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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시장에서 성공하는 비법(초단파 비즈니스 사이클로 침투하라)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나고야무역관 유예진
  • 2014-12-04
  • 출처 : KOTRA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경제관계 시리즈 3)

 

일본시장에서 성공하는 비법

- 초단파 비즈니스 사이클로 침투하라 -

 

이태왕 아이치대학 경제학부 교수

(itwang@vega.aichi-u.ac.jp)

 

 

 

‘일본시장 진출이 만만치가 않다.’는 말은 한국 비즈니스맨이 흔히 내뱉는 푸념이다. 그렇지만 일본시장과 일본 기업을 외면하고서는 한국 제조업의 완전한 자립은 어려운 형편이며 ‘일본시장 진출 별것 아니네’로 180도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필자는 일본시장의 특성과 그 변화의 징조를 파악하고 승부수가 될 만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자 한다.

 

1. 사례를 통해 살펴본 일본경제의 실상

 

먼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경에 일본 학계에서 있었던 일화이다. 마쓰시타 전기의 간부가 강연에서 하는 말이 업무협의차 찾아오는 한국 비즈니스맨이 자주 바뀌고 또 매번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해서 매우 난처하다 했다. 그는 담당자가 자주 바뀌면 기술 전수와 축적이 곤란하니 한국 제조업의 추격은 한계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일본의 전자, 자동차산업 등이 세계를 휩쓸고 있었기에 그러할 만도 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물건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일본 제조업의 속성을 나타낸 것으로 파나소닉, 샤프, 소니가 미궁 속을 헤맬 때까지 이 점이 진화의 족쇄가 될지 그들은 몰랐다. 우리는 여기서 한국적인 초단기 주파수의 비즈니스 사이클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1993년 말, 필자의 박사학위 신청 논문에 대해 일본경제론 전공교수가 비토를 행사했다. 이유는 이랬다. 포드가 1세대 세계자동차산업을 일으켰고 도요타가 2세대를 이어받았으니 그 다음은 갖가지 제조방식을 혼합하여 약진하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3세대 주자가 된다는 가설을 세운 것이 화근이었다. 1인당 GDP 3000달러 남짓한 개발도상국 한국의, 그것도 생산규모 100만 대 정도의 ‘현대자동차 이름을 따서 《현대이즘 Hyundaism》이라? 당치가 않다.’고 했다. 문제의 본질이 논문에 있었기에 필자는 한국 제조업 시대의 도래를 확신하며 와신상담했다. 얼마 전 그분이 당시의 일에 미안해했고, 필자는 심층연구의 기회를 준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행여 우월적 병리가 혐한론으로 재연되고 있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일본 기업은 번잡한 절차에 익숙해 있어 그것이 자승자박의 단초가 됨을 모르고 있었다. 2011년 5월 도요타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의 초대로 강연을 갔다. 현대자동차 노사관계의 비밀을 탐지하라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대립적인 ‘시소’형 노사관계가 현대차의 단점이면서 의외의 특징도 가진다고 소개했다. 그들은 경영 측과 노조 측이 이인삼각으로 달음질하면서 협조적 노사관계가 지상최고의 제도라고 신봉하고 있던 터라 필자의 진의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임금인상은 경영을 압박하는 원흉으로 간주하는 도요타, 나아가서 일본인의 심리로서는 정작 아베노믹스에서 주장하는 임금인상 압력에 의해 혼란에 빠져있다. 이러한 딜레마가 일본 경제 내지는 일본적 비즈니스의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2. ‘나까마’(자기끼리) 비즈니스의 맹점

 

일본의 산업구조는 ‘나까마’(仲間, 자기끼리) 문화로 뭉쳐져 있다. 도요타 자동차 1차 협력회 회원은 224사로 2012년에 Posco가 겨우 가입했을 정도이며, 도요타차제(주) 하의 2차 협력회 회원도 현재 111사로 거의 고정적이다. 2000년대 하반기에 삼성, LG의 TV사업과 현대차의 딜러망 구축이 실패했다. 다른 선진국 기업도 일본시장 진출에서 모조리 무릎을 꿇었다. 재벌형 ‘나까마’ 그룹에 속한 미쓰비시 자동차나 정부의 비호 하에 있는 대규모 은행, 연합 제철회사 등은 여전히 난공불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르노가 도산한 닛산을 매수했듯이(일본 정부가 공적자금 투임을 거절), M&A를 통해 ‘나까마’(仲間, 자기끼리) 문화를 파괴하는 방법도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을 위한 가능성을 점검해 보자.

