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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멘토가 들려주는 일본 취업 성공기(2)
  • 현장·인터뷰
  • 일본
  • 후쿠오카무역관 고충성
  • 2017-11-02
  • 출처 : KOTRA

- 일본 취업을 위해서는 이력서 준비, 언어 공부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 -

- 단순히 국내 취업난의 대안이 아닌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해 -




□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1990년에 설립됐고 일본 후쿠오카에 소재하는 건축사무소인 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青木茂建築工房)에 근무하는 백지숙이라고 합니다. 2015년 4월부터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와 지금 회사에 입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대학 5학년이 되도록 단 한 번의 휴학 없이 대학을 다녔고 어느새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돼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대기업이나 설계 사무소로의 취업을 준비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많았지만 저는 취업보다는 건축 설계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다는 단순한 바람으로 일본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 몇몇 있었으나, 마땅한 정보가 없어 막막했던 시기에 일본 교토대학교를 졸업하신 교수님께 진로상담을 받았는데, 교수님께서는 무작정 유명한 대학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대학원에서 우선 역량을 기르고 일본 대학원으로 교환학생을 가면 어떻겠냐는 현실적인 대안을 던져주셨습니다. 그 교수님과는 대학원 지도교수와 제자로서 연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교수님의 전공 분야가 리노베이션을 통한 장수명 건축기법이었던 까닭에 노후화된 건축물의 리노베이션이라는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됐고, 나중에 일본에 취업하는데도 이것이 큰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2학년이 됐을 때 지도교수님의 제안대로 일본 대학원으로의 교환학생을 가는 기회가 생겨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국립 류큐대학(琉球大学) 공학부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일본의 공공임대주택 제도를 심층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으며, 제 논문 테마였던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노후화된 공동주택 활용에 관해서도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에는 외부 전문가의 강연이 종종 있었는데, 당시 연구논문의 참고도서였던 책의 저자인 리노베이션 전문 건축가의 강연을 계기로 지역 건축가 모임과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키나와의 건축가 협회 모임에 참가했으며, 그곳에서 강연을 하신 건축가의 말씀에 큰 감명을 받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 분이 바로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이신 아오키시게루(青木茂) 씨였습니다. 


첫인사 때 취업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사장님께서는 학생들의 도전을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일본 기업에 취업하려면 당연히 일본 대학이나 일본 대학원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사장님의 한 마디에 '일본 기업 취업'이라는 목표가 제 머릿 속에 강하게 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준비했고, 사장님께 직접 취업을 하고 싶다고 메일을 드렸습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신 과정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일본 취업을 준비하면서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취업하고자 했던 기업이 건축사무소였기 때문에 전공 관련 지식이나 테크닉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항이었고, 외국인이라는 어드밴티지가 없어 일본인 입사희망자와 경쟁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제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일본어와 일본 기업문화 숙지가 매우 큰 과제였습니다.


한국 대학 시절부터 건축 기술 선진국인 일본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어학연수를 다녀올 만큼 재정적인 여유가 없어 전공 공부(건축설계 계획)를 열심히 하면서 남는 학점을 일본어 수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했고, 학원에 다니면서 부족한 회화 부분을 채워나갔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자격시험을 틈틈이 봐서 3급부터 1급까지를 모두 땄는데, 자신의 실력 측정뿐만 아니라 하나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일본 대학원에서의 교환학생 경험은 전공 관련 일본어를 습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정규 수업 외에도 두 달간의 일본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사회생활을 원만히 하는데 필요한 예절 및 언어 사용, 취업을 위한 서류 작성법, 이력서 작성법, 면접 등을 배웠고 프로그램의 마지막 한 달 동안은 실제로 설계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설계프로그램, 미팅자료 작성, 접객, 전화 받기 등의 실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내가 속한 조직의 사람을 타인에게 소개할 때는 아무리 사장님이라 하더라도 낮춰서 지칭해야 하는 등 한국에서는 알기 어려웠던 문화가 있다는 점을 이때 알았습니다. 정식으로 일본기업에 입사하기 전에 알아야 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전 채용절차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또한, 단계별로 어떻게 임하셨나요?


