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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미슐랭가이드가 인정하는 한식당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도쿄무역관 박은희
  • 2014-12-12
  • 출처 : KOTRA

 

미슐랭가이드가 인정하는 한식당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주현철 한식당 ‘윤가’ 부사장

 

 

 

미슐랭 2스타 한식당이 되다

 

‘따르릉 따르릉’

“윤가의 주현철 부사장님이십니까?”

“네”

“2014년 미슐랭가이드 도쿄 쇼난 요코하마판에 2스타로 등재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미슐랭가이드에 한식으로, 그것도 2스타로 등재되다니, 더욱이 요리를 한번도 배우신 적이 없는 어머니께서 미슐랭 2스타 쉐프가 되는 날이었다.

 

미슐랭가이드는 세계적인 타이어 브랜드 미슐랭에서 발간하는 레스토랑 평가서와 같은 가이드 북이다.

 

안전한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한 미슐랭 형제는 본인의 타이어를 믿고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시키고자 프랑스의 지도와 운전자에게 유용한 정보(맛집, 호텔 등)를 본인이 직접 여행하며 정리해 아주 작은 책자 형태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책의 빨간 표지 때문에 ‘Red Book’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1926년에는 소개된 레스토랑의 수가 많아져서 구분하여 등급을 매기고자 높은 평가를 받은 레스토랑에는 별점, 즉 ‘스타’를 부여하는 형식으로 발전돼 1스타, 2스타 3스타의 형식을 가지게 됐다.

 

미슐랭가이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자신이 혼신을 다해 만든 제품을 사용해주는 소비자에게 그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이 미슐랭가이드의 시작이며 그 정신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 미슐랭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혼신이 담긴 요리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미슐랭가이드의 평가기준을 통해 미슐랭가이드에 담겨 있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조건과 그것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 또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브랜드화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미국, 유럽, 가깝게는 일본처럼 장기 불황의 과정을 조금이나마 짧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슐랭가이드의 평가 기준은 아래 5가지로 볼 수 있다.

 1. 재료의 우수함

 2. 조리의 우수함

 3. 특별함, 독창성

 4. 맛과 서비스의 안정도

 5. 가격의 합리성

 

한식과 한식시장을 예로 이 기준의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자.

 

재료의 우수함

 

흔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때 가장먼저 생각하는 것이 변동비, 고정비, 이익이다. 레스토랑에서 재료의 우수성은 곧 원가를 뜻하며, 좋은 재료는 당연히 원가를 올리는 일이 된다. 원가를 올린다는 것은 이익창출을 위해선 판매가를 올리거나 박리다매를 해야한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윤가긴자’와 ‘윤가명가’에서는 해산물은 모두 자연산 생물, 육류는 모두 최상급 생육, 채소는 모두 유기농으로 사용하며 화학조미료 또한 사용하지 않는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육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재료비용, 광열비, 인건비 등이 높다.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실제로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제대로 만든다는 거짓 마케팅을 하는 업소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정말 제대로 하는 레스토랑을 찾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슐랭 가이드는 첫 번째 심사기준을 재료의 우수성으로 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당연한 공식이, 비즈니스에선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조리의 우수함

 

한식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다. 전복찜은 4시간 이상의 조리시간이 들고, 간장게장 같은 경우는 최소 15일이라는 시간을 들여야 손님 상에 낼 수 있다.

 

한식을 ‘제대로’ 만드는 것은 시간과 정성 그리고 집중력이 필요하다. 물론 거기에 불을 사용하는 법, 테크닉 등이 가미되긴 하나 그런 것은 습득 가능한 것이므로 결정적인 차이는 가장 힘든 작업인 ‘집중해서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 또한 현실적으로는 인건비의 압박 때문에 실현해내지 못하는경우가 많다.

 

특별함과 독창성

 

‘특별함’이 꼭 변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식시장 안에서 미슐랭가이드의 평가기준을 최상으로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함’에 해당한다. 그렇게 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독창성을 위해 특별한 레시피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특별하고 독창적인 공간, 디스플레이 등 레스토랑의 모든 것이 하나의 ‘story’여야 하는 것이다. 한식에 있어서의 ‘Unique함’, 바로 한국의 멋을 살려내는 것이다.

 

맛과 서비스의 안정도

 

네 번째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한식 문화의 약간의 변형이 필요하다.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 나누어 먹는것이 본래 한국의 전통이라 생각하나 실제로 가장 귀한자리에는 한식도 ‘개인상차림’을 하는것이 기본이었다.

 

많은 종류의 요리를 한상에 차리게 되면 맛의 중요한 요소인 맛과 향이란 부분을 놓치게 된다.

 

또한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것도 맛과 서비스 레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이다. 예약제는 레스토랑 입장에서 보면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라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매출 창출에는 큰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예약제’는 그 댓가를 지불한 손님에게 같은 레벨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상호 간의 약속이다. 미슐랭이 말하는 레스토랑은 어쩌면 ‘밥집’이 아닌 요리를 중심으로 ‘문화공연을 보러 가는 곳’의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

 

Cost Performance, 가격의 합리성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은 보통 코스가 30만 원대부터 형성돼 있다. '30만 원이 무슨 합리적인 가격이냐?'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자연산 전복과 옥돔을 사러 노량진에 들리고 지리산에서 직접 캐낸 산나물과 기타 약초를 공급받고 20가지 이상의 요리를 하나하나 제대로 만드는 과정을 스스로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요리를 입과 손가락만 움직이면 그 외의 것은 다 알아서 준비돼 있고 더불어 한국의 역사가 담긴 작품이 담긴 공간에서 먹는다고 생각해보자.

 

1인당 30만 원은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슐랭 가이드, ‘좋은 요리’에 대한 장인 정신에 대한 종합 평가

 

미슐랭가이드는 시장성으로 보았을 때 리스크는 크나, ‘좋은 요리’를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을 가진 요리사가 레스토랑이란 환경 안에서 그것을 얼마나 실현해 내고, 그것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해서 성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곧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와인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땅, 기후, 제조과정, 작황이 좋지 않을 때는 생산조차 하지 않는 과감함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알려진 로마네 꽁티라는 와인브랜드를 생산해낸 프랑스인의 장인 정신이자 프리미엄 마케팅 능력일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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