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알짜기업 쇼핑 어디까지 해봤니?

- 스페인 텔레포니카, 이탈리아 통신기업 텔레콤 이탈리아 사실상 인수 -

- 해외자본에 매각되는 이탈리아 대표기업에 우려 목소리 높아져 -

□ 해외로 넘어가는 이탈리아 대표기업

 ○ 2013년 9월 24일 스페인 최대 통신기업인 텔레포니카는 이탈리아 대표 통신기업인 텔레콤 이탈리아(Telecom Italia)의 지주회사인 Telco사 지분을 66%로 확대하겠다고 발표

  - 텔레콤 이탈리아의 지분구조는 Telco가 22.45%, 개인대주주인 Marco Fossati가 5%를 보유하며,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함.

  - 텔레포니카는 텔레콤 이탈리아의 의결권을 가진 Telco지분을 46.18%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 발표를 통해 Telco 지분을 66%로 끌어올리기로 함. 이에 따라 사실상 텔레콤 이탈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짐.

  - 텔레포니카는 앞으로 Telco 지분을 70%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짐.

텔레콤 이탈리아(Telecom Italia) 지분구조

자료원: Il sole 24 ore

 ○ 텔레콤 이탈리아는 국영기업이었다가 1996년 프로디 총리 시절 민영화됐으며 2012년 16억2700만 유로의 순손실 기록함.

  -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통신기업이 스페인 통신회사에 사실상 인수됨에 따라 이탈리아 각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짐.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텔레포니카가 텔레콤 이탈리아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해 앞으로 이탈리아 브로드밴드 등 인프라 투자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옴.

 ○ 한편,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인 알이탈리아(Alitalia)의 지분 25%를 보유한 에어프랑스 역시 50%까지 지분을 확대할 의사를 밝혀 이탈리아 항공산업 역시 프랑스에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짐.

  - 이밖에 이탈리아의 대표적 방산·항공우주·중공업 기업인 Finmeccanica 그룹의 안살도 에네르지아(Ansaldo Energia)는 한국의 두산중공업과, 안살도 STS(Ansaldo STS)는 미국 GE와, 안살도 브레다(Ansaldo Breda)는 일본 히타치와 각각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짐. 이에 따라 이탈리아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알짜배기 기업 상당수가 가까운 시일 내에 외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

□ 최근의 M&A 열풍이 기존과는 다른 점

 ○ 이탈리아 기업에 대한 M &A 열풍은 이미 남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1년 이전부터 시작

  - 이탈리아의 재정상황 악화와 기업경쟁력 약화로 경영을 포기하거나 외국에 매각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알짜배기 이탈리아 기업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외국 투자자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함.

 ○ 이탈리아 기업 매수의 주요 타깃은 'Made in Italy'를 상징하는 패션브랜드에서 시작

  - 가족기업 위주의 소규모 장인기업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패션브랜드는 특성상 글로벌 경제위기에 상대적으로 취약점을 보이면서 해외 브랜드에 매각되는 사례가 급증함.

  - 'Made in Italy'를 상징하는 섬유의류 기술과 패션브랜드 및 디자인을 확보하려는 해외 기업의 M &A 공세가 거세지면서 유명 브랜드의 M &A 사례가 속출하기 시작

  - 우리나라 또한 섬유패션 업체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유명 패션브랜드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 추진 중

 ○ 최근의 이탈리아 기업 M&A,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전략적 목적에 따라 실행

  - 최근 이탈리아 기업 M &A는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를 망라한 전략적 M &A가 대세

  - 기존 패션브랜드 중심의 경공업 및 무형자산 획득에서 나아가 중공업, 미디어, 금융 등 분야를 망라한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음.

  - 특히, 이탈리아가 전통적 강점을 보유한 기계, 화학, 제약 등 전통적 굴뚝산업에 대한 전략적 M &A가 두드러지는 추세임.

최근의 이탈리아 기업 M&A 사례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 해외 기업의 알짜배기 기업 사재기 우려하는 이탈리아 산업계

 ○ 이탈리아 산업계는 외국 기업의 잇따른 이탈리아 알짜기업 인수합병 소식에 우려를 금치 못하는 모습

  - 이탈리아 산업계는 이를 이탈리아식 시스템이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대대적인 각성을 촉구

 ○ 특히, 재정난에 빠진 이탈리아 기업 및 공공서비스에 대한 파이낸싱을 주 업무로 하는 이탈리아 예금대부공사(CDP)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

  - CDP는 1850년 토리노에서 창립된 은행으로 이탈리아가 통일된 후인 1863년 역할 재조정을 거치며 본사를 로마로 이전함.

  - 현재 지분의 70%를 이탈리아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으며 우체국 저금을 주요 자금원으로 활용

  -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7월 이탈리아 재무부와 CDP는 자금난에 봉착한 이탈리아 우량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FSI(이탈리아 전략펀드)를 창설한 바 있으며 동 펀드의 초기 자본금 10억 유로 가운데 90%를 CDP가 출연

  - 이탈리아 산업계는 이탈리아 전략산업이 외국 기업에 헐값에 매각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FSI가 적극적인 투자를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최근 인수합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두산과 안살도 에네르지아 건에 대해서도 안살도 에네르지아의 모기업인 Finmeccanica 그룹은 애초 두산이 인수하려고 했던 지분을 FSI가 나서서 매입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상태임.

□ 시사점

 ○ 이번 텔레포니카의 Telco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산업까지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탈리아 산업계에는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임.

  - 텔레콤 이탈리아의 지주회사인 Telco 지분의 상당 부분을 이탈리아계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소액주주였던 텔레포니카가 지분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함.

 ○ 이탈리아 알짜기업 사재기 어디까지 가나?

  - 패션브랜드를 필두로 플랜트, 금융, 자동차, 항공 등 국가의 전략산업까지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현실에 이탈리아 산업계는 각성을 촉구하며 정부의 강력한 역할을 주문함.

  - 이탈리아 정부는 대표 기업까지 해외 M&A 타깃이 되는 상황을 국가 전략펀드를 조성해 막아보려 하지만 무력함을 나타냄.

  - 이탈리아 대표기업이 해외에 매각돼 “이탈리아적인 것” 상실 우려 속에서도 해외 자본의 도움으로 어려움에 빠진 거대기업이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됨.

자료원: Il sole 24 ore, Corriere della sera,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