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목표로 하는 녹색 재건 -

- 클린테크에 대한 지원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육성정책 -

지난 4월 19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 캐나다 재무부 장관은 2021/22 회계연도 예산안을 연방 의회에 상정하였다. 일자리, 성장 및 회복을 위한 복원 계획(A Recovery Plan for Jobs, Growth and Resilience)이라 이름 붙여진 해당 예산안의 내용은 코로나19 극복과 일자리 및 경제 회복 등을 중심으로 한다. 그 가운데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녹색 재건(Green Recovery)분야에 대한 연방정부의 관심은 주목할 만하다. 연방정부는 해당 안에 대해 176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예산을 책정하였으며 이는 총 예산 1010억 캐나다 달러의 약 17.4%에 해당한다. 캐나다의 2021/22년도 예산안 내용을 살펴보고 녹색 선진 국가로써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캐나다의 향후 전략과 방향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캐나다 온실가스 배출 현황

캐나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Global Greenhouse Gas Emissions)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대비 23% 상승한 475억5200만 톤을 기록하였다. 이 가운데 캐나다는 7억2500만톤 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국에 올랐다. 이는 7억500만 톤 수준이었던 2005년 대비 약 2.8% 상승한 수치이다. 한편 중국이 123억5500만 톤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6%를 차지하였으며 캐나다는 약 1.5%를 차지하였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왼), 배출 국가 순위 (오)

자료: 캐나다 환경부

녹색 재건 주요 내용

지난 4월 22일, 세계 40여 개국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기후정상회의(Leaders Summit on Climate)에서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는 캐나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0~45% 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2005년 대비 36%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서 상향 조정된 사항이며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다. 녹색 성장이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떠오르며 최근 발표된 예산안에는 친환경 기술 도입 및 활성화 방안과 관련한 예산이 다수 포함되었다.

녹색 재건 관련 주요 예산안

(단위: C$ 억)

자료: A Recovery Plan for Jobs, Growth and Resilience, KOTRA 토론토 무역관 자체 편집

(Net Zero Accelerator) 지난 2020년 12월, 캐나다 정부는 전략혁신기금*을 통해 향후 5년간 탈탄소 미래기술 개발과와 클린테크 육성에 약 30억 캐나다 달러를 투자하는 Net Zero Accelerator 기금을 조성하였다. 이번 예산안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향후 7년간 해당 기금에 50억 캐나다 달러를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내 클린테크 관련 기업들을 위해 총 8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자금이 정부 차원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에 의존하는 기존 산업들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도록 장려해 친환경 경제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주*: 전략적 혁신기술기금(SIF, Strategic Innovation Fund):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nnovation, Science and Economic Development Canada)에서 관할하는 기금으로, 미래산업의 장기적인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혁신연구 및 개발을 지원

(친환경 주택 개보수 지원) 캐나다 정부는 향후 5년간 44억 캐나다 달러를 투자해 친환경적으로 주택을 개조, 보수하는 소유자들에 대해 최대 4만 캐나다 달러까지 무이자 대출을 지원한다. 참고로 해당 대출은 공인된 EnerGuide 에너지 평가를 받은 보일러, 지붕, 단열재 등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 공사를 진행하는 주택 소유자에 한해 제공된다. 이를 통해 가정 내 환경 및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클린테크 분야 투자 및 법인세 인하) 또한 민간 부문의 클린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해당 분야에 10억 캐나다 달러 규모 투자와 더불어 연방 차원의 녹색 채권(Green Bond) 발행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충분한 자금이 클린테크 개발과 산업 육성을 위해 조달될 수 있도록 하기위함이다. 채권의 경우, 약 50억 캐나다 달러 규모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재무부는 환경부, 천연자원부, 혁신과학경제개발부, 교통부, 농업농산식품부, 공공안전부 등과 함께 협업해 해당 녹색 산업 활성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기업에 한해 최대 50%까지 법인세를 감면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세금 감면 정책은 2022년 1월부터 발효되어 2032년 1월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신시장 선점을 목표하는 캐나다

