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베트남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은 16억 달러 규모, 2025년까지 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 -

- Grab, 모바일 차량 호출 서비스는 물론 음식·식료품 배달, 금융, 호텔 예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슈퍼앱으로 발전 시도 -

베트남 인구의 ¼이 사용하는 Grab은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식료품 배달, 공과금 결제, 호텔 예약 서비스는 물론 전자지갑과 보험 가입 및 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해외시장뉴스에서는 Grab을 비롯한 모바일 운송수단 서비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한 베트남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앱의 사업 확장 분야를 살펴보도록 한다.

베트남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 규모

Google, Temasek과 Bain & Company가 공동 발행한 e-Conomy SEA 2020에 따르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이어 세 번째로 큰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이다. 2020년 베트남의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은 16억 달러 규모이며 2025년까지 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6개국의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매출 규모(2015-2025)

(단위: US$ 십억)

자료: e-Conomy SEA 2020

Grab은 베트남의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의 최강자이다. ABI Research가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 상반기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Grab은 2019년 하반기 대비 1.6%P 점유율을 높여 전체의 74.6%를 차지하고 6억25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베트남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 점유율(2020년 1분기)

자료: ABI Research

베트남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 시장의 2위 싸움은 치열하다. 2020년 상반기 be는 Gojek을 0.1%P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며 12.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업계 4위인 FastGo는 2019년 상반기 대비 1.4%P 감소한 0.7%의 점유율을 보였다. 

업계 1위 Grab, 최다 고객을 바탕으로 종합 서비스 제공 플랫폼으로 발전

Grab은 베트남 대부분의 지역에서 운영되고 베트남 인구 약 1억 명 중 25% 이상이 Grab을 사용하며, 2021년 1월 기준 약 19만 명의 파트너 운전자가 있다고 밝혔다. Grab은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해왔다.

1) 고객 유지를 위한 마케팅·프로모션 비용 지속 투자

Grab은 최다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주문할 때마다 프로모션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예산을 투입한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이 아니라 기존 사용고객이 계속해서 다양한 할인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구매가격대별로 할인쿠폰을 제시하는 것이 Grab의 고객 유지 비결이다. Grab를 겨냥하여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던 Uber도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투입했으나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결과 Grab에 경영권을 양도하며 씁쓸하게 퇴장해야 했다.

2) 서비스가 많아도 한 눈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동시 주문 기능

Grab은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Grab을 실행시키면 직관적으로 뜨는 아이콘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로 손쉬운 이동이 가능하다. 2021년 4월 기준 베트남 Grab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모바일 앱 운송수단 호출 (4·7인승 자동차/오토바이/렌터카 등), 음식 배달, 식료품 및 공산품 배달, 택배, 전자지갑, 공과금 납부, 선물하기, 보험, 호텔 예약 등이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Grab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의 경우 목적지와 출발지를 입력하고 원하는 차량 옵션을 선택하면 바로 호출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에는 차량을 타고 이동할 경우 음식 배달을 주문하는 것이 불가했으나 지금은 Grab으로 호출한 운송수단을 타고 이동하면서 Grab Food나 Grab Mart를 사용해 음식 및 식료품을 주문·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양한 서비스를 한 개의 플랫폼으로 유기적으로 모아 여러가지 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하나로만 활용 가능하게 하면서 사용자 편의 중심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유지한 것이 Grab의 성공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Grab 베트남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자료: Grab Vietnam

3)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한 금융·보험 서비스 진출

Grab은 베트남 최다 고객 수, 최고 매출 및 점유율에 안주하지 않고 2021년 1월 핀테크 사업에 진출했다. Grab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기업은 한국의 한화자산운용으로 한화자산운용은 약 3억 달러 이상 투자해 Grab이 지향하는 트렌드 기반 산업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와 Grab은 보험 상품과 자산관리 상품을 출시하여 Grab을 사용하는 고객이 손쉽게 보험 가입 및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500만 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Grab은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위 be, 잘하는 것에 집중

