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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이탈리아 패션 체인 시스템
  • 외부전문가 기고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이수민
  • 2014-12-15
  • 출처 : KOTRA

 

이탈리아 패션 체인 시스템

 

김용익 전제일모직 상무, 이탈리아 지상사 협의회장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아무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패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에는 패션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각각의 역할을 맡아서 수행하는 시스템이 있으며 그 시스템이 기능별로 체인처럼 연결이 돼 있다. 그 체인에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돼 완벽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인력과 시스템, 기업을 하나의 체인으로 묶어서 활용하게 되면 100% 아웃소싱으로 패션 사업을 창업할 수 있고, 운영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이런 패션 업계 각각의 기반을 패션 체인 시스템이라 하고 이 시스템의 기능에 따라 프로세스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디자인 – 샘플 – 전시회/쇼룸 영업 – 수주 – 생산량 결정 – 원부자재 발주 및 생산 – 입고 및 배송 – 매장 – 채권회수

 

예를 들어 특정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외부 디자이너에게 용역을 주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로 디자인을 하게 되는데 디자이너의 디자인은 소재와 함께 생산담당자에게 전달이 된다. 이를 통해 공장에서 몇 단계의 샘플 품평 및 생산을 거쳐 전시용 세일즈맨 샘플 혹은 패션쇼용 제품으로 완성이 된다. 브랜드의 수준이나 규모 능력에 따라 다 다르지만 적게는 수십 개의 샘플부터 많게는 수백 개의 샘플로 제작이 돼 영업을 대행해 주는 쇼룸이나 에이전트에게 샘플을 맡겨 판매를 한다. 수천 개의 매장 전 세계의 바이어가 기존 제품이나 새로운 제품, 브랜드를 찾고 구매하러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그들은 브랜드와 직거래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쇼룸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찾는다. 쇼룸을 통해 주문 받은 제품의 최종 수주량을 취합해 공장에 생산을 의뢰하고 이것이 완성이 되면 관련 바이어나 매장에 배송을 하게 된다.

 

그렇게 몇 시즌을 거치고 나면 어느덧 중견 브랜드가 돼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많은 브랜드가 제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아 중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보통 이런 홀세일 사업을 통해 700만 유로(천만 달러)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면 사업이 기업으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손익분기점(BEP수준)이 된다고 본다. 물론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표현했지만 이렇게 신규사업으로 패션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이다.

 

한국은 통상 브랜드에서 알아서 결정해 매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위탁 영업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이탈리아는 거의 매장이나 바이어의 완사입 발주에 따라 수량을 취합한 후, 생산 투입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브랜드에서 결정하는 스케줄이 아니라 체계적인 각 체인이나 시스템의 일정에 맞추어 업무를 하게 되는데, 일정이나 납기를 놓치게 되면 관련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다. 해당 체인이 움직이는 시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큰 오더나 발주라도 개별 프로세스로 특별 진행이 어렵다.

 

물론 모든 시스템을 무시할 만큼 엄청난 규모의 발주일 경우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탈리아 대부분의 브랜드는 너무 큰 바이어나 시즌별로 발주 수량의 변동이 큰 바이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가동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의 예측 가능한 사업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즉, 자금이나 생산 공장등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해당 시즌의 특별한 오더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오히려 불편해 한다. 가끔씩 한국에서 출장 온 바이어가 발주를 많이 하겠다고 해도 발주를 안 받는 이상한 업체가 있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런 사유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체인처럼 연동이 돼 순차적으로 체계적으로 움직이므로 특별한 오더 수행을 위해 이 체인을 끊고 갑자기 중간에 끼어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 패션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저가 SPA 브랜드처럼 반응 생산이나 공급 기반이 중심이 된 회사의 업무방식과는 많이 다른 시스템이다. 요즘처럼 급격하고 변동이 심한 시장 환경이나 경쟁 환경에서는 '일년 전 상품기획, 6개월전 생산 수량 확정'을 해야 하는 이탈리아 패션 시스템이 약점이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신규 사업을 소규모로 추진하려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신규로 패션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유통 현장에서의 상품 차별화인데 이런 이탈리아의 패션 시스템을 활용해 상품력을 제고해 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한국에서 경쟁력있는 브랜드에도 제대로 된 쇼룸이나 에이전트만 찾으면 바로 글로벌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10여 년 지속된 경기 침체로 시장에 신규 브랜드의 진출도 적고, 수많은 브랜드가 해외에 매각되는 상황이다. 삼성, LG, 현대 등의 글로벌 진출로 Made in Korea의 이미지가 한층 올라가 있는 지금이 한국 패션업체에게는 글로벌 진출의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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