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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문화를 알아야 비로소 청두가 보인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청두무역관
  • 2014-11-14
  • 출처 : KOTRA

 

문화를 알아야 비로소 청두가 보인다

     

이재석 하오유청두국제무역 사장

 

 

 

중국은 땅이 넓고 많은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관계는 대개 외상이 아닌 현금거래로 이루어집니다. 외상을 주었다가 돈을 못 받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운송비는 구매하는 쪽에서 지불하는 게 상관례입니다. 한국은 상품을 구매하는 바이어가 높은 위치에 있지만 중국에서는 상품을 구매하는 바이어보다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상이 더 높은 지위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 성의 대리상을 누구로 지정할 것인지는 공급상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제품 품질도 중요하지만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한 꽌시(系)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일지라도 아는 지인이 추천해주지 않으면 선뜻 구매하지 않습니다. 땅이 넓고 많은 민족이 살고 있어 의심이 많습니다. 한국 사람이 박람회에 수없이 참가해 제품 품질의 우수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도 쉽게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동종업계의 평판이 좋은 거래처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중국이 땅이 넓은 것 같아도 같은 업계 업종에 오랫동안 종사해 온 사람은 동종 업계끼리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박람회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같은 업계의 신뢰를 얻고 있는 바이어를 부스에 초청해 그로 하여금 제품을 홍보하게 하면 큰 효과가 있습니다. "내가 이 제품을 사용하는데, 제품이 참 좋다!"고 추천해 주면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식품의 경우는 박람회에서 시식을 하고 판매도 합니다. 저도 초창기에는 식품박람회에서 샘플 몇 개와 카탈로그만 준비해서 바이어 방문을 기다렸으나 성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시식하고 판매하면 고객이 몰려오고 부스가 방문객으로 활기를 띠워야 비로소 중국 바이어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수많은 참가 부스와 제품 중에서 바이어의 관심을 어떻게 하면 끌 수 있는가를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고는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사람에게 노년에 어디에서 살고 싶은지 여론 조사를 해 보면 청두가 상위권에 속합니다. 그만큼 거주 환경과 휴식 환경이 뛰어납니다. 명실공히 세계적인 휴식의 도시입니다. 대신 젊어서는 청두에 살지 말라고 합니다. 너무 쾌적하고 편안해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살기 좋은 청두에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을·겨울에는 해 뜨는 날이 한 달에 5일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비오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청두에서는 해 뜨는 날은 잔칫날이라고 합니다. 청두의 진사 박물관에 가 보면 해와 새가 결합된 원형 금박 문양이 있습니다. 예전부터 이곳 사람은 해를 숭상하고 있었으며 새는 인간과 해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청두에 오기 전까지는 공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해 보았어도 햇볕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햇볕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선크림 등 많은 노력을 할 정도로 햇볕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청두에서는 햇볕이 적기 때문에 햇볕은 생존과 연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햇볕을 통해 뼈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D가 생성됩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들어온 햇볕이나 바람막이 옷 등을 통해 들어온 햇볕은 효과가 없으며 직접 햇볕을 쬐야 합니다. 해가 뜨는 날이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햇볕을 쬐려 밖으로 나갑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탁자와 의자를 야외에 내놓고 종일 차를 마시며 햇볕을 쬐기도 합니다. 청두 남자는 한국 남자에 비해 다소 왜소한 편입니다. 아마 뼈 성장에 필요한 햇볕이 부족한 이유가 큰 것 같습니다. 다른 이유는 차를 즐겨 마십니다. 식후에 마시는 차와 커피는 철분의 섭취를 방해합니다.

 

예전부터 사천은 해발 3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분지형 지형에는 드넓은 평야가 있어 전쟁이 적고 곡식이 풍요로운 곳입니다. 한국 사람에게 친숙한 우량예(五糧液)와 수정방(水井坊)이 사천 고장 술입니다. 유명한 술이 많이 생산되는 이유는 예전부터 농사가 잘 돼 남아도는 곡식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전쟁이 없고 곡식이 풍부하니 사람이 여유가 있어 문화예술이 발달했습니다. 변검 등의 공연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여유가 있고 문화적 수준 또한 높습니다. 다른 도시에 비해 길거리에서 큰소리로 싸우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걸음걸이가 굉장히 늦습니다. 한국 사람의 빨리 빨리 문화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질 급한 한국 기업인이 제 분에 못 이겨 방방 뛰는 것을 이해 못합니다.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해야 합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앞서가면 구성원이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구성원이 따라갈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경영의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이곳 사람은 마작을 아주 좋아합니다. 청두 사람의 머리 속에는 어떻게 하면 편안한 환경에서 차를 마시고 마작을 할 수 있을까를 늘 연구하는 것 같습니다. 사천이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천사람은 물을 잘 다룰 줄 압니다. 늘 홍수에 시달리다 보니 물길 다루는 기술이 발달했으며 두장엔 같은 세계적인 유물도 있습니다. 차 마시는 차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물길을 끌고 호수를 만듭니다. 청두는 실내 인테리어가 굉장히 발달해 있습니다. 동네 식당도 인테리어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차 마시고 마작하기 좋은 쾌적한 환경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던 시간의 성과물입니다.

     

청두는 햇볕이 적고 밤마다 보슬비가 내립니다. 저같이 가족은 한국에 있고 혼자 청두에 있는 사람은 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사천 음식이 맵고 통증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울할 때 사천요리 특히 훠궈(火)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바로 쭈뼛해지며 땀이 납니다. 한 마디로 정신이 번쩍 듭니다. 우울증이 한방에 날아갑니다. 또한 날씨로 인해 땀 흘릴 기회도 적은데 훠궈를 먹으면 많은 양의 땀을 흘리게 됩니다. 훠궈는 지역날씨를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한 최적의 요리입니다.

 

사천은 마사지가 발달해 있습니다. 햇볕이 적고 습기가 많기 때문에 몸이 늘 찌뿌둥합니다. 마시지를 통해 몸의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마사지 끝날때쯤에는 부황을 공짜로 떠 줍니다. 모두 몸속 습기를 배출해 내기 위한 방법입니다.

 

중국에서 아웃도어 용품시장이 제일 발달한 곳이 청두입니다. 주말이면 도심을 벗어나 산행을 즐깁니다. 깊은 산에는 소수민족이 많습니다. 같은 중국인이면서 다른 모습과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냅니다. 중국에서 소수 민족을 가장 많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청두입니다. 유럽 사람이 청두를 많이 찾는 이유도 트래킹뿐만 아니라 다른 가치로 살아가는 소수 민족에 대한 관심인 것 같습니다.

     

청두는 서부대개발 정책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서안과 충칭에서도 청두에 와서 소비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부대개발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의 이런 빠른 발전이 한국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 나가는가에 달려있습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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