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휴게소 '미치노에키'란?

미치노에키는 각 지방 단체와 도로관리자가 연계해 설치하고 국토교통성에 등록된 상업시설이나 휴게, 숙박시설, 지역진흥시설 등이 일체가 된 도로시설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도로를 이용하기 위한 도로 교통 정보의 제공 및 지역의 활기 창출을 목적으로 한 시설로, '지역과 함께 만드는 개성 넘치는 장소'를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

1991년 시범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1993년 4월에 전국 103개 미치노에키가 등록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반까지 직판장 붐을 계기로 미치노에키 수가 급증하여 2021년 6월에는 일본 전국에 1,193개의 휴게소가 있으며, 1993년부터 30여 년 만에 10배로 늘었다.

 <미치노에키 수>

(단위: 개)

자료: 국토교통성 홈페이지, KOTRA 나고야 무역관 정리

미치노에키는 세 가지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 (1)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화장실 등의 '휴식 기능', (2) 도로 정보·지역의 관광 정보·긴급 의료 정보 등의 '정보  제공 기능', (3) 문화·교양시설, 관광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의 지역진흥시설에서 지역과 교류를 도모하는 '지역연계기능'이다. 이러한 기능과 목적으로부터 민간 기업이 만드는 상업 시설이라는 측면 뿐만이 아니라 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만든 공공사업의 하나로 되어 있다.

지방 활성화에 기여하는 미치노에키

미치노에키는 저출산·고령화에 신음하는 일본의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 지방 창생 전략'은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에 정확하게 대응하고 인구 감소를 억제하며, 동시에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인구 집중을 시정하고 각각의 지역에서 살기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방 창생의 관점에서 미치노에키는 인구감소 사회에서 지역의 활력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라는 과제에 대해 관광진흥과 산업진흥 그리고 지역 거점 형성으로 교류인구 증가 및 정착 촉진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 관광 진흥
관광 진흥 측면에서 휴게소는 지역 게이트웨이로 휴게소에 들러 관광 정보를 수집하고 지역 관광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요즘은 휴게소 자체가 목적지, 관광지가 되고 있다. 전국 미치노에키 연락회가 실시하고 있는 '전국 미치노에키 스탬프 랠리'는 방문한 지역의 매력을 발견하고 일본의 장점을 재인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전국을 9개 지역으로 나누어 지역별로 스탬프 랠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0년의 스탬프 랠리 달성자는 33명이며, 2021년 현재까지 175명이 달성을 하였다.

전국 미치노에키 스탬프 랠리

자료: 전국 미치노에키 연락회

(2) 산업진흥
산업진흥 측면에서는 농림수산물이나 농업가공품 등 특산물 판매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직판장은 현지의 소비자가 꾸준히 구매하면서 미치노에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지역 어협이 운영하며 직영 식당을 내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도 신선한 어패류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토야마현 히미시에 있는 미치노에키 '히미 수산 장외 시장 히미반야 가이'

자료: 히미반야 가이 홈페이지

토야마현 히미시에 있는 미치노에키 '히미 수산 장외 시장 히미반야 가이'는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어패류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 생선 판매, 농산물 판매 등을 하는 미치노에키이다. 동 시설의 연간 매출 목표는 15억5,000만 엔이며, 2017년 연간 방문객은 약 1,184,000명으로 히미시의 인구(48,457명)의 약 24배에 달했다. 신선한 생선 판매뿐만 아니라 지역 농수산업 관계자들이 지역 자원의 고부가가치화, 6차 산업화를 추진해 오리지널 상품 개발 및 지역 특산품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3) 일자리 창출

대형 휴게소는 복수 입주 기업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 휴게소 자체가 구인처가 되어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 우수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치노에키 6곳을 '전국 시범 미치노에키'로 선정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인 에히메현 우치코마치에 있는 미치노에키 '우치코 프레시 파크 카라리'는 현지 농가의 여성이 중심이 되어 계절의 농산물을 사용한 상품개발을 시작해 품질관리나 이벤트 기획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이 시설의 연간 판매액은 약 7억 엔으로 마을 농산 생산액의 15%를 차지했고 약 60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

들르는 곳에서 관광지로

미치노에키에는 야채의 직판소는 물론 레스토랑이나 매장,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에어리어, 온천 시설, 반려견 놀이터 등 방문한 사람들이 하루 종일 시설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시설'이 같이 갖추어져 있다. 종래의 '휴식 시설'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여행 중에 들르는 장소로부터 여행의 목적지가 되었다. 휴게소마다 지방의 특색이나 개성을 표현하고 문화 등의 정보 발신과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1996년에 설립된 군마현 가와바무라에 있는 미치노에키 '가와바 전원 플라자'는 '농업 + 관광'을 콘셉트로 지역의 게이트웨이, 관광의 거점이 되는 국도 휴게소이다. 대지 면적 6만㎡ 안에는 매장과 맥주 공방, 식당이 있고, 공원, 테니스장, 온천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있다. 인구 약 3,700명의 마을에 있는 이 미치노에키는 연간 120만 명 이상이 이용하며 판매액이 약 10억 엔에 이른다.