이러한 활발한 클린테크 육성 전략과 함께 관련 분야 성장도 기대된다. 친환경기술 혁신에 중점을 둔 시장조사기관 Cleantech Group에서 발표한 2021년 글로벌 클린테크 100대 기업(2021 Global Cleantech 100)에 Ecobee, Effenco 등 11개의 캐나다 기업이 포함되었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기업 수이다. 참고로 해당 순위는 1만여 개의 후보 기업 중 향후 5년에서 10년간 시장에서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친환경기업을 약 90여 명의 전문위원단이 선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2021 Global Cleantech 100에 선정된 11개 캐나다 기업

 자료: Cleantech Group 웹사이트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 및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하는 탄소 자원화 기술*의 경우, 캐나다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 소재의 Carbon Cure의 경우, 콘크리트 제조공정과정에서 탄소를 주입해 시멘트의 강도를 강화하는 기술로 대표적인 탄소 자원화 성공 사례로 여겨진다. Carbon Cure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빌 게이츠가 설립한 에너지 분야 펀드 브레이크쓰루 에너지 벤처스(BEV, 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아마존 기후 서약 기금(Amazon Climate Pledge Fund) 등의 투자를 받아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BDC Canada의 산업, 클린, 에너지 및 테크놀로지 벤쳐 펀드(Industrial, Clean and Energy Technology Venture Fund)가 주도한 시리즈 B단계에서 332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며 사업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 이산화탄소를 포집, 변환하여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

캐나다 정부는 이와 같은 탄소 자원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탄소 감축과 더불어 미래 산업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예산안에서는 투자자들이 CCUS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 혜택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안과 관련해 향후 90일 동안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혜택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시사점

캐나다의 2021년 재정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542억 캐나다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캐나다의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 대비 약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향후 5년간 적자를 감수하고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인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겠다는 목표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녹색 경제 구축이 엔지니어, 과학자, 농부, 건설 노동자, 무역업자, 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 군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캐나다는 선도적인 녹색 경제 구축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예산안 적자 규모

자료: CTVnews, RBC Economics

캐나다 투자청의 A씨는 KOTRA 토론토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1/22년도 예산안은 향후 캐나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언급하며 캐나다의 녹색 재건은 기후 및 환경 문제로부터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 동참하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또한 캐나다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는 만큼 친환경 기술 및 클린테크 관련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사업개발은행(BDC, Business Development Bank of Canada)의 클린테크 분야 실무 책임자 졸탄 톰파(Zoltan Tompa)는 클린테크 산업의 복잡성과 시장 진입을 위해 요구되는 높은 자본력으로 인해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분야라고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가 클린테크 강국으로 부상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클린테크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향후 국가 차원의 클린테크 육성 정책이 예산 지원을 통해 활성화되는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2021년 6월, 테크놀로지 매거진 MIT Technology Review에서 발표한 녹색지수(The green future index)에 따르면, 캐나다는 76개국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상위 15개국 중 11개국이 유럽 국가로, 캐나다가 북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국가차원의 탄소중립 정책과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침을 보유한 점이 순위 선정에 고려됐다. 참고로 캐나다 정부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기후변화 문제 개선을 위해 약 600억 캐나다 달러 가량을 투자하였으며 2020년에는 강화된 기후변화 계획에 150억 캐나다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였다. 지난 2021년 2월, 대중교통 시설 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150억 캐나다 달러를 투자한 점도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2021 녹색 지수 순위

자료: MIT Technology Review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며 친환경 에너지, 클린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당시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중심의 클린테크와 비교해 2021년의 클린테크는 에너지를 넘어 기후, 모빌리티, 식품 등 보다 포괄적인 영역으로 확대된 점이 고무적이다.

화석연료가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되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전기차가 모빌리티 시장 전체의 생태계를 변화시킨 바와 같이 향후 친환경 기술은 다양한 산업군에 필수불가결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범국가적으로 녹색 성장에 접근하는 캐나다가 향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동력을 창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자료: 캐나다 환경부, A Recovery Plan for Jobs, Growth and Resilience, Cleantech Group 웹사이트, CTVnews, RBC Economics, MIT Technology Review, KOTRA 토론토 무역관 자료 종합