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 진공 펌프 대미 수출액, 지난 5년간 꾸준히 10위권 내 유지 -

- 원유 가격 하락 및 팬데믹 영향으로 성장 주춤했으나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점진적 성장 예상 -

상품명 및 HS Code

진공 펌프(Vacuum pumps)란, 특정 물체의 내부를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주는 기계이다. 목적물 내의 기체를 흡입하고 압축해 대기 중에 방출함으로써 진공도를 높이는 원리로 작동되는 진공 펌프는 기체 압축기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 ‘진공 상태’를 포함하는 물체는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이 덕분에 큰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산업 현장의 대형 기계를 구동하는 장비 일부분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데에 진공 펌프가 사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진공 펌프는 진공관, 전등, 자동차 엔진, 반도체 등의 생산이나 가공 과정에서도 사용되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여러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진공 펌프의 종류는 구동 원리 및 진공도 등에 따라 회전 날개식 펌프(Rotary vane pumps), 원심 펌프(Centrifugal pumps), 격막 펌프(Diaphragm pumps), 나선 펌프(Screw pumps) 등으로 나뉜다.

다양한 진공 펌프의 예

자료: Wikimedia Commons(https://commons.wikimedia.org/), ‘Vacuum pump’로 검색

진공 펌프의 HS Code는 8414.10으로, ‘기체 또는 진공 펌프, 기체 또는 기타 가스 압축기 및 팬, 팬이 결합된 환기용 또는 순환용의 후드, 관련 부분품(Air or vacuum pumps, air or other gas compressors and fans; ventilating or recycling hoods incorporating a fan; parts thereof)’을 포괄하는 제8414호에 속해 있다.

시장동향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IBIS World의 미국 펌프 및 압축기 생산업 보고서(Pump & Compressor Manufacturing in the US, 2020년 12월)에 따르면, 진공 펌프를 포함한 미국 펌프 및 압축기 생산 시장의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272억 7100만 달러로, 전년의 317억 달러 대비 약 14% 감소했다. 해당 시장은 산업용 및 도소매용 제품을 모두 생산하지만, 주로 제조업·광업·인프라 및 공공시설 건설 프로젝트 분야에 그 수요가 집중돼 있다. 최근 5년간은 원자재 시장의 소극적인 성장 트렌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규모의 감소로 인해 연평균 –1.6%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향후 5년간은 연평균 약 3%의 성장이 예측돼 이전 규모로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장은 2025년까지 약 319억 48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IBIS World는 전망했다.

2012~2025년 미국 펌프 및 압축기 생산업 시장규모 변화 추이

(단위: US$ 십억)

자료: IBIS World(Pump & Compressor Manufacturing in the US, 2020년 12월)

IBIS World에서는 펌프 및 압축기 생산업의 주요 생산 품목을 크게 펌프 및 펌프 장비(Pump and pumping equipment), 공기 및 가스 압축기(Air and gas compressors), 계량 및 디스펜스 펌프(Measuring and dispensing pumps)로 나누고 있다. 이 중 펌프 및 펌프 장비 생산이 전체 중 약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진공 펌프를 포함하는 공기 및 가스 압축기 품목이 약 31%, 계량 및 디스펜스 펌프 품목이 약 5%를 차지한다. 공기 및 가스 압축기는 추출 및 수송 시 압축을 필요로 하는 천연가스 생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며, 공기 및 가스 압축기 품목에 포함되는 진공 펌프의 경우 전등, 엔진, 항공기 생산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수입동향 및 대한 수입규모

2020년 미국의 진공 펌프 전체 수입액은 약 6억 7255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다. 최대 수입국은 약 1억 2878만 달러 규모의 수입액을 기록한 독일로, 독일산 진공 펌프는 전체 진공 펌프 수입 시장에서 약 19%의 비중을 차지한다. 독일 다음으로는 멕시코와 일본이 뒤를 이으며 두 국가로부터의 수입액은 각각 약 1억 983만 달러와 약 9991만 달러 규모다. 상위 3개 국가로부터의 수입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특히 독일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급격히 하락한 양상이다. 한편, 미국 진공 펌프 수입시장에서 7위를 기록한 한국은 2020년 약 3837만 달러 규모의 진공 펌프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6% 감소한 수치이지만, 이는 미국의 전반적인 진공 펌프 수입액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며, 지난 5년간 꾸준히 10위권 내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미국 진공 펌프 국가별 수입동향

(단위: US$ 백만, %)

주: HS Code 8414.10 기준

자료: Global Trade Atlas(2021.04.23.)

