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인공 색소 및 이산화티타늄 첨가된 식품 공립학교에서 제공 또는 판매 불가 가능성 높아져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현지 시각으로 3월 12일, 캘리포니아 공립학교에서 제공되는 식품에 7가지 첨가물을 미국 최초로 금지하는 법안(AB 2316)이 발의되었다고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어린이들의 과잉 행동 및 행동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6가지 인공 색소와 DNA 손상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미백제인 이산화티타늄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통과된 일명, “스키틀즈 금지 법안”으로 불린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California Food Safety Act, AB 418)을 발의했던 민주당 의원 제시 가브리엘(Jesse Gabriel)이 후속적으로 발의한 내용이기도 하며, 올해 주지사의 서명을 받으면 2025년 초부터 발효된다.

<AB 2316에서 규정하는 식품 첨가 금지 화학물질 7종>

주*: Chemical Abstract Number의 약자로, 화학물질에 부여된 고유의 식별번호 의미

[자료: AB 2316 원문, California Legislative Information]

해당 법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 공립학교는 상기 식품 첨가 금지 화학물질 7종이 포함된 식품을 제공 또는 판매할 수 없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가브리엘 의원은 “캘리포니아 주는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학습 능력을 방해할 수 있는 화학 물질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의원이자 부모, 그리고 ADHD로 고생하는 사람으로서 학교에서 암, 과잉행동, 신경 행동 장애와 관련된 첨가물이 포함된 식품이 제공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이 법안은 학교가 아이들의 건강과 복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제조업체가 이러한 위험한 첨가물 사용을 중단하도록 장려할 것이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AB 2316의 세부 내용은 여기(https://leginfo.legislature.ca.gov/faces/billTextClient.xhtml?bill_id=202320240AB2316) 에서 확인 가능하다.

해당 규제의 추진 배경

법안을 발의한 가브리엘 의원은 규제 추진 배경과 관련해 캘리포니아 환경 보호국(CalEPA)이 2021년에 발표한 종합 연구 보고서에 인공 색소를 섭취하는 경우 일부 어린이에게 과다 활동 및 기타 신경 행동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러한 인공 색소를 승인하고 있는 현재의 FDA 지침은 다소 오래된 것으로 어린이를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AB 2316에서 규정하는 인공 색소의 체내 독성 활성도와 잠재적 신경 행동 장애 영향>

[자료: 캘리포니아 환경 보호국(CalEPA)]

또한, NBC 뉴스는 가브리엘 의원이 해당 규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전역에서 ADHD 진단 건수가 증가한데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ADHD를 앓고 있는 아동의 비율에 대한 추정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CDC는 해당 데이터가 시간과 조사 방법에 크게 다를 수 있고, 추정치를 계산하는데 사용된 표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100% 정확하다고 보긴 어려우며, 지난 20년간의 상승 추세가 안정되고 있는지 여부는 향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역에서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의 비율>

주*: NHIS(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는 국민건강보험 설문조사(개인인터뷰), NSCH(National Survey of Children’s Health)는 전국 아동 건강 조사(전화조사), Redesigned NSCH는 온라인 및 메일 설문조사

[자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브리엘 의원과 함께 해당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 EWG(Environment Working Group)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식품에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는 화학물질은 수 천 가지에 해당되나, FDA가 검토한 많은 식품 첨가물은 수십년 동안 평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DNA 손상 및 면역체계 손상과 관련이 있는 이산화티타늄은 1966년 이후 평가된 적이 없으며, 유럽에서는 2022년에 판매용 식품에 사용되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허용된다. AB 2316에서 금지하고자 하는 인공 색소는 FDA 첫 사용 승인이 길게는 거의 100년 가까이 되어가며, 재검토도 30~50년전에 이뤄진 것이기에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EWG의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인 멜라니 베네시(Melanie Benesh)는 “FDA가 식품에 포함된 유해 화학 물질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방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캘리포니아 주는 독성 화학 물질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의 반응과 시사점

NBC 뉴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해당 법안이 특정 시리얼, 조미료, 제과류 및 기타 식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AB 2316에서 규정하고 있는 색소를 포함하고 있는 미국의 시리얼 프룻 룹스(Froot Loops)와 플레이밍 핫 치토스(Flamin’ Hot Cheetos)>

[자료: Kellogg, CHEETOS]

무역 단체의 성격을 갖고 있는 국제 색소 제조자 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olor Manufacturer)는 해당 법안 발표에 반발하며, 캘리포니아 환경 보호국(CalEPA)이 2021년에 발표한 종합 연구 보고서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무역 단체인 국제 식품 첨가물 협의회(International Food Additives Council)는 FDA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성분에 대해서 주 차원에서 금지 조치를 취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시했다. 캘리포니아 주가 단독적으로 이와 같은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FDA의 권위를 훼손하고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전국 제과 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도 식품의 유통기한, 색소 및 불투명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산화티타늄을 대체할 FDA 승인 대안 품목은 없다고 지적하며, 감성 중심의 캠페인을 통해 국가 식품 안전 시스템을 주 별로 해체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가브리엘 의원은 NBC와의 기자회견에서 “해당 법안은 특정 식품이나 제품을 금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당 법안의 목표는 기업들이 캘리포니아 공립학교에 제품을 납품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규정에 맞게 수정하도록 장려하는데 있다”고 했다. 또한 인공 색소는 필수 성분이 아니며, 단지 음식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첨가하는 화학 물질로, 제조업계는 착색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비트나 석류와 같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주지사의 서명을 얻어야 2025년부터 발효된다. FDA 규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같은 의원이 발의해서 통과된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California Food Safety Act)의 후속조치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이미 캘리포니아 식품 안전법에서 FDA가 허용하는 화학 물질을 불법으로 규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후 일리노이 주, 미주리 주, 뉴욕 주, 워싱턴 주 등에서도 특정 식품 첨가물을 금지하려는 법안이 제출되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현재 법안은 공립학교에 해당 식품을 납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향후 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우리 기업은 물론, 캘리포니아 주에서 판매될 식품의 수입 및 수출 기업들은 해당 규제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규제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자료: Jesse Gabriel official website, NBC News, California Legislative Information, CalEPA, CDC, EWG, Kellogg, CHEETOS,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