미치노에키를 하루에 여러 곳을 둘러보는 버스 투어도 있다. 한큐 교통사에서는 with 코로나 상황에서 12월에 교토부, 효고현, 카고시마현, 쿠마모토현에서 각 현에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미치노에키를 도는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하루에 휴게소를 4~5개소 돌아다니는 투어로 현지의 특산품 쇼핑이나 현지의 관광지를 돌아 지역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여행 코스이다.

미치노에키를 중심으로 한 호텔 건설도

일본 건설사로 유명한 세키스이 하우스는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함께 지방 창생 사업 Trip Base(트립 베이스) 미치노에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호텔 '페어필드·바이·메리어트'를 2020년 10월 개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부현 14개소에서 호텔을 영업하고 있다.

2022년 봄부터는 8도부현 14개소에서 총 개실 수 1,184실을 순차적으로 개업을 할 것으로 밝혔다.

기후현 구죠시에 있는 페어필드·바이·메리어트

자료: 세키스이하우스

'Trip Base(트립 베이스) 미치노에키 프로젝트'는 미치노에키를 거점으로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곳을 방문하는 여행을 제안하여 지방 창생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 ‘휴식, 통과점’이던 미치노에키를 중심으로서 각지에 분산하고 있는 관광 자원을 네트워크화하는 것으로써 손님 모으기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호텔은 숙박 특화형이기 때문에 식사나 기념품 등은 휴게소를 비롯한 지역의 매장을 이용함으로써 지역 사람들과의 교류 또는 휴게소와의 왕래를 촉진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활약하는 미치노에키

지진대국인 일본은 앞으로도 수도 지진과 난카이 해곡 거대 지진 발생이 예상된다. 덧붙여 최근에는 국지적 호우나 태풍의 재해 발생 빈도도 높아지고 있어 각 지역에서는 방재 거점의 정비를 비롯한 방재 기능 강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미치노에키는 2004년 주에쓰(中越) 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대피 장소로 활용됐으며 단수 지역 사람들의 목욕시설 개방, 차량기지 및 지원부대 숙박장소, 복구지원 거점으로 지원물자 공급기지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재해 시에 '미치노에키'의 활용을 상정해 지자체, 미치노에키 관리자, 도로관리자가 방재종합이용에 관한 협정을 맺거나 방재설비의 증강, 평상시부터 방재 의식을 계발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방재계획에 규정된 미치노에키는 약 500곳에 달한다. 국토교통성은 2021년 6월에 지역방재계획 등에서 광역적인 방재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미치노에키 39곳을 '방재 미치노에키'로 선정했다.

미치노에키에서 복구 지원하는 자위대

자료: 국토교통성 홈페이지

시사점

2015년에는 공익 사단법인 일본 마케팅 협회가 뛰어난 마케팅 활동을 표창하는 '제7회 일본 마케팅 대상'에서 '미치노에키의 지방 진흥 마케팅'이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유로 지역의 활성화에 빠뜨릴 수 없는 사회 인프라가 된 미치노에키는 관광객의 손님 모으기나 고용 기회의 창조 등 지방 창생에서도 큰 기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구매자 수는 2억1,000만 명, 연간 매상은 약 2,100억 엔으로 여행자로부터 지역 주민, 농산물 생산자, 지방 자치단체, 도로 관리자 등의 win-win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미치노에키는 지방 창생 그리고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with 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들를 곳, 목적지로 인기가 있는 시설 중 하나다.

with 코로나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차박(차량 숙박)의 전용 시설 중에 'RV 파크'가 있다. RV 파크는 일본 RV 협회가 보다 안전·안심·쾌적한 차 여행을 캠핑카 소유주를 비롯한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추진하는 시스템이다. RV 파크는 미치노에키에 병설되는 경우도 많아 편하게 미치노에키에서 차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나는 워케이션('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

또한, 2018년 1월에는 전국 760개소 이상의 미치노에키에 EV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EV 자동차가 보급되는 가운데 EV 충전소 설치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EV 자동차를 보유한 30대 남성은 KOTRA 나고야 무역관의 인터뷰에서 “장거리 여행의 경우 충전을 하기 위해서 미치노에키에 들르는 것이 많다. 미치노에키에서는 충전을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고 있다. 현지의 특산물을 살 수 있는 직판소에서는 생각보다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 도시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지역 산업을 활성화하는 미치노에키와 같은 시설은 참고할 만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전국 미치노에키 연락회, 도야마현 관광·지역진흥국 관광과, 히미시, 국토교통성 호쿠리쿠 지방 정비국, 공익사단마케팅협회. 국토교통성, 세키스이하우스 각 홈페이지,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