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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 서두르는 프랑스의 에너지 전략
- 트렌드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4-04-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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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적극적인 친원전 정책으로 원전 증설 프로젝트 연속 발표
2세대 EPR 원자로, 원전 하자 보수 유지 등에서 대대적인 수요 발생 전망
마크롱 정부의 적극적인 친원전 에너지 정책
먼저 프랑스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면, 프랑스는 2050년까지의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태양열,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등)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원자력 부분을 적극 보강한다는 전략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다년도 에너지 계획법(PPE)’에 따라 계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에너지 계획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2019년 개정된 ‘에너지 기후법’에서 찾을 수 있는데,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 2012년 대비 최종에너지 소비 20% 절감, 2012년 대비 1차 화석에너지 소비 40% 저감, 에너지 효율 27% 개선, 최종에너지 소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 33%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이 전 정권인 올랑드 대통령(2012~2017년)은 프랑스의 원전 의존도를 낮추는 탈원전을 원칙으로 삼고 대체에너지 개발과 노후 원전 폐쇄를 서둘렀으나 2017년 당선된 마크롱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기조는 지키되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견지해왔다. 원자력 의존도 50% 달성 목표 시기를 기존의 2025년에서 2035년으로 늦추고 대형 원전의 폐쇄 시기를 재검토했고 이에 당초 2017년으로 예정됐던 페센하임 원전 폐쇄 역시 2020년 6월에서야 이뤄졌다.
2021년 10월 발표된 300억 유로 규모의 미래산업 육성 투자계획 ‘France 2030’에는 ‘탈탄소 프랑스 건설’을 위한 혁신적 소형 원자로 개발 계획이 포함됐다. 소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1000㎿ 이상 규모의 기존 원자로보다 훨씬 적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지만(300㎿), 공장에서 이미 완성된 원자로를 필요한 현장에 옮겨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작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2월 에너지 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대규모 개발과 더불어 신규 원전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 56기의 수명을 60년 이상 연장할 것을 검토 중이며, 2050년까지 6~14기의 EPR2 원자로를 시운전한다는 목표를 재발표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 1월 에너지전환부 장관의 원자로 추가건립 계획 발표로 구체화됐다. 2035년까지 프랑스 에너지 믹스에서 화석연료 비중을 40%로 낮추기 위해(현재 60%), 이미 발표된 EPR2 6기 건설에 이어 2026년 이후에 8기를 추가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총 14기의 EPR2 원자로 건립 계획이 발표된 것인데, 더 나아가 그 이상의 건립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한편, 2023년 6월에는 신규 원자로 건설 실행이 보다 빨리 이루어지도록 가속화할 계획도 발표됐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안이 국회에서 ‘원자력 건설 및 시설 운영 절차 가속화법(loi relative l’acceleration des procedure liees a la construction de nouvelles installations nucleaires a proximite de sites nucleaires existants et au fonctionnement des installations existantes)’으로 발전돼 지난 2023년 6월 발효됐다.
이 법에 따라 기존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지어지는 SMR을 포함한 EPR2 원자로 프로젝트 원자로 및 특정 연료 저장 프로젝트의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 절차가 한시적으로(20년간) 간소화됐다.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할 때 건설 허가가 필요하지 않게 됐고 계획규정 준수 여부를 주정부에서 직접 관리한다. 또한, 공익적 사업으로 간주되는 원자로 프로젝트에 부수되는 작업(펌핑 설비, 전기 변전소 등)에 대한 승인 절차에 필요한 시간도 단축됐다.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현황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70%를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에는 다양한 출력 수준을 가진 56기의 원자로가 있고 원자로는 전국에 걸쳐 분포된 18개의 발전소에 있다. 각 발전소는 2, 4 또는 6기의 원자로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가압수형 원자로다.