 

 1) 설비 제조업의 창업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일본에서의 창업은 개미지옥으로 봐야 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창업활동지수에 있어서 국제적으로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설문조사 결과).

 

기존 업체의 도장(‘나까마’ 인증)이 없으면 융자 자체가 곤란하다. GDP에 차지하는 벤처캐피털 투자 비율은 미국의 1/7, 한국의 1/2 수준에 머문다.

 

주요국의 창업활동지수

주: 창업활동지수는 설문조사 대상자에 대한 창업자 및 예정자의 비율(%)을 나타냄.

자료원: 2014년판 모노즈쿠리 백서(경제산업성·후생노동성·문부과학성) p.89에서 발췌해 작성.

 

 2) 중소 제조업 수출은 공동투자펀드 수립만이 정답이다

 

한국의 중소 제조업의 대일수출 창구로서 현지 디스트리뷰터 자회사 설립은 자금 부담으로 인해 권장 사안이 못된다. 자동차, 전자산업 등 내구소비재인 경우는 일본의 마이너 기업군(ex. 자동차라면 도요타, 혼다를 제외한 기업)을 상대로 해서 다수 업체가 참가하는 공동투자펀드를 설립해 공략함이 타당하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조달정책과 상생할 수 있는 국내정책이 먼저 수립돼야 할 것이며, KOTRA가 추진하는 KAPP 사업이 이러한 전략에 근접한 예로 들 수 있으나 이를 전향적으로 개조해 투자 규모를 대형화시킬 필요가 있다.

     

 3) 전통적인 창업에서 네트워크 비즈니즈로 전환하라

 

점포형 서비스 창업의 투자가치는 매우 희박하다. 일부 프랜차이즈 식당이 대도시에 진출한 사례는 있으나 골목상권까지 ‘나까마’(仲間, 자기끼리) 문화가 정착돼 있어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모바일 비즈니스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 기존의 ‘나까마’ 문화에 침투하는 전술은 그들이 감지하기 어려운 주파수로 비즈니스 사이클을 돌리면 된다.(ex. 아마존 모델, LINE 모델 등) 기하급수적 고객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3. 초단파 비즈니스 사이클로 승부하라

 

앞서 소개한 세 사례는 다음과 같은 해법을 강력히 시사한다.

 

 ① 비즈니스 사이클의 주파수 차이가 기업 간의 우열을 좌우할 수 있다.

 ② 각국 또는 각 기업의 비즈니스 사이클이 자체 진화를 계속하지 못하면 후발국 또는 기업에 추격당할 수 있다.

 ③ 시장진출의 한계점을 돌파하는 방법으로는 대상국가의 비즈니즈 모델의 맹점을 정확히 파악해 교란시키는 전략이 불가피하다.

 

필자는 비즈니스 모델(혁신체계)의 차이점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과 같은 도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본의 중장기 J사이클(점선)이 1회전할 때, 한국의 초단기 K사이클(실선)을 3회전시키는 예이다.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사이클 비교

주: 본 이미지 무단 전재, 복사를 금합니다.

자료원: 필자 작성   

 

O·PJ1·QJ1 사각형 면적(매출)보다 O·PK1·QK1 + O·PK2·QK2 + O·PK3·QK3 등 3 사각형 면적의 합(중복부분 제외)이 창출해내는 투자전략상 효과가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제품전략이 필자의 가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모듈화 생산방식도 가설의 논지와 맥을 같이 한다. 비즈니스 사이클의 주파수(주기)를 더욱 짧게 책정할수록 더욱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고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끝으로 한국의 중소제조업이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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