A.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취업하고자 했던 기업의 회사정보를 철저히 조사한 후 이력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력서는 자필로 일본어로 적었습니다. 한 글자를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적었습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시간을 들여 이력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느낀 것은 교환학생 때 경험한 인턴십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생활 동안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 설계작품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전부 일본어로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특히 이공계 분야에서는 일본기업 취업 시 이런 노력이 꼭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력서를 제출한 지 며칠 후, 회사로부터 정식 취업 전에 인턴과정을 거쳤으면 한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오키나와의 설계사무소에서 인턴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망설임 없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회사의 후쿠오카 사무소에서 두 달 반의 인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정식적인 면접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두 달 반 동안의 회사 생활 하루하루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회사에 보여주는 것이라 여기고 매일 성실히 일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배우지 못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배워야 했지만, 컴퓨터 작업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업무에 비교적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인턴 생활 끝 무렵에 사장님으로부터 정사원 채용 통지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사장님께서 일본 여학생에게는 없는 적극적이고 활달한 모습이 채용을 결정하게 된 데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다니시는 직장의 특징과 멘토님의 포부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A. 저는 단지 취업을 성공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가 무엇을 배워나가고, 습득한 기술과 지식을 통해 10년 후, 20년 후에 제가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 그것이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은 Refining 공법이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특수 건축설계 기법을 개발하고,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는 회사입니다. Refining 공법은 기존의 건물 리모델링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내관, 외관은 물론 건축물 전체를 신축 건물과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면서 비용은 신축의 60~70% 수준으로 계획하는 방법으로 '건물의 용도변경 가능', '자재 폐기물을 최대한 발생시키지 않는 공법' 등 5가지 특징을 내세우는 계획방법입니다. 회사 사장이신 건축가 아오키시게루 씨가 새롭게 정의한 개념입니다. 제가 이 회사에 흥미를 느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10년 후의 건설시장을 상상해 보았을 때, 이 회사에서의 경력이 정말 큰 무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에서 일을 해 나가려면 건물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건축의 안전성, 구조, 시공단계부터의 설계 디자인 및 기법, 그리고 관련 법 체계 등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와 시각이 필요합니다. 저는 실무 속에서 이 노하우를 배워 한국에서도 건축물에 이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이 설계한 리보델링 건축물(시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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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이 설계한 리보델링 건축물(오피스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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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아오키시게루 건축공방 홈페이지


입사 후 적응방법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아무리 가까운 나라라지만 사회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하다 보니, 초기에는 식은땀을 흘리는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일상적인 일거수일투족이 모르는 것투성이였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외국인이니까"라는 생각은 일체 버려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만약에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면 성인이자 직장인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완결하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인데, 사회생활 초창기에는 저도 모르게 달콤한 생각에 젖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상사분은 하나같이 제가 외국인이라 해서 제한된 일을 시키는 법이 없었습니다. 혼자서 관공서에 가서 공무원들과 협의를 해야 하는 일도 많았고, 혼자서 구조 설계자와 만나 도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관련 업자들과 접촉하는 일도 맡겨졌습니다. 다른 일본인 직원과 똑같은 일이 주어졌고 제가 잘못 대응한 일에 대해서는 똑같이 혼났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로 인해 일본 직장, 일본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너무나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취업 희망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아직까지도 많은 분이 '해외 취업은 국내에서 취업이 되지 않아 택하는 대안'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는 취업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해외취업이든 한국에서의 취업이든 그 본질은 똑같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내 꿈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의 본질과는 별개로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해외 취업을 도전하기 전에 더더욱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집을 지을 때 먼저 그 집을 100년, 200년 지탱할 튼튼한 기둥을 만들고, 그 위에 앉고 누울 수 있는 바닥을 만들고, 각종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튼튼한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비바람과 햇빛을 막을 지붕을 얹습니다. 어떤 집이든 이 순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고 늘 여기고 있습니다. 인생은 장기전이기 때문에 서두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튼튼한 기둥을 만들어야 나중에 어떠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원고는 해외취업 멘토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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