발전소별 건설 시기와 연식은 각각 다르다. 가압수형 원자로의 수명은 40년으로, 2023년 기준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2/3가 4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거나 이미 이 기간을 초과해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발전소 분포도>
[자료: AFP]
프랑스는 2007년 1650㎿ 출력의 EPR 1세대 원자로를 플라망빌(Flamanville)에 건설하기 시작했고 오랜 과정 끝에 완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4월에는 핵연료 장전이 이루어질 예정으로, 현재 프랑스 원자력안전청(ASN)과의 심사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안전 기준이 높은 이 원자로는 2012년부터 계속적으로 시운전이 기대돼 왔으나 건설 및 설계 과정에서 수많은 차질이 발생하면서 일정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비용도 증가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33억 유로로 발표된 원자로 완공 비용은 2022년 말에 발표된 EDF(프랑스 국영 전력 공급 기업)의 추산에 따르면, 13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자로는 선험적으로 프랑스의 유일한 EPR 원자로가 될 예정이다.
2세대 EPR은 플라망빌 원자로 건설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을 고려해 더욱 단순화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문제에 최대한 빨리 대응하기 위해 기존 원자력 발전소 부지 인근에 건설될 예정이며, 프랑스 정부가 2023년 7월 EPR 2세대 원자로 건설 장소로 프랑스 중부 리옹에서 약 30㎞ 떨어진 Bugey 부지를 발표하면서 6기 모두의 부지가 모두 결정됐다(아래 이미지 참고). 프랑스는 또한, 신규 발전소 건설로 인해 증가하는 우라늄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한 우라늄 농축 공장 확장도 계획 중이다.
<2세대 EPR 건설 부지 분포도>
[자료: Revolution Energetique]
보수 유지 프로젝트 안전관련 문제
앞서 살펴본 대로 마크롱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원전 56기의 수명을 60년 이상 연장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프랑스 미래에너지 구성을 위해 송전공사(RTE)가 제시한 시나리오의 전제조건이다(아래 표 참고).
그러나 프랑스 원자력 안정청(ASN)은 현재의 설비와 방식으로는, 프랑스 내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60년으로 연장 승인하는데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ASN이 2026년까지 수명연장 승인 여부를 심층 조사할 수 있도록 EDF에 필수 부분의 보완을 주문했다. 이 과정은 2024년까지 진행돼야 한다. 이 안에는 향후 10~15년 뒷받침돼야 할 요소들의 분석과 안전조치에 대한 제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2050년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구성 세 가지 시나리오 - 설치 가능 에너지 용량>
(단위: GW)
[자료: 프랑스 원자력안전당국(ASN), 송전공사(RTE), 일간지 Les Echos]
또한, 원자력 시설의 운영 수명 연장을 위해 EDF는 2014년부터 대대적인 개보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랑 카레나주(Grand Carenage)’ 프로젝트로 2015년 처음 550억 유로의 비용으로 시작된 후, 2021년 말 2단계가 추가돼 2028년까지 프로젝트가 연장됐고 총비용은 660억 유로로 증가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는 2세대 EPR 6기 프로젝트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되는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기술수명이 다한 구성요소의 개조 또는 교체, 안정성 향상에 필요한 개조작업 수행, 40년 이후까지 장비의 지속성 보장이 그것이다. 카레나주 프로그램은 여러 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보수 유지 타임라인>
[자료: KOTRA 파리 무역관]
시사점
프랑스 정부의 원전 증설 의지가 굳어짐에 따라 원자력 시설의 증설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프랑스와 함께 세계적으로 원자력 산업이 발달한 나라인 만큼, 프랑스의 향후 원전 프로젝트에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현재 프랑스의 ‘그랑 카레나주’ 프로그램 등에 주요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는 V사의 공급망·구매 담당자인 A씨는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자사의 프로젝트 대부분이 원자력 발전소 유지보수와 결함이 있는 부품교체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신형 EPR2 원자로와 관련된 프로젝트 또한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다수의 프로젝트는 원자력 산업에서 많은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다. 프랑스 원자력 산업 시장의 성장규모를 고려했을 때, 향후 10년간 프랑스 민간 원자력 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 공급업체는 가능한 빨리 인증 절차를 시작해 계약 공고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원전 건립 투자 프로젝트와 주요 기업 및 기관 정보를 파악하고 수요를 파악해 현지 진출을 위해 민첩하게 대응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자료: 프랑스 환경부, ASN, RTE, 주요 일간지 Le monde, Les echos, Le figaro, AFP, Revolution energetique,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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