율, 2019-2020년 비교

(좌측부터 ‘디젤’, ‘휘발유’, ‘전기&하이브리드’, ‘기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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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이와 같은 시장의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프랑스 자동차 기업들의 노력 역시 계속되고 있다. 먼저 2021년 1월 Peugeot, Citroën 등의 합병을 바탕으로 출범하며 단숨에 업계 1위 기업에 오른 Stellantis는 프랑스 Douvrin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용 '기가 팩토리'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간지 레제코(Les Echos)는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300억 유로를 쏟겠다는 Stellantis사의 투자 계획도 함께 전했다.


프랑스 자동차 엽계 2위인 Renault 그룹 역시 203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90%를 전기차로 바꾸는 계획과 더불어 향후 5년 동안 100억 유로를 전기차 개발에 투자할 것을 예고했다. 레제코에 따르면 이를 위해 Renault사는 중국 기업 Envision과 손을 잡고 프랑스 Douai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기가 팩토리'를 2024년까지 완공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에서는 친환경이 화두가 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일찍이 준비해온 프랑스 기업들은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인식의 전환 속에서 기술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 Valeo가 하나의 예이다. Valeo는 컴포트 운전자 보조 시스템(Comfort & Driving Assistance System), 탄소 저감 파워트레인 시스템, 차량 온도조절 시스템, 시계 시스템(visibility system) 등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10년 전부터 ‘탈 디젤’을 회사의 노선으로 삼고 차량 전동화(electrification)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계속해왔다. Valeo의 아쉔브로익(Aschenbroich) 대표는 일간지 르피가로(Le Figaro)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한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며 전기 자동차 기술 개발에 매달린 결과,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이 제시하는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는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가 아니라 100% 전기 자동차가 될 것임을 강조하며 계속해서 과감한 기술 투자를 통한 혁신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프랑스 자동차 기업의 계획과 정부의 정책 및 지원에 힘입어 프랑스 전기차 시장 내 프랑스 브랜드의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2021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0개 모델 중 2위에 Renault Zoé, 3위에 Peugeot e-208가 이름을 올렸다. 우리 기업 모델 중에는 기아자동차의 니로, 현대자동차의 코나가 상위권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상반기 프랑스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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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udouest.fr

 

이처럼 전기 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정부와 기업 간의 이견이 없지만, 프랑스 자동차 산업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큰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레제코에 따르면, ‘Fit for 55’ 발표 이틀 전인 7월 12일 엘리제궁에서 대통령과 여러 프랑스 자동차 생산 관련 기업 대표들이 가진 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에서 Faurecia, Renault, Stellantis, Michelin, Valeo 등 프랑스 주요 자동차 산업 관련 기업이 속한 ‘프랑스 자동차 플랫폼(PFA)’의 뤽 샤텔(Lus Chatel) 대표는 현재 자동차 산업이 맞닥트린 어려움을 “100년의 혁신을 포기하고 전기 배터리라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귀결되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속도로 변화하는 규제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규제에 따라가기 위해서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대표 기업들은 정부에 배터리 개발 및 생산, 충전소 확충,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한 1,750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청원하기로 했다고 레제코는 전했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하이브리드카까지 퇴출시키지 말아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예로 Renault 그룹의 드메오(de Meo) 대표는 7월 7일 프랑스 국회에 출석하여 하이브리드카 및 충전식 하이브리드카를 “구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하였다. EU에서 제시한 기준이 ‘제로 탄소 배출’이 아니라 50g/km 이하인 만큼, 충전식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이 기준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사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흐름이 된 지 오래다. UN 역시 ‘Climate Action’을 통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양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목표한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각국에서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정 및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산업 현장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프랑스 정부 및 자동차 업계의 바람이 예상대로 빠르게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몇 가지 현실적 한계 역시 존재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당초 2022년까지 차량용 공공 전기충전시설 10만 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2021년 4월 기준 3만7000개에 그쳤다. 또한 2021년 7월부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카 구매 시 지급되는 보조금을 축소한 것 역시 전기차 상용화를 늦추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나오고 있다.


프랑스 고등 엔지니어링 학교(IFP School)의 교수 L 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사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그 에너지원을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야말로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이루는데 가장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서 현재 프랑스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Tesla 등 전기차 생산에서 앞서는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경차, 소형차 외에 중형차 및 고급차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의 전기 충전소 증가와 같은 인프라 확충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라고 꼬집으며, 포스트 코로나 경기부양책 ‘France Relance’에서 전기차 및 인프라 개발 및 보급에 책정한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를 투입해야 정부가 희망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더 앞당겨진 탄소 중립 시계 앞에서 각국의 규제 정책이 세밀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 역시 정책 및 시장 변화의 추이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료: 프랑스 환경부, Renault Group 홈페이지, 프랑스 자동차공업협회(CCFA) 홈페이지, Statista, 일간지 Les Echos,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산업연구원(KIET), KOTRA 파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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