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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상사맨이 느낀 그리스 비즈니스 방법
  • 외부전문가 기고
  • 그리스
  • 아테네무역관 이시후
  • 2014-12-09
  • 출처 : KOTRA

 

상사맨이 느낀 그리스 비즈니스 방법

 

이홍재 한화 그리스 지사 지사장

 

 

 

1. 아름다운 그리스, 안타까운 재정위기

 

제우스, 헤라클레스, 오디세우스 등 고대 신화와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뛰어난 건축술 및 철학, 문학, 과학 등의 서양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는 누구나 친근한 국가 이미지로 떠올리는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 섬 및 내륙지역의 뛰어난 풍광의 산, 호수가 고대 유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있어 전 세계인의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그리스의 관광산업은 GDP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2014년 그리스 방문 관광객 수는 18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974년 민주화 이후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공부문 고용을 크게 늘린 결과 현재 GDP대비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일 정도로 공공부문이 비대하며 GDP의 10%를 차지하는 건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기간 정점에 도달했지만 이후 재정위기로 건설경기도 위축돼 현재 아테네에 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 필요한 대형 크레인이 보이는 곳은 손꼽을 정도이다. 2008년 재정위기 직전 그리스의 1인당 GDP는 약 3만 달러 수준으로 전 세계 28위권이었으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재정위기 타파를 위한 긴축재정 시행으로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으며(공공부문 급여 1/2 이상 삭감) 청년실업이 50%를 넘어서는 등 사회불안요소가 가중되고 있다.

 

2010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상사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유로존 퇴출과 같은 뉴스가 수시로 나오는 재정위기 국가에서 신규 사업 개발, 신규아이템·신규 거래처 발굴과 같은 무역상사 주재원의 기본 업무는 말할 필요도 없이 기존사업 유지마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종합무역상사의 해외 주재원의 기본 임무는 첫째, 일반 상품 교역 확대와 둘째, 프로젝트성 신규 사업 발굴이다. 중국, 동남아시아와 같이 한국 종합상사가 전통적으로 강한 시장이라면 일반 상품 교역 확대가 주재원의 주 임무이나 재정위기로 6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그리스에서 종합무역상사의 주 아이템인 철강, 유화 아이템 등 일반 상품 수출 확대는 대단히 어려운 숙제였다. 따라서 당장 수익을 낼 수는 없으나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프로젝트 사업 개발이 급선무였다. 다행히 그리스는 이전에 선배들이 수주한 아테네 지하철 공사의 전동차 사업 후속물량 입찰과 정부 보조금이 축소되기 직전 약 2년간 태양광산업이 있어 주재기간 동안 입찰 준비와 태양광 모듈 판매 확대 등의 업무로 대단히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돈이 마른 나라에 이런 사업이 빨리 진행될 리가 없었다. 이에 그동안 느낀 그리스 비즈니스맨의 행태와 나름 4년 6개월 동안 생각해본 해결책은 아래와 같다.

 

3. 그리스 비즈니스맨의 행태와 대응방법

 

 1) Family Business:
혹시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이라는 영화를 보았다면 현대 그리스인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대가족인 그리스 이민 가문에 청교도 집안 출신 남자가 장가를 오면서(그리스는 모계사회라 장모의 발언권이 대단히 강하다) 발생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신부 가족은 미국에 그리스 식당을 운영 중인데, 바로 family business가 전형적인 그리스 사업방식이다. 그리스 대부분의 호텔도 소규모 가족 운영방식인데 booking.com의 방문후기를 보면 호텔 owner의 환대와 친절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거의 90%이다. 따라서 만약 그리스 사업 파트너의 가족상황을 꿰뚫고 파트너나 가족의 name day(그리스식 세례 후 받는 name day가 생일보다 더 소중한 기념일임)에 작은 선물이라도 제공한다면 사업 성사 가능성은 대단히 커진다.

 

 2) 좋은 게 좋다:
그리스는 관공서는 물론 일반 사기업도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이미 했던 말을 쉽게 바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관대한 그리스인은 ‘그럴 수 있다’라며 너무 쉽게 이해한다. 남유럽인 특유의 느긋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국민성인데 요즘은 6년간의 긴축재정으로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마저 없는 한계상황에 도달해 정치인을 불신하는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 사업가와는 중동과 마찬가지로 상담 후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문서로 남겨 놓고 당당히 메일로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3)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음:
서유럽 비즈니스 파트너와는 달리 그리스 사업가와 미팅을 할 경우 비교적 많은 수가 미팅에 참석하나 어느 누구도 사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정을 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의를 할 경우 누가 결정권자인지를 확인하고 결정권자와 집중적인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상담이 아니라 환담만 나누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스인이 자주 하는 영어 표현이 “Let’s see.”, “We will see.”이다. 지금 당장 결론 내기 어려우니 좀 두고 보자는 말인데 결국 결론은 없다. 약간의 여유를 두는 것은 좋으므로 일단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메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메일을 보낼 때에도 담당자 한 사람에게만 보내거나 CC는 제한적인 사람에게만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리스인의 비즈니스 사회는 의외로 좁고 CC로 보내는 메일 수신자 중 경쟁자에게 정보를 빼돌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4) 끈질긴 협상력이 관건:

그리스 사업가는 대단히 느긋하다. 실제로 느긋한지 아니면 비즈니스 상대방을 지치게 하기 위한 전략인지 모르겠으나 자기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이 역력하다. 따라서 그리스인보다 오히려 우리가 더 느긋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며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고 점차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리스인은 본인들도 인정하지만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다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한국 제조업체의 품질이 세계 일류수준에 올라왔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이 있다는 점을 일부러라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끌려가다 시간에 쫓겨서 결국 가지고 있는 보따리를 다 풀 수밖에 없다.

 

 5) 강성노조 주의:

아테네 지하철 전동차는 24시간 365일 시동이 켜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운전사가 운행 시작 20~30분전에 출근해 전동차의 시동을 켜서 워밍업을 시킨 후 전동차의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전동차 운전사 노조는 출근 즉시 출발시키는데 이상이 없어야 한다며 아테네 지하철 공사에 전동차 시동을 끄지 말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신 컴퓨터도 계속 켜 놓으면 이상이 생기는데, 전기, 전자, 기계의 총화인 지하철 전동차가 계속 ‘On’상태라면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지하철 공사가 운전사의 이런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리 없지만 공공노조의 힘이 막강한 그리스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정부 입찰 또는 공공사업 참여 시 이런 노조의 영향력까지 파악해야 한다.

 

 6) 가벼운 점심이라도 자주 만나자:

그리스 저녁식사는 대부분 밤 9~10시에 시작하므로 한국인 주재원이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그러나 저녁식사 초대는 무조건 응하고 이에 답하는 초대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서로 일정을 맞추기가 힘들 경우는 사무실 근처 Taverna(그리스 음식점)에서 가벼운 점심을 하거나 커피라도 마시면서 상담을 한다면 전화 또는 사무실에서 상담하는 이상의 효과를 반드시 거둘 수 있다. 그리스인은 개인적인 친분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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