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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러-중 경헙,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 진화 중
  • 투자진출
  • 러시아연방
  • 블라디보스톡무역관
  • 2016-01-06
  • 출처 : KOTRA

 

러-중 경헙,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 진화 중

- 기존 에너지 중심 협력에서 금융, 영농, 우주항공 등 모든 산업분야로 -

- 특히 내년 극동지역 농업 분야 협력 확대 예정 -

- 중국 투자 확대로 우리 기업 운신의 폭 좁아질 수 있어 우려 -

 

전명수 前 LS네트웍스 블라디보스톡지사장

 

 

 

지난 12월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20차 러-중 양국 총리 회담이 진행됐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19차 정기회담은 리커창 중국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으로 이뤄졌고, 올해는 러 메드베데프 총리의 방중으로 무난히 성사됐다.

 

러-중 양국 총리 회담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돼 20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등 양국 간 공식 외교채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 회담을 통해 양국은 외교,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회의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볼 때 러-중 총리 회담은 우리 입장에서 부러운 협력모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양국 최고위급 정부 관료가 직접 회의에 들어가다 보니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협력 계획, 이행, 사후관리 등 모든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한러의 몇몇 사례처럼 시간이 지나거나 담당자가 변경됐다는 이유 등으로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번 20차 정기회담도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이후 더욱 돈독해지는 양국 관계이기에 국제사회의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 날 양국은 총리 차원의 공식회담과 더불어 에너지, 투자, 금융, 우주항공 등 약 30개 부문에 있어 계약 및 협정서를 주고받았는데,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몇 가지 부분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에너지 부문이다.

 

이 분야는 양국의 가장 전통적인 경협모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양국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서 주로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이 날도 어김없는 단골메뉴와 같이 양국의 대표 에너지 기업 간 협정식이 있었다.

 

이 날 협정식은 중국 최대의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 중국석화)이 러시아를 대표하는 석유화학 기업 시부르(Sibur) 지분(10%) 인수하는 내용이었다. 시노펙은 지난 9월에도 시부르 지분 일부를 인수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참여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는데, 이날 지분 추가 인수를 통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공식적으로 전략적 투자가 역할을 해나갈 것임을 밝힌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참고로 시부르는 푸틴 대통령의 둘째 사위가 2대 주주인 동시에 실제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는 기업 중 하나이다. 시부르는 이번에 중국을 대표하는 국영기업 시노펙과 전략적 지분제휴를 맺은 만큼 향후 러-중 협력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편, 가스분야에서도 또한 대형 협정식이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시베리아 동부 천연가스 국제 배송관 설계와 건설분야에 있어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가즈프롬(Gazprom) 간에 협정식을 가졌다. 2014년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차 중국에 방문했을 당시, 양국은 초대형 가스공급계약(시베리아의 힘)을 이뤄내며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전력이 있다. 천연가스 계약은 러-중 양국이 2004년부터 시작해 10년 만인 2014년 가격 타협점을 찾고 계약을 체결한 양국의 대표적 경협 사례로 꼽히고 있다.

 

둘째는 투자 및 금융 분야이다.

 

중국 개발은행(CDB)은 이 날 러시아 국영 금융회사인 대외경제은행(VEB)과 100억 위안 규모의 차관 협정에 서명했다. 이와 같은 양국의 금융부분 협력은 러시아가 중국을 통해 위안화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현재 주요 정부은행이 서방 제재에 묶여 있는 현실에서 러시아 재정난에 숨통을 트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도 러시아에 우선권을 충분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렇다면 양국 경협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양국 간 신규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영농분야다.

 

사실 지금까지 연해주에서 영농사업은 한-러 간 대표적인 협력사업분야였다. 그런 영농사업에 이제 중국 자본 및 인력이 참여하게 된다는 건 우리에게 썩 반가운 소식은 아닌 것 같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 농업 투자기금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기금 설립의 목적은 극동 러시아에서 양국의 성공적인 영농 프로젝트 실현이며, 이를 통해 향후 아태국가를 대상으로 한 식량공급 기지를 마련하는 데 있다. 중국 입장에서 이 기금은 앞으로 지분투자뿐 아니라 향후 농업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방향으로도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기금을 바탕으로 황무지에 가까운 극동 러시아 지역 토지 개간 및 자국 농업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러-중 간 밀월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양국 교역규모도 이미 800억 달러에 육박했고, 이는 한-러 교역규모의 4배치에 달한다. 특히 지금 한-러 교역규모가 성장세를 멈춰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로에 있음을 고려할 때 러-중 교역은 양국 간 협력을 통해 더 큰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가 아닐까.

 

에너지 분야를 뛰어넘어 제조, 영농, 금융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러시아 내 사업에 중국이 참여할 조짐이 강해지는 시점, 양국 교역규모가 머지 않아 1000억 달러를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러-중 협력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의 러시아 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 우려된다. 현재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 우리나라 또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극동 러시아 개발이 더 이상 우리나라의 참여를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고민해봐야 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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