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수단의 환율제도 개혁 한 달, 현장의 목소리
  • 경제·무역
  • 수단
  • 카르툼무역관 김재우
  • 2021-03-31
  • 출처 : KOTRA

- 수단 국민들, 환전 위해 암 시장 거래에서 은행 찾아 -

- 긍정적, 부정적 변화 면밀히 살펴야 - 

 



수단은 과도정부가 유지되는 가운데 올해 222일부로 단행한 환율 개혁(과거 고정형 환율에서 변동형 환율로 전환)은 시장에 매우 충격적인 영향을 줬다. 하루아침에 정부의 공식 환율이 암시장 환율과 거의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둘의 차이는 6배 수준으로 모든 수단인은 암시장 거래를 통해 환전을 해왔다. 

 

한 달 남짓 지난 수단 과도정부의 변동환율제 개혁은 수단 경제에 꼭 필요한 국제금융기구와 주요 서구 국가들의 권고 사항을 일시에 받아들여 국제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급작스런 조치로 경제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2월 22일의 환율이 1달러당 375수단 파운드에서 4월 5일도 1달러당 381수단 파운드에 거래됐다. 실제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단에서 이런 적은 없었다. 특히 암시장 거래가 필수였던 환전을 은행에서 직접하게 되면서 시중은행들의 달러 잔고가 늘어나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은행마다 공식집계를 하지는 않지만 무역관에서 은행 관계자에게 확인해 본 결과 시행 후 며칠 동안 몇천만 달러가 모인 것으로 봐서 한 달쯤의 시점에서는 수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KOTRA 카르툼 무역관 바로 인근에 위치한 터키계 은행인 지랏뱅크(Ziraat) 법인장은 은행에 고객들이 많아졌으며 500파운드 신권을 계속 내주고 있다수단 중앙은행에서 계속 신권을 받아오는 중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현재 최고액권인 500파운드는 우리 돈으로 약 1500원 수준이며, 작년 초 발행량이 많았던 50파운드짜리 지폐가 계속 시중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다는 반증이다.

 

작년에 문을 연 터키계 은행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지랏뱅크.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31pixel, 세로 418pixel

자료: 지랏뱅크(Ziraat Bank) 카르툼 법인

 

어떻게 보면 이제야 환율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그 수혜는 수단 재무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단 재무부에서는 확보된 달러 등으로 세계은행에 13억5000만 달러의 연체금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재 수단 정부는 이 정도의 달러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과거 미국이 약속한 12억 달러 단기융자를 받아 우선 세계은행에 채무 변제를 이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2일부터 은행의 공식환율은 전날 1달러당 55파운드에서 1달러당 375파운드로 무려 6.8배가 평가절하됐는데, 수단 국민 전체가 암시장에 의존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1개월이 지난 324일 현재 기준으로도 1달러당 380파운드 선에서 유지됐다. 


투자를 준비하는 기업에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 환율의 안정인데, 이는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예측하고 그에 적절한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단이 사실상 30여 년간 국제사회와 단절됐었기 때문에 수단 자체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개혁은 좋지만 부정적인 요인은 수단 사람들의 실생활에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달러를 수단 파운드화로 바꾸던 암시장은 그간 수단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산업이었으며, 이번의 정부 조치는 산업 자체를 한꺼번에 붕괴시킨 셈이 됐다. 불법이더라도 이 암달러 환율교환 시장이 상당수 수단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실업자가 된 이들은 범죄로 빠져들기 쉬운데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범죄가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 수단은 집마다 문을 잠그지 않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무역관에 방문한 한 자동차 부품 바이어는 우리 기업의 인콰이어리를 살펴보다가 현재의 치안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에 오토바이 날치기가 매우 많아져 특히 여성들은 지갑을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살인 사건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요."


이 모든 발단은 최소한 먹고 살아야 하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아서다. 수단 사람들은 독실한 이슬람 신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삶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을 하고 사는 스타일들이다. 아직 시장경제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해 순수한 면이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런데 수단 국민들은 작년에 자국 통화를 갖고 있으면 손해가 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수단의 공식 환율이 올해 2월 21일까지는 1달러당 55파운드로 유지됐다. 작년 하반기쯤에 1달러에 47.5파운드에서 다소 올렸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은행과 암시장에서의 환율이 2배 이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2020년 상반기부터 암시장 환율이 슬슬 오르기 시작했다. 상반기가 끝날 무렵에는 130파운드 수준으로 2배를 유지했다가 연말에는 급격히 뛰어 250~300파운드로 다시 4, 그리고 급기야는 20212월에 370~380파운드, 최고 400파운드까지 올랐다달러 대비 평가절하가 급격히 이뤄지며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수단의 경제 구조상 소비자 물가가 치솟을 것이 뻔했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소비자 물가는 전년대비 304%를 기록하는 등 초인플레이션 현상을 보였다. KOTRA 카르툼 무역관 직원이 매주 18리터들이 생수 가격의 변화를 체크해 본 결과 6주 연속 오르기도 했으며 거의 달러당 파운드화 가격과 일치했다.

 

앞으로의 수단은 어떻게 변할까?

 

수단 경제발전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인프라의 투자다. 물론 지금 수단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식수)과 빵이다. 최소한의 의식주도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인데 이 부분은 논외로 하고 이미 도로와 전력 수급이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낙후돼 있어 물류 인프라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무역관에서 만난 수단 기업 고용인 연합회장도 수단의 도로 인프라 시설의 정비가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 손꼽고 있다. 실제로 무역관 앞 교차로는 카르툼에서도 매우 붐비는 지역인데 신호등이 정전으로 작동하지 않는 날이 더욱 많다. 그나마 교통경찰이 나와서 수신호라도 해주면 좋지만 교통경찰마저 보이지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들이 꼬리를 물게 되면 언제쯤 체증이 풀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신호등과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가 채 10%도 되지 않고 그나마 비포장도로의 곳곳에 맨홀이 노출돼 있어 초행길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처럼 물류의 혈관인 도로망의 개선은 매우 시급한 숙제이다. 


사실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수단의 농업 발전인데 여전히 가내수공업식 노동력으로만 생산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농업과 관련된 기계장비의 도입과 이런 장비에 대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수단 기술자들에게 교육을 한다면 농업과 광산업 분야는 상당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다.

 

KOTRA 카르툼 무역관, 비대면 기술지원 방안 협의 중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순수하게 우수한 인적자원에서 나왔다. 수단의 기업인들은 한국 사람의 근면함과 기술을 부러워 한다. 실질적으로 수단의 유관 기관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수단에 제한되는 각종 규제가 풀려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예를 들어, 가장 대중적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 시스템이 가상 사설망을 통하지 않고는 아직 금지되고 수단에서의 외국발 금융 송금도 여전히 막혀 있다. 아직 하나둘씩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주 질문하는 달러화 송금과 결제에 대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로 수단과의 거래에 대한 자유화는 보장돼 있으나 아직 거래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내규상 다소 시한이 걸릴 것으로 예측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들이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수단으로의 운영자금도 2019년 말까지는 금융 거래가 되지 않았으나 2020년부터는 다소 시일이 걸려도 송금이 가능하다. 올해는 수단에서 한국으로의 송금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료: 현지 진출 은행, 수단 현지 기관, 바이어 인터뷰 등 KOTRA 카르툼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수단의 환율제도 개혁 한 달, 현장의 목소리)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가별 주요산업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