경쟁동향

IBIS World에 따르면, 진공 펌프를 포함하는 미국의 펌프 및 압축기 생산업은 시장점유율 집중도(Market share concentration)가 낮은 시장으로, 시장의 경쟁 구도가 매우 파편화되어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규모가 가장 큰 상위 4개의 경쟁 기업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미만에 그치며, 경쟁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를 넘지 않아 두드러지는 선두 기업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시장의 2020년 시장점유율 상위 3개 기업으로는 Atlas Copco AB, Flowserve Corporation, Gardner Denver Holdings Inc.를 들 수 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산업 장비 기업인 Atlas Copco AB는 약 4.7%의 가장 높은 점유율 차지한다. 자회사 미국법인인 Atlas Copco North America LLC를 통해 미국 전역에 1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5,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그 외에는 텍사스주에 위치한 기업 Flowserve Corporation이 약 1.5%, 위스콘신주에 기반을 둔 Gardner Denver Holdings Inc.는 약 1.2%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유통구조

산업 및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진공 펌프를 포함한 펌프 및 압축기는 주로 광업(Mining),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원 추출업, 건축 및 건설업 등의 다양한 산업 분야로 유통되며 일부는 도소매 등의 하류 시장으로도 유통되고 있다. IBIS World에서는 미국 펌프 및 압축기 생산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광업·석유 및 가스 산업 분야(21.7%), 제조업 분야(16.4%), 화학 분야(7.3%), 건설업 분야(6.6%), 공공시설 분야(5%), 서비스 분야(3.2%)를 꼽았다. 그 외에 약 33%는 수출 수요로 집계됐다.

진공 펌프를 포함한 미국의 펌프 및 압축기 생산 시장의 주요 수요처

자료: IBIS World(Pump & Compressor Manufacturing in the US, 2020년 12월)

관세율 및 수입규제

U.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에 따르면, 진공 펌프가 해당하는 HS Code 8414.10은 단위당 2.5%의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한국산 제품의 경우, 한미 FTA로 인한 관세 혜택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한미 FTA 상의 원산지 결정 기준에 따라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제품은 미국 세관 통관 시 원산지 증명서 등의 필요 서류를 갖춰야 함에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원산지 증명서 및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원자재 확인서 등의 관련 서류는 통관 후에도 통관일로부터 5년간 보관해야 한다. 미국 세관에서는 한미 FTA를 포함한 무역 협정에 따른 원산지의 사후 검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추세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시사점

지난 5년간 지속된 원유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미국의 진공 펌프 및 압축기 시장은 핵심적인 수요처인 석유 및 가스 관련 산업 분야로부터의 수요가 감소해 성장이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부터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도소매 시장으로부터의 펌프 등 장비 수요 역시 감소하여 이 또한 시장의 성장을 더디게 한 요인이라고 IBIS World는 분석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필두로 한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이 점차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전반적인 시장 경기가 회복함에 따라 미국의 진공 펌프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팬데믹 이전의 규모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건설업계 관계자 P 전문가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 내 팬데믹 영향이 올해 중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함에 따라 특히 코로나19로 1년 이상 주춤했던 미국 내 인프라 및 유틸리티 분야의 투자 및 프로젝트 진행이 조금씩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상업 및 주거용 건설 분야 역시 당분간 높은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택 건설에 필수적인 배수조 펌프(Sump pumps)나 하수 배출 펌프(Sewage ejection pumps) 등의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진공 펌프를 포함한 펌프 및 압축기 품목의 미국 내 수요는 당분간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일환인 무역 확장법 232조(2018년 3월 발효)의 규제에 따라 수입산 철강 제품에는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러한 관세 규제는 진공 펌프와 같은 산업용 장비 시장의 원자재 수급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기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참고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진공 펌프가 해당하는 HS Code 8414.10은 트럼프 전(前) 행정부의 무역 통상법 301조에 따른 대중 무역 제재 3차 리스트(2019년 5월 발효)에 포함돼, 현재 중국산 해당 제품에는 25%의 추가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2020년 중국산 진공 펌프 수입액 감소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우리 기업들은 미국으로의 해당 품목 수출 경쟁 시 이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수 있겠다.

자료: IBIS World, IHS Markit Connect Global Trade Atlas, U.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관세법령 정보포털, Wikimedia Commons,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