be는 2018년 12월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호출하는 모바일 앱을 출시하며 스타트업을 시작한 베트남 기업이다. 2020년 기준 호찌민, 하노이, 다낭, 나짱, 하이퐁, 꽝닌, 빈즈엉, 동나이, 붕따우, 껀터 등 10개의 성·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be는 900만 건 이상의 앱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으며 약 10만 명의 드라이버가 be를 사용해 모바일 앱 호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e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바일앱 운송수단 호출, 택배, 버스 및 항공권 예약 서비스이다. 또한 be는 2021년 초부터 VPBank의 Cake 전자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0년 7월 부로 베트남 최대 전자지갑 업체인 MOMO와 제휴하고 있다. be의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9년 be는 베트남 시장점유율 16%로 업계 2위를 차지했으며 2021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전망이다. 현재로서 Grab의 점유율을 넘을 수 있는 기업은 없다. 그러나 토종기업인 be가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기업 특유의 장점을 활용하고 타사를 능가할 수 없는 서비스 분야를 과감하게 버렸던 점이다. be는 Grab과 비교했을 때 음식 및 식료품 배달 서비스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는 관련 서비스 사업을 철수했다. be의 관계자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AI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파트너 운전자와 택배 운전자가 최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실시간 대중교통 Map을 만들어 고객이 be의 자동차 및 오토바이 서비스는 물론 다른 대중교통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해외 대형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beFinancial이 VPBank와 함께 출시한 모바일 은행 서비스 Cake

자료: beFinancial

3위 Gojek, 핀테크 사업 진출 계획

인도네시아에 모기업을 둔 Gojek은 2018년 8월 베트남에 자회사인 GoViet을 설립하고 오토바이 모바일 호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모회사인 Gojek과 브랜드명을 통합한 후 오토바이 모바일 호출(GoBike), 음식 배달(GoFood) 및 택배 서비스(GoSend)를 하노이와 호찌민에 제공하고 있다. Gojek의 인도네시아 모회사에서는 총 20여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나 Gojek의 첫 해외진출 시장이었던 베트남 Gojek에서는 세 가지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Gojek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앱과 브랜드명을 통합하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으며,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플랫폼의 빠른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Gojek은 핀테크 사업에 진출하여 중국 Tencent의 WeChat과 같은 슈퍼앱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슈퍼앱, 모바일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가 원하는 최종 목적지

슈퍼앱은 전자상거래·지불결제수단·예약·배달·음악·영화·게임·뉴스 등 대부분의 콘텐츠 및 비즈니스 영역을 지배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한국의 카카오톡은 카카오톡 메신저의 방대한 사용자 네트워크 효과와 자체결제수단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웹툰, 공연·레스토랑·미용실 등의 서비스 예약, 게임, 전자상거래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거대 테크 기업의 금융 진출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서, 알리페이와 텐센트는 각각 중국 결제 서비스 시장의 53.8%와 38.9%를 점유해 슈퍼앱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최다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Grab이 핀테크 사업에 진출해 베트남 최초로 슈퍼앱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Zalo는 52만여 명의 사용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슈퍼앱이다. Grab은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및 음식 배달 서비스로 사용자 기반을 마련했고 Kakaotalk 과 Zalo는 메신져 서비스로 사용자 기반을 마련했으나 충성 고객을 바탕으로 금융, 전자상거래 등 다른 서비스로 진출을 모색한다는 점이 같다.

각국의 주요 슈퍼앱

자료: Nikkei

사용자 기반 서비스 제휴 및 파트너사를 통한 투자 고려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로 알려져 있든, 음식 배달 앱으로 알려져 있든, 메신져로 알려져 있든, 모바일 호출 앱이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꾸준히 앱을 사용하고 업데이트 하는 사용자였다. 고객이 앱을 다시 사용하도록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리고 플랫폼에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매출을 올리는 것이 기존의 모바일 운송수단 호출 서비스의 지향점이다. 이미 인지도가 높고 충성 고객이 많은 브랜드 파워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2020년 Grab의 시장점유율은 75%에 육박하며 나머지 세 개의 기업이 각 12.4%, 12.3%, 0.7%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Grab과 동일한 서비스 혹은 비슷한 서비스 앱을 출시하여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소비자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Grab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한국 기업들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는 부분이 있다. Grab Mart에 들어가면 다양한 소상공 마트가 Grab Mart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Aeon 몰, Bic C등의 대형 식료품 점뿐만 아니라 동네 과일가게, 야채가게, 유기농 상품 마트, 생선가게, 정육점 등의 중소형 브랜드 및 개인 상점도 입점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Grab은 Agoda, Booking.com과 제휴해 호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며, 한화와 제휴해 보험 가입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Grab 서비스 제공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Grab이 확보한 충성 사용자를 바탕으로 서비스 제공 제휴를 시도할 수 있다. 현지에서 모바일 차량 호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 보험 등 한국 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분야의 제휴 투자를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작성: Tang Thi Thanh Lam

자료: e-Conomy SEA 2020, Grab, FastGo, be, Gojek, 현지 언론 및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