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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글로벌 패션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이해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뉴욕무역관 김수연
  • 2014-11-26
  • 출처 : KOTRA

 

글로벌 패션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이해

 

Esteban Ko PVH Design Director

 

 

 

최근 한국 패션업계에의 화두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몇 년 새 급성장한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만 봐도 그렇다. 이미 포화상태가 된 내수시장의 돌파구로 기능성 등산복에서 벗어나 라이프 스타일 콜렉션, 세컨드 브랜드 등 다양한 대안을 시도 중이다.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단지 패션 아이템에서 끝나지 않고 자회사 브랜드의 제품으로 24시간, 즉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등산복을 구매하는 고객 중 매일 등산을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는 등산을 하지 않는 주중에도 생활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한다. 이를 통해 패션 기업은 새로운 영업 이익 창출과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상승세는 산이 많은 한국의 지형적 요건, 주 5일 근무제의 보편화, 높아진 레저에 대한 관심, 아웃도어 아우터 웨어와  기능성 캐주얼 패션제품의 세계적 트렌드 등 여러 외부 여건으로 인해 최적의 시장 환경을 형성했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며 세계 최고의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싶은 계획은 이미 많은 한국 브랜드 사이에 진행중이다.

 

미국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회사의 디자이너로 15년 넘게 일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워왔지만 가장 확실한 한 가지는 ‘Live, Eat and Sleep in the Brand’, 즉 ‘브랜드 안에서 먹고, 자고, 살라’는 것이다. 이는 내 삶과 내가 일하고 있는 브랜드가 항상 공존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에 일했던 미국의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노티카(Nautica)에서 만난 존경하는 상사가 있다. 그는 “Let designers be a designer.”라고 외치며 노티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고 브랜드 DNA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다. 그는 해양 관련 스포츠 웨어로 닻과 배 등이 컨셉인 이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모든 디자이너에게 세일링(Sailing) 레슨을 받게 했다. 디자인은 사무실에서 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며 디자인 팀을 바닷가로 보냈다. 디자인팀이 뉴욕시 인근 몽탁(Montauk)의 해변에서 하루를 보내며 직접 보고, 느끼고, 찍은 사진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을 보며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배움은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노티카라는 브랜드의 냄새가 나는 콜렉션이 만들어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라이프스타일’화를 추구하면서 회사 구조와 시스템을 변화하지 않는다면 큰 성과 없이 끝나기 쉽다. 한국의 많은 브랜드도 외국의 유명한 디자이너를 스카우트 하거나 콜라보래션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라인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과연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운영진 측에서는 명확한 비전과 여유 있는 마음으로 적절한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해야 할 팀에게 사무실에 갇혀서 더 많은 스케치를 내놓으라고 재촉하기 보다는 고객이 있는 장소에 디자이너를 보내 맘껏 보고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즐길 수 없다면 이용자도 제품을 즐길 수 없다. 이러한 시도가 단지 유행어나 만드는 마케팅 홍보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적절한 시스템의 변화와 새로운 비전 제시를 통해 함께 시도된다면 정말 좋은 시너지가 생겨 훌륭한 결과물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중요한 브랜드 중 하나가 랄프 로렌(Ralph Lauren)이다. 75살이 넘는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 왜 폴로(Polo)가 몇 십년 동안 세계적으로 성공한 최고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브랜드인지 알고 싶다면 랄프 로렌의 삶을 봐야한다. 그는 브랜드와 같은 삶을 살아가며 그 에너지를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전달한다. 브랜드의 로고인 덩치가 크지만 한 곳을 향해 달려가는 말과 자신의 삶은 일치돼 있다. 랄프 로렌은 광적인 빈티지 자동차 수집가이며 콜로라도에 있는 큰 목장으로 휴가를 떠나곤 한다. 이런 그의 열정은 랄프 로렌의 화보나 광고 사진으로 많이 사용되며 어떤 멋진 모델과 멋진 공간에서 찍는 화보보다도 훨씬 더 큰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 폴로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마치 폴로 카탈로그에서 갓 나온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집단처럼 보인다. 이게 바로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이며 전 세계 어느 곳에도 똑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품 개발에 있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는 것은 패션업계뿐이 아니라도 꼭 필요한 절차다. German engineering 이라는 모토로 우수한 성능의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독일 자동차회사도 미국 소비자의 ‘컵 홀더(cup holder)’에 대한 애착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시장에서 자동차를 팔 때가 있었다. 좋은 차를 만들고도 미국 소비자에게 많은 불평을 들은 것은 미국 사람의 아침 출근길에 좋은 동반자가 돼주는 커피의 자리(needs)를 못 만들어 준 결과인 것이다. 많은 운전자가 아침 출근 운전을 할 때 더 많이 손이 가는 것은 변속 기어가 아닌 커피 잔이나 오디오, 에어컨 버튼인데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언짢은 경우가 생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컵 홀더의 위치가 잘 만들어 놓은 차의 위엄을 꺾고 있다는 사실을 독일 자동차 회사는 알고 있을까?

 

지금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된 애플은 아이팟(Ipod)을 통해 전성기를 시작했다. 애플이 아이팟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한 이유는 그들이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그들의 오른손과 엄지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 후로도 계속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분석과 디자인 혁명이 아이튠즈(Itune)로 이어졌다. 지금의 많은 소비자는 애플의 라이프 스타일에 이미 익숙해져서 경쟁 회사가 아무리 더 좋은 성능의 전화기를 내 놓아도 제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제품을 바꾸게 되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많은 주목을 받는 시기에, 한국의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지금의 한류는 단지 드라마, 영화, 아이돌 그룹이 만든 트렌드가 아닌 ‘한국’,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어학연수와 외국 유학 등 글로벌한 감각을 키울 수 있었던 한국의 젊은 세대는 지금 세계무대의 이곳 저 곳에서 중역의 자리를 차지하며 꿈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한 감각과 세련된 삶을 통해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한류’라는 트렌드로 만들어 세계 전역에 퍼트리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지금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세계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다른 나라 사람이 동경하는 신비감을 분명 가지고 있다. 한국이 가진 장점을 잘 파악하고 글로벌한 경쟁력을 만들어 갈 때 가장 한국다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시장가치를 키워갈 것이다. 머지않아 멋진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브랜드가 글로벌시장을 주름잡을 날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래본다.

 

 

※ 해당 원고는 글로벌